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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inker m Sep 19. 2024

[소생건축_한옥] 목포 구도심에 위치한 한옥스테이

전남 목포시 마인계터로11번길 4 죽동 _ 스테이 구도 (전통숙소 인증)

유달산 아래,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목포의 구도심. 그 골목길을 걷다 보면, 차가운 바람과 마주치는 어르신들의 한마디 인사가 쓸쓸한 골목길을 달래주곤 했다. 노후화된 주거단지들은 오래된 시대의 이야기를 속삭이며, 과거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었다. 


의뢰받은 한옥은 이전 주인인 노부부의 웃음소리와 정원을 가꾸던 손길이 여전히 남아 있는 듯했다. 이제는 젊은 가족의 손길을 기다리며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있었다. 이 리노베이션은 단순히 공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과 정성이 담긴 삶의 터전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일이었다. 뒷마당의 익어가는 과실수들과 작은 앞마당은 새로운 이야기를 기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뒤틀린 기둥과 콘크리트로 덮인 외부 기둥은 그 한옥이 겪어온 시간의 무게를 말해주었고, 천장을 열어 본 서까래는 비록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튼튼한 집의 뼈대를 드러내고 있었다.




한옥은 뒷마당 지면보다 낮은 위치에 지어졌고, 측면에 있는 석축의 그늘로 인해 습기가 돌고 있었다. 콘크리트 기와는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으며, 리노베이션은 이 모든 흔적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움을 창조해야 하는 미묘한 균형 작업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과거와 현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새로운 가족은 이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펼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 공간에서의 이야기는 이 한옥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이 골목에 생기를 더하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구도심에서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창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 동네가 가진 과거의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를 담아내며,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휴식처로 기획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연결'에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이 공간은 나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하게 했다. 이 공간을 기획하는 데 있어 디자인 언어는 '대비와 조화를 위한 연결'로 정의했다.




앞마당의 낮은 돌담 화단과 뒷마당의 오래된 고목들은 이 한옥의 시간성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창조적인 공간 구성은 공간의 분리를 최소화하고 결합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 오래된 한옥은 과거의 분위기를 느끼며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려 했다.

목포의 이 오래된 한옥을 리노베이션하는 작업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일이었다. 철거는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였다. 기와와 내부 벽체를 조심스럽게 제거하고, 오랜 세월 축적된 구조적 위험 요소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배수 설비를 새로 설치하는 신중하고 섬세한 작업이 진행되었다. 구조적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뒤틀리고 부식된 기둥 세 개를 새로운 소나무 기둥으로 교체했다. 재제소에서 직접 가공된 나무 부재들은 몇몇 부분이 금속으로 대체되었지만, 나무로 감싸 마감하여 전체적인 조화를 유지했다.





대지가 습기가 많고 물이 모이기 쉬운 위치였기 때문에 바닥 공사에 특히 신경을 썼다. 다층 타설, 단열재, 방수 필름 등을 사용해 습기를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한옥이 앞마당과 뒷마당을 잇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최대화하기 위해 거실은 두 가지 재료로 구분되는 독특한 마감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끼 낀 외부 돌담을 차경하여 욕실과 침실에 큰 창을 설치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했다.


에어컨과 스크린 등의 편의 가전은 히든 매입 방식으로 설치하여 공간의 미학을 해치지 않도록 신경 썼다. 가구는 기성품 대신 모두 목재로 제작해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외부 공간은 신중하게 계획되었다. 뒷마당에는 비파나무 한 그루를 중심으로 넓은 잔디밭을 조성했고, 앞마당은 소나무와 머루나무를 중심으로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도록 배치했다. 뜰방은 적벽돌을 사용해 시선적으로 확장했으며, 특히 뒷편의 뜰방은 넓게 구성해 마당의 활용성을 강조했다. 알루미늄 창호와 목재 창호는 단열성과 감성을 해치지 않도록 적절하게 배치되었다.


이 목포의 오래된 한옥을 새롭게 되살리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인 언어로 풀어나갔다. 컬러 팔레트는 화이트, 오트밀, 베이지, 브라운으로 섬세하게 구성해 공간에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면서도, 과거의 색감과 현대적 감성을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주요 재료로 사용된 나무, 타일, 페인트는 각각 고유의 질감과 따뜻함을 통해 전통미를 살리고 현대적인 미감을 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디자인 언어는 '절제, 독립, 대비와 조화'로 요약할 수 있다. 이 한옥은 대지를 연결하는 통로로서 내부와 외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활용하고, 사용자가 조명 밝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 공간의 분위기를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했다. 주변 교각에서 들어오는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캐노피와 좌측 돌담은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면서도 사적 공간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 리노베이션은 시간의 흐름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장소로, 목포의 이 오래된 한옥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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