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은 안녕한가요? 2010년대 이후 한국에서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나다움, 취향, 감각, 브랜드, 친환경, 아웃도어, 골목길, 커뮤니티, 로컬—다양한 언어로 원하는 삶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물질주의의 반격이 시작되었고,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외부 변화가 문제일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근본 원인은 우리 내부에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명확히 모르고, 안다고 해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라이프스타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이 정치적 행동이라는 걸 아십니까?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한다는 것은 일종의 '저항'입니다. 사회가 인정하는 모범 생활방식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라이프스타일의 역사를 공부하며 산책자(플라뇌르)가 정치적 개념임을 알고 놀랐습니다. 발터 벤야민은 19세기 보들레르의 플라뇌르를 분석하며, 이들이 부르주아의 생산성 논리를 거부하고 '쓸모없는' 걷기로 자본주의 시간 질서에 저항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전통은 동아시아로 이어졌습니다. 일본의 나가이 가후는 근대화되는 도쿄 뒷골목을 배회하며 메이지 근대화에 저항했고, 한국의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식민지 경성을 목적 없이 걷는 지식인을 그렸습니다.
로컬 지향도 저항으로 시작했습니다. 현대 로컬 운동의 기원은 2000년대 초반 오스틴과 포틀랜드의 "Keep Austin Weird", "Keep Portland Weird" 운동입니다. 대형 체인점의 확산에 맞서 로컬 창업과 독립 상점을 지지하는 이 운동은 대기업 중심 경제에 대한 저항이었습니다. 체인점 대신 동네 서점과 로스터리 커피숍을 선택하는 행위는 주류 산업 모델에 맞서는 실천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저항성은 약해졌습니다. 골목길 산책은 인스타그램 성지순례가 되었고, 로컬은 소비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보행 중심 도시 운동이나 로컬 창업에 저항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많은 이들이 산책과 로컬 라이프스타일을 단순한 소비로 여깁니다.
다른 라이프스타일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류 사회는 당신의 저항을 두 가지 방식으로 무력화합니다. 하나는 무시입니다.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당신을 소비 트렌드로 평가하고, 주류를 위협하지 못하는 일탈로 치부합니다. 다른 하나는 포획입니다.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주류 문화로 상업화해 버립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라이프스타일 인문학이 필요합니다. 라이프스타일이 의미를 가지려면 저항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주류 사회의 라이프스타일과 공존할 수 있다는 타협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지키고 거기서 자아실현을 찾는 비타협이 필요합니다. 1960년대 미국 반문화의 언어로는 당신은 사회에 Demand In이 아닌 Demand Out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는 대안적 삶을 선택하고 그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가난과 소외가 두려운가요? 과거와 달리 이제는 라이프스타일을 혼자 가난하게 살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현대 기술이 저항을 경제적, 사회적 기회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창업자들이 이를 증명합니다.
시작은 저항 정체성의 회복입니다. 라이프스타일 실천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타협하지 않겠다는 저항적 의지를 표명할 때, 그것이 곧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비즈니스가 되고 커뮤니티의 진정성이 됩니다. 이것이 크리에이터 경제와 로컬 경제의 약속입니다.
*Demand In과 Demand Out은 1960년대 미국 반문화 운동에서 사용된 개념입니다. Demand In은 기존 체제 안으로 들어가 인정받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Demand Out은 체제 밖으로 나가 대안적 삶의 방식을 만들겠다는 선언입니다. 히피 운동, 공동체 운동, 대안 학교 등이 Demand Out의 사례였습니다. 라이프스타일 추구자들이 주류 사회에 편입되려 하지 않고 자신만의 경제와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은 현대판 Demand Out입니다.
#인문학라이프스타일을제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