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좋은 글감을 쌓으세요
여러분은 혹시 ‘내가 책을 낸다면 어떤 책을 낼까?’라는 상상(또는 구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저는 오래전부터 그런 상상을 자주 했어요. 하지만 어떤 내용의 책을 만들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수년 전 책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등록한 클래스에서 첫날부터 크게 당황했었죠. 하루아침에 결코 준비할 수 없는 것이 원고인데, 단 2~3주 만에 책에 들어갈 원고를 정리해 오라는 것이 숙제더라고요. 그저 막연하게 일단 등록하자 생각만 했지, 손에 잡히는 글감이 없었던 것입니다.
고민 끝에 일단 ‘내가 쓴 글을 그것이 무엇이든 모두 모아보자’ 결정했어요. 노트에 적은 낙서부터 각종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의 글까지 모두 모았죠. 그렇게 모은 글들을 훑어보니 하나의 관통하는 일관성이 보이더군요. 일상의 소소한 생각이나 경험을 담은 글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글들만 모아 (출판 과정으로 보면 역순이지만) 하나의 콘셉트 안에 묶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기획된 저의 첫 독립출판 도서는 ‘일일드라마’라는 제목의 작은 책이었어요. 일상의 일들이 마치 평범한 하루하루를 담은, 그러나 다시 돌아오지 못할 특별한 이야기 같았거든요. 이런 소소함도 나만의 드라마라는 생각에 지은 제목이었어요.
출처 : gaga77page
수년이 흐른 후 저는 늘 '어떤 내용'의 책을 만들까 하며 구체적인 고민을 하곤 해요. (매년 한 권의 책을 어떤 형태로든 1인 출판하는 것이 목표거든요.) 오래전처럼 막연했던 상상만 하지 않고, 주제와 구성, 글감을 먼저 생각해요. 한, 두 개의 글만 써보면 모두 엮었을 때 ‘이거 책 되겠다’, 또는 ‘이건 생각했던 것과 다른데.. 책으로 완성해도 별로 같은데..’하는 느낌이 들죠.
지금 이야기 한 저의 1인 출판 패턴이 이해가지 않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무턱대고 일단 쓰라니.. 하고요. 하지만 저와 같이 1인 출판의 체계적인 경험이 없는 분들이라면, 이렇다 할 기획과 명확한 구성이 없는 지금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것이 우선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과정이 어떻든,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갖고 있는 좋은 글감이 있다면 책의 형태로 만드는 것은 그다음 문제니까요! (아, 물론 제가 출판할 책에서는 기획부터 순서대로 진행하는 방법을 알려드릴 예정이에요.)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나도 책을 실제 만들고 싶다 생각 드는 분들은 일단 글감을 모으거나 작성하기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