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이 세상을 떠나신 지 벌써 네 해가 되었다.
그 시간이 이렇게 길었나 싶다가도,
아직도 현관문을 열면 “왔냐” 하시던 그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아
시간이 멈춘 듯 느껴질 때가 있다.
아버님은 떠나시기 전,
하나둘씩 물건을 정리하셨다.
그때는 왜 그러실까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의 조용한 인사였던 것 같다.
남겨질 사람들을 위해
미리 길을 정돈해두는 마음.
참, 그분다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올해 추석,
어머님께서도 그러셨다.
작은 방의 서랍을 하나씩 정리하시고,
낡은 그릇들을 내어놓으시며
“이젠 필요 없겠지” 하셨다.
그 말 한마디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어머님은 아버님이 떠나신 뒤에도
늘 부모의 자리를 지켜오셨다.
혼자 밥을 차리고, 혼자 제사를 준비하면서도
자식이 올 때마다 웃으셨다.
그 웃음 뒤에 어떤 외로움이 있었는지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정리라는 게 단순히 물건을 치우는 일이 아니라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건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는 일이고,
남은 사람에게 남기지 않으려는 마음의 배려다.
그래서일까.
이번 추석 내내 마음이 먹먹했다.
어머님의 조용한 손끝에서
아버님의 그림자가 겹쳐 보였다.
그 두 분이 나란히,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계신 듯했다.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별도, 놓아드림도.
그저 바라건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어머님이 내 곁에 머물러주시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