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아래에 앉아 타고르의 기탄잘리를 읽었다.
"내 노래는
그녀의 장식을 떼어내 버렸습니다.
그녀는 옷과 치장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장신구는 우리의 결합에 상처를 내고
당신과 나 사이에 끼어들 것이며
그것들의 쩔렁거리는 소리는
당신의 속삭임을 파묻을 것입니다.
내 시인의 허영은
당신의 모습 앞에서 부끄러이 사라집니다.
오, 위대한 시인이여,
나는 당신 발치에 쓰러졌습니다.
오직 당신이 음악으로 가득 채우는갈대피리처럼
내 삶을
단순하고 곧바르게 하옵소서.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기탄잘리 Ⅶ
완연한 초가을같은,
그래서 단풍이 더 곱게 느껴지는 나무 밑에서
타고르의 기탄잘리에서의 청원처럼
앞으로의 삶이
단순하고 곧바르게 이어지는 걸 상상했다.
화장을 지우고,
외모를 꾸미던 것들을 하나 둘 지워버린 후에도
아름다우려면, 기본에 충실하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