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말은 원래 친할 친(親), 옛 구(舊),
오래전부터 가까이 지내온 사이를 뜻한다.
시간을 함께 쌓아오며 서로의 삶을 나누던 존재,
그래서 친구라는 두 글자에는 언제나 따뜻함과 신뢰가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구(舊)’는
‘구할 구(求)’ ― 찾고, 구해야 하는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오래된 친구들은 각자의 삶에 몰두한 채 바쁘게 흘러가고,
그들이 처한 환경, 일, 가정, 책임 속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친구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나도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게 되었다.
내 인생의 많은 순간, 친구는 늘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그들도 삶이 있고, 고민이 있고,
상황이 달라지면 그 상황에 맞는 새로운 사람들을
자연스레 친구로 삼으며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그래서 옛사람들은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했나 보다.
변하지 않는 인연을 하나라도 가진다는 것은
이 복잡한 세상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친구를 ‘오래된 사람’으로만 정의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
말없이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관계.
그것이 진짜 친구가 아닐까.
나이가 들수록 더 느끼게 된다.
친구란 ‘있기 때문에’ 소중한 게 아니라,
‘지켜지기 때문에’ 더 빛나는 존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