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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방주와 Salim Ark

by 전하진

1. 타락한 문명의 끝에서

성경에서는 인류가 스스로 만든 번영의 함정에 빠져 있던 시대를 묘사한다.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기 시작할 때, 그들의 생각과 계획이 항상 악할 뿐이었다.”
이 짧은 구절 속에는 탐욕과 폭력, 그리고 생명의 질서가 완전히 무너진 문명의 풍경이 들어 있다.

그 시대의 문제는 단순히 죄의 문제가 아니었다.
생명보다 물질을, 관계보다 지배를, 균형보다 확장을 택한 문명 전체의 붕괴였다.
하느님이 “내가 지은 사람을 지면에서 쓸어버리리라”고 선언하신 것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지속 불가능한 문명에 대한 자연적 심판이었다.


2. 방주는 새로운 질서의 설계도

하느님은 노아에게 “너를 위하여 방주를 만들라”고 명령하신다.
그 설계는 길이 300규빗, 너비 50규빗, 높이 30규빗—균형과 비례의 구조다.
안에는 칸막이가 있고, 역청으로 안팎을 칠해 외부의 혼란을 막는다.

이것은 단순히 배가 아니라 자급·보존·공존을 위한 시스템이다.
먹을 것을 스스로 준비하고, 모든 생물을 암수 한 쌍씩 태워 다양성을 보존한다.
노아의 방주는 생명 순환의 최소 단위, 새로운 인류의 시작이었다.


3. 신의 명령과 인간의 자각

노아는 초월적 명령에 의해 방주를 만들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명령이 아닌 자각으로 새로운 방주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현대 문명의 Salim Ark살림방주다.

배, 건물, 비행기, 마을, 기업, 지자체—
이 모든 것이 탄소감축과 자급률을 높이며,
생태·사회·경제가 자립하는 구조로 전환될 때,
그 자체가 방주가 되고, 그곳에 살림이 깃든다.

살림펀드는 이 방주들의 신뢰체계다.
성과를 투명하게 인증하고, 살림명품으로 가치화하며,
ESG 기업과 슈퍼리치들이 이를 트로피자산으로 구매할 수 있게 만든다.
이것은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후원하는 명예경제,
즉, 살림자본주의의 핵심 순환 고리다.


4. 대홍수는 이미 시작되었다

오늘날의 대홍수는 물이 아니라,
온실가스, 폐기물, 자본이다.
기후위기, 기술위협, 양극화가 서로 얽혀
문명의 기반을 침수시키고 있다.

노아의 시대에 사람들은 비웃었고,
홍수가 닥칠 때 이미 늦었다.
이제는 기술과 윤리, 공동체와 의식의 방주를 지어야 한다.
살림방주는 그 첫 번째 구조물이다.


5. 무지개 언약과 대한민국

홍수 후, 하느님은 무지개를 띄워
“다시는 생명을 멸하지 않으리라”는 언약을 주셨다.
오늘 우리의 무지개는 살림명품이다.
그것은 자급률과 감축량으로 측정되는 실질적 언약의 증표이며,
대한민국은 그 무지개를 세상에 띄우는 자리다.

여기서 트로피자산은 더 이상 사치의 상징이 아니다.
그것은 살림에 기여한 명예의 상징,
‘나는 세상을 살린 사람 중 한 명이다’라는 선언이다.


6. 새 문명의 항로

노아의 방주는 아라랏산에 멈췄고,
그곳에서 인류는 새 역사를 시작했다.
오늘의 방주는 대한민국에 정박할 것이다.
우리 고유이 살림문화와 살림유닛이 연결된 이 구조 안에서
인류는 머니로직에서 살림로직으로 항로를 바꾸게 된다.

노아가 명령에 따라 방주를 지었다면,
우리는 자각으로 방주를 지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주의 이름은

살림문화와 살림유닛이 결합된 — 살림방주(Salim Ar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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