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 작가의 페이스 book
오늘은 2021년 10월의 글을 읽었다.
김미옥 작가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기 시작한 건 2019년부터 시작되었다.
그 시기를 지나고 처음엔 읽은 티를 내지 않고 탐독했다.
매일 아침미사를 가던 마음으로 의식을 전례화 시켰다.
글을 읽다 음악을 듣고 잠시 하늘을 쳐다보며 나는 생각을 한다.
읽을 책 리스트가 종이에 적히고 (어쩌면 사둘 책이 될 수도) 나는 내 방의 서재를 그린다.
책방이 나의 서재이자 친구들과의 우정을 나누는 거실이라고 생각했기에 집은 텅 비어 있다.
다른 곳에 살더라도 이처럼 조용하고 책 읽고 쓰기 좋은 이곳을 나의 별장처럼 내버려 두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뀐다.
어제부터 별도의 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매일 한 달 씩 글을 읽는 시간이 몇 주 되었지만 노트 준비는 처음이다.
어제 '책'에 관한 이 글을 만났기 때문이다.
"외롭고 슬플 때 상상 속의 세계로 달아난 기억이 있는 사람은 그 피난처를 잊지 못한다."
나중 김미옥 작가의 글을 통합해서 논문 한 편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2021년 10월의 글은 다행히도 파랬다.
이 순간의 생을 즐기는 나 자신을 마주했다.
현재 지금 나는 몰입하며 읽고 있는 글과 음악 그리고 사유 속에서 많이 행복했다.
필터를 통해 매월 검색을 하면 월말부터 글이 올라간다.
책을 만나고 또 다른 저자와 연결되고 그렇게 아는 책보다는 모르는 책을 만나는 여행길에서 느닷없이 꺼억 거 억 슬픔이 치고 오르는 글을 만났다.
젊은 시절 착한 남자를 만났지만 부모의 가정환경 뒷조사에 맹세를 포기했던 남자의 마음까지 읽고 깨끗하게 단념했다는 그 마음이 내 심장을 조였다.
" 그날도 비가 옸는데 착한 남자가 성당 앞에서 울었다. 자신의 맹세가 그토록 쉽게 무너진 것에 실망했던 것 같다. 만약 그가 우리 집에 인사를 왔다면 술 취한 형제들에게 멱살을 잡혔을지도 몰랐다. 헤어진 뒤에도 자주 전화를 해서 근황을 알려왔다. 가끔 소리 없이 자취방 앞에 과일을 놓고 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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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웃는 여자는 귀여웠고 그녀를 보는 그의 눈빛이 익숙했다.
젊음이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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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중간에 서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내 청춘에 대한 애도였다."
이 글을 읽기 전까지는 부드러운 바람 같은 글과 음악을 들었기에 더 방심했다가 꺼억거렸다.
4시 30분에 일어나 누운 채로 생각을 하다가 5시 30분부터 9시 19분까지 21년 10월의 글을 읽으며 나는 가을 여행을 떠났다.
이제 허기지다.
아무도 안 오는 책방에서 무언가를 하며 열심했던 시간보다 이 시간이 훨씬 행복하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뾰족한 생각을 다듬는 나날이다.
나의 2024년의 가을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