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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넛 Nov 18. 2024

가시나무새

내 안에 내가 너무도 많아


가시나무 새를 듣다가 문득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를 떠올린 날이다.




"셀 수 없는 것들이 우리 안에


셀 수 없는 것들이 우리 안에 산다.

내가 생각하거나 느낄 때면, 나는 모른다.

생각하고 느끼는 사람이 누군지.

나는 그저 느끼거나 생각하는

하나의 장소.


나에게는 하나 이상의 영혼이 있다.

나 자신보다 많은 나들이 있다.

그럼에도 나는 존재한다.

모든 것에 무심한 채,

그들이 입 다물게 해 놓고, 말은 내가 한다.


내가 느끼거나 느끼지 않는

엇갈리는 충동들이

나라는 사람 안에서 다툰다.

나는 그들을 무시한다. 내가 아는 나에게 그들은

아무것도 불러주지 않지만, 나는 쓴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에서 발췌



하루를 살아내는 몸 안에 깃든 것은

셀 수 없으므로 세세하게 묘사하기가 힘든 것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현상을 묘사해도 

소통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은데,

어찌 감히 눈에 보이지 않는 몸 안에 깃든 것을

묘사해서 의사소통에 오류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할까?


그럼에도 기대한다.

기대하고 기대하므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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