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켓 Mar 02. 2017

HP(휴렛팩커드)의 Spectre x360 광고

구구절절 긴 말보다 짧고 굵은 한마디로 전하는 힘

나는 되도록이면 영화가 시작하기 전, 광고 시간부터 앉아있는 것을 선호한다. 오늘도 문라이트를 보기 위해 상영관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 HP 노트북 광고를 보게 되었다. 난데없이 노트북 광고라니? 이상하다면 이상할 수도 있는 포스팅이다. 그러나 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글이 아닌 하나의 단편 영화라고 느껴지게 하는 이 영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덧붙이자면, 영상 출처인 HP studios의 유튜브에서 자막을 켜고 보면 배리어프리 영화처럼 볼 수 있다. ENG Sub이긴 하지만.




영상 출처 : 유튜브 HP Studios

광고에는 한 형제가 등장한다. 음악을 하는 형과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
작업 중인 형의 모습을 지켜보다 끝내 돌아서 버리는 동생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함께하고 싶었던 형은 그의 공연에 동생을 초대한다. 하지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동생에게는 그저 사람이 많은 답답한 공간일 뿐이며 그런 자신의 모습이 더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형은 동생을 위해 직접 조명과 전기등을 이용하여 선물을 준비한다. 기타에 대한 마음이 커져가던 동생은 어느 날 집이 들썩거리는 큰 진동을 느낀다. 진동을 따라가니 그곳엔 형이 준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반짝이는 조명들과 수십 개의 스피커가 주는 울림은 마치 동생에게 이게 음악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나는 광고를 보고 현재 네이버에서 연재되고 있는 라일라 작가님의 '나는 귀머거리다'라는 작품이 생각났다.
이 만화는 매 회마다 가르침을 준다. 비장애인들이 당연하다거나 혹은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소한 부분들에서조차 장애인들에게는 불편한 문제였구나라는 의식이 생긴다.
최근에 작가님께서는 '음악'을 주제로 만화를 올리셨다. 프레디 머큐리를 처음 '보고' 음악에 대해 배워나가고 그 세계가 넓어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스피커를 끌어안아 진동으로써 음악을 느끼게 되었고 이후에는 록 페스티벌에도 다니면서 음악에 둘러싸인 기분을 느껴보셨다고 했다.


이 광고에 나온 동생도 아마 그런 기분이지 않았을까?
음악을 온몸으로 느낀다는 것, 어쩌면 원치 않아도 가장 먼저 귀로 듣게 되는 비장애인들보다, 소리를 듣지는 못하지만 그렇기에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장애인분들에게 조금 더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한번 생각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문라이트 (Moonlight, 201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