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내가 너무도 많아
가시나무 새를 듣다가 문득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를 떠올린 날이다.
"셀 수 없는 것들이 우리 안에
셀 수 없는 것들이 우리 안에 산다.
내가 생각하거나 느낄 때면, 나는 모른다.
생각하고 느끼는 사람이 누군지.
나는 그저 느끼거나 생각하는
하나의 장소.
나에게는 하나 이상의 영혼이 있다.
나 자신보다 많은 나들이 있다.
그럼에도 나는 존재한다.
모든 것에 무심한 채,
그들이 입 다물게 해 놓고, 말은 내가 한다.
내가 느끼거나 느끼지 않는
엇갈리는 충동들이
나라는 사람 안에서 다툰다.
나는 그들을 무시한다. 내가 아는 나에게 그들은
아무것도 불러주지 않지만, 나는 쓴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에서 발췌
하루를 살아내는 몸 안에 깃든 것은
셀 수 없으므로 세세하게 묘사하기가 힘든 것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현상을 묘사해도
소통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은데,
어찌 감히 눈에 보이지 않는 몸 안에 깃든 것을
묘사해서 의사소통에 오류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할까?
그럼에도 기대한다.
기대하고 기대하므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