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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티너리 Aug 09. 2022

중남미에서 가장 먼저 전기가 들어온 나라는 어디일까?


오늘의 이야기는 중남미에서 '전기가 가장 먼저 들어온 나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칠레나 멕시코, 아르헨티나가 경제가 가장 많이 발달해 있어 이 나라 중 하나로 쉽게 추측하기 쉬운데요. 그런데, 중남미에서 처음 전기불이 밝혀진 나라는 의외로 중미의 작은 나라 '코스타리카'였다고 합니다. 오늘은 1884년 8월 9일 코스타리카에 처음으로 전구에 빛이 들어오게 된 역사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코스타리카에 처음 전기가 들어온 건 마누엘 빅토르 뎅고 (Manuel Victor Dengo)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코스타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산토 토마스에서 화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당시 가장 발전된 도시 중 하나였던 미국 뉴욕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뎅고는 우연히 토마스 에디슨이 Pearl 거리에 설치해 놓은 전구를 보게 됐고, 이를 인상 깊게 본 그는 코스타리카에도 똑같이 전깃불을 설치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마누엘 빅토르 뎅고 (사진 자료: mi costa rica de antaño)


조국으로 돌아온 그는 한동안 정말 미친 사람처럼 이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코스타리카에서 전기 관련 일에 몰두한 한 엔지니어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정부는 "그가 가진 순수한 열정과 방대한 지식”을 칭찬했고, 1882년 7월에는 급기야 15년 동안 전국의 모든 전기 조명을 개발할 수 있는 독점권을 부여 했습니다. 마침 코스타리카가 현대화 정책을 펼치던 시기였기에 뎅고는 국가의 개발 지원을 받게 된겁니다. 한참을 노력한 뒤 그는 에디슨이 등유를 통해 전구에 불을 밝히는 원리를 알아냈고, 어두컴컴한 산호세 거리를 환하게 밝힐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1884년 당시, 수도 산호세는 크게 발전된 도시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겨우 5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그곳에 살고 있었고, 다른 도시에 흔하게 있었던 극장이나 국립 도서관도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도시 바로 바깥 지역에는 커피 농장이 많았기 때문에 도시보다는 시골 느낌이 훨씬 많이 나던 시기였습니다. 전기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뎅고의 노력으로 산호세에도 불을 밝히게 됐고, 이는 (역사적인 논란은 있지만) 전 세계에서 뉴욕, 파리에 이어 세 번째로 전기를 밝힌 도시로 기록됩니다.  


한편 뎅고는 단순히 불을 밝히는 실험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과테말라 출신 사업가였던 루이스 바트레스와 함께 일하며 부족한 자본을 채웠고, 직접 코스타리카 전기회사 (Compañía Eléctrica de Costa Rica)를 세우게 됩니다. 또 산호세 근처 아란후에즈 (Aranjuez) 지역에 코스타리카 최초의 수력 발전소를 건설했는데, 이를 통해 산호세 도심에 램프를 켜기 위한 전기를 공급했습니다. 3년 뒤인 1887년 뎅고와 바트레스는 산호세 내 정부 기관 건물에 백열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정도로 기술을 발달시켰고, 코스타리카는 한 동안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공급 기술이 발전한 나라로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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