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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하진 Mar 30. 2020

After Crisis #7 홈코노미, 빌코노미

4차원 세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집과 공동체의 활성화가 선행되어야 

  당연한 결과겠지만 최근에 홈코노미(HomEconomy)라는 신조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경제 주체로서 집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흔히 ‘집돌이’라 하면 실업자나 사회생활 부적응자와 같은 좋지 않은 인식이 많았다. 왜 삼시세끼 밥을 해 달라는 ‘삼식이’는 부인들에게 가장 구박받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던가. 그런데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작한 집돌이 생활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갑작스럽게 쫒기 듯이 아껴 쓰던  시간이 왕창 주어져 당황해 하던 사람들이 그 시간을 재발견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안 청소를 하거나, 안하던 산책을 하면서 동네를 새롭게 발견하기도 하고, 차분하게 명상을 하면서 나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가족들과의 대화시간이 늘어나기도 하고, 잊고 있었던 책을 다시 쳐다보기도 한다. 좀처럼 경험하지 못하던 자신의 일상을 재발견하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변화에 스스로 놀라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오래도록 진행되어 온 것이고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지금까지는 이런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지면 어떻게 하든 빨리 벗어나려고 노력했을 뿐 이것을 온전히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 줄 몰랐다. 사실 배운 적도 없었고 오히려 그런 생각 자체가 사치라고 여겼다. 많은 사람들이  양적 성장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면서 벌어진 상황이었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이제 어느 정도 양적 성장을 이루게 되었고, 앞으로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가 하던 일은 인공지능에게 떠넘기고 우리는 질적 성장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질적 성장을 주도하는 지성인이 넘쳐나게 만들어야 진정한 지성사회가 될 것이다. 지성인은 자연과 인간사회를 이롭게 만드는 일로서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이미 이런 삶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배운 바가 있다. 단지 그렇다고 알았을 뿐 우리 일상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만 하기 때문에 서둘러 지성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집은 매우 중요한 베이스캠프로 자리 잡게 될 것이고 홈코노미는 경제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통제하는 삶을 살아가려면 집이 베이스캠프가 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집과 일터 그리고 삶의 모든 터전이 가까울수록 좀 더 나은 환경이 된다. 그렇다고 그들의 활동범위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며 자의에 의한 활동범위가 전 세계로 확장된다고 하여 전혀 문제될 것은 없다.   

   

   이런 현상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홈코노미 관련 기업의 매출이 급상승하는가 하면 미래 투자대상 1순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런 추세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단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류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그 길을 재촉하게 해 준 것뿐이다. 개개인들의 생각이 양적인 것에서 질적으로 전환되는 만큼 홈코노미의 급성장은 예견된 일이며 세계적으로 경제구조의 대변화를 촉진할 것이다. 집이 질적 성장을 위한 베이스캠프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효과적인 시간 활용을 위해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이동시간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동시간을 빼면 그다지 줄일 만한 시간이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인류는 이와 같은 이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무수히 노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더 빠른 교통수단이 끊임없이 탄생해 왔지만 안타깝게도 3차원 세계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앞으로 4차원 세계가 활성화되면 4차원과 연계된 이동수단들이 등장하여 우리에게 질적 성장과 무관한 이동시간을 되돌려 주게 될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라이프의 핵심, Hub와 PBV


  예를 들어 보자. 모두가 집을 중심으로 소통하고, 일을 하고, 공부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고 혼자 살 수는 없다. 꼭 필요한 경우 누군가를 만나야 하고 어딘 가를 가야 한다. 그 때 PBV(Purpose Built Vehicle)라는 모바일 홈이나 모바일 오피스 같은 것을 활용한다면 이동 중에 일을 하거나, 잠을 자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버려지던 이동시간을 되찾을 수 있다. 하루에 1시간만 이동시간을 줄인다면 1년에 365시간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이는 하루 8시간씩 1.5개월을 질적 성장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다. 만약 5천만 국민이 이처럼 이동시간을 줄여 이를 질적으로 활용한다면 우리나라의 질적 가치가 어느 정도로 확대될지 가늠조차 어렵다. 그에 따른 3차원의 비용 절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수많은 주차공간이 단지 주차공간이 아닌 집과 오피스로 변신할 수 있으며 교통지옥 같은 이야기는 역사책에나 나오는 이야기가 될 것이고 기후위기에도 상당히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새로운 개발되는 나라들이 이런 방식으로 새롭게 발전한다면 그것 또한 인류의 질적 성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4차원 세계가 활성화되면 우리가 아직 접촉하지 않았던 나머지 인류의 지혜를 활용하게 된다. 아프리카에 가서 그곳 주민들을 만나면서 깊이 느꼈던 바이지만, 3차원적 관점에서는 물질적으로 매우 부족한 가난한 사람들로 보이겠지만 4차원적 관점에서는 아주 맑은 영혼을 가진 어쩌면 인류가 필요로 하는 지혜를 품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맑은 영혼을 가진 그들에게 3차원적인 발전을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4차원적으로 발전을 한다는 것은 그들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모두가 생존하고 번영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번 상상해 보라. 70억 인구 모두가 수세식화장실을 사용하게 된다면 과연 그 물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또는 70억 인류가 지금처럼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면 과연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더 높은 지혜를 발휘한다면 자연으로부터 얻은 에너지로 충분하게 홈코노미의 베이스캠프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며, 그런 환경에서 70억 인류가 4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인류와 자연을 위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면 인류문명은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세계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것이 바로 지성사회요. 지성인의 세상인 것이다.      


  세계 최대 부자 중에 한 사람인 빌 게이츠와 같은 선각자가 왜 바이러스나 화장실 그리고 원자력 발전 폐기물을 활용한 원자력 발전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지를 생각해 보면 인류가 무엇을 앞으로 해야 할지 확연해 질 것이다. 따라서 4차원 세계로 확장되어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면서도 꼭 필요한 질적이 이동을 장려하여 인류문명이 더욱 지혜롭게 해야 하는 과업이 이 시대의 숙제인 것이다. 우리의 지적 수준이 떨어지던 과거에는 여의도 광장에 수백 만 명을 모아 선거유세를 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 그렇게 유세를 한다면 뭐라고 할까. 문명이 진화하면 시간도 질적으로 활용한다. 이제 양적인 것을 질적인 것으로 승화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필자는 홈코노미는 머지 않아 빌코노미로 완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빌리지와 이코노미의 합성어로 빌코노미(VilConomy)라고 정의 해 보았다. 사람들은 혼자서 살 수 없으며 특히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을 결코 삭제할 수도 없다. 온라인 활동의 70%라면 오프라인 활동이 30%는 되어야 한다. 이 30%의 시간을 보다 질적으로 활용하여 오프라인의 만남과 교류를 값어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진다. 함께 4차원 세계를 위한 기본적인 생존과 안전의 욕구를 충족해 주는 것도 공동체(Zero Basic)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며, 또한 4차원 세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최고의 친구들과 공동체를 만드는 것(Culture Basic)은 그야말로 최고의 환경이 될 것이다. 따라서 홈코노미는 거기에 머물지 않고 빌코노미로 발전해야 하며, 수억 개의 빌코노미가 마치 인터넷과 같은 형태로 세계 경제를 구성한다면 지금과 같은 대공황 상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이지만 협업과 교류가 활성화된 Siti라는 공동체의 연합체로 구성된 지성사회가 곧 우리 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성사회 #Siti #홈코노미 #빌코노미 #PBV #모빌홈 #모빌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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