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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디 Sep 04. 2024

미오기전 3

인생극장 5부작 -위대한 면서기

미오기 언니. 오늘은 책방 예약이 일찍부터 있어서 편지를 길게 못 쓸 것 같아 양쪽 할머니들 이야기 <인생극장 5부작-위대한 면서기>에 나온 문장 중 놓치고 싶지 않은 글만 옮기려고 합니다.

저는 40 이전까지는 언니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았답니다. 지금 바로 생각나는 이름으로 숙이언니, 덕순언니, 은숙언니 등등등... 그렇지만 이후로는 누굴 만나도 새로운 사람은 언니라고 부르기가 어려워졌답니다. 제가 나이 먹었다고 생각했던 때는 언니라는 호칭이 어색할 때 시작 되었지요. 이번에는  책을 읽은 후 자연스럽게 미오기언니라는 호칭이 입술에서 흘러나왔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울 언니가 많이 생각나서 그랬을 거예요. 아무튼 마흔 이후 언니라는 호칭은 미옥이 언니가 처음이에요.  편지를 쓸 때 언니라고 부르는 행복을 갖고 싶어요. 앞으로 감. 각의 책으로도 제 시야의 독후감을 쓸 예정이거든요.

서두가 길었네요. 오늘은 <위대한 면서기> 밑줄만 옮길게요.


어제 두 번의 미팅이 있었는데요. 한 번은 그룹 컨설팅이었고 저녁은 책방과 관련된 개인 미팅이었는데 고부간뿐만 아니라 업무 관계에서도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일이 어려운 것 같아요. 같은 단어를 쓰는데도 각자 자신의 시선으로 인식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상대방의 이해에 맞춰 설명하려고 애썼답니다. 말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항상 가슴에 이런 생각을 지니려고 합니다.

"고부간의 갈등은 바로 인식의 차이에 있었다. '남자가 아닌 아들'과 '아들이 아닌 남자'와의 괴리였다"


또 <고군분투 인생기>에 네모를 친 문장입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늦더라도 손뼉 치는 미오기 언니.

"나는 이후 할머니의 주장을 의심하기 시작했지만 무능한 지아비에게 어떤 기대도 없이 자식 여섯을 먹이고 입힌 조조 간 씨의 고군분투 인생기를 추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오기 언니 오늘은  할머니들이 미오기언니에게 건네준 삶의 명언을 적어두며 이만 줄이려고 합니다.

"너는 꾸준한 데가 있구나. 갑자기 다가와서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을 믿지 말거라. 그런 사람이 등에 칼을 꽂는 사람이다.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사람이란다."

"너는 애비를 닮아 의리가 있고 외할미를 닮아 영악하구나. 똑똑하면 사는 게 고달프다"

"내가 두 할머니에게 배운 것은 인간에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었다. 기대하지 않으니 실망도 절망도 없었다. 단지 힘이 들고 힘이 들지 않고의 차이였다. 두 할머니는 속으로 서로를 인정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두 여자 다 그 힘든 세상을 당차게 살아낸 사람들이었다."

"그녀들의 공통점은 남자들의 세상에서 남성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 벽에 기는 거미가 보입니다.  한 생명을 조심히 방 밖으로 나가게 해 줄지 그냥 함께 살도록 둬야 하는지 잠시 갸웃거리며 인사를 드립니다. 고서점기행, 높고 먼 길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어떤 글을 올려도 재밌는 미오기 언니 글을 또 기다립니다. 저는 아직 <미오기전> 남았으니 내일 또 편지를 쓰겠습니다. 


2024년 9월 4일 배추 모종 심고 무 씨 뿌린 이틀 후에 수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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