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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고래 Apr 12. 2021

그녀도 먹고 사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쉬어가는 꽃고래 브런치, 북리뷰 <마켓컬리 인사이트>

정주영 회장은 말했다.

“장사를 하면 돈을 법니다. 장사를 해도 돈을 못 번다면, 그건 본인 잘못입니다.”


뭐든지 만들어서 팔면 되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막무가내로 저렴한 물건을 떼다가 판다고 먹히는 시대가 아니다. 시장에는 소비자, 판매자, 플랫폼(유통)이 있다. 소비자는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고, 판매자는 최대한 많은 수익을 남기려고 한다. 건강한 플랫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텀블벅이나 와디즈처럼 단순한 구매 사이트가 아니라 기업을 이해하고 후원하고 있는 시스템도 있고, 한살림이나 아이쿱처럼 조합원과 생산자의 거리를 줄여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시스템도 있다. 애터미, 암웨이처럼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소비자가 직접 판매자가 되는 구조도 있고, 쿠팡이나 지마켓, 홈쇼핑 등 인터넷 판매를 중점적으로 하는 플랫폼도 있다. 이렇게 다양하고 활발한 시장 속에서 마켓컬리는 과연 독보적이었다. 이 모두의 장점들을 하나씩 뽑아 개선한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는 목초 우유와 버터를 찾다가 마켓컬리까지 들어가서 가입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소비자로서 만족하고 있다. 게다가 포장지까지 올 페이퍼 챌린지를 실현하고 있다. 


스타트업 회사로 50억 원을 투자 받아, 4년 만인 2019년에 389만 명 회원과 4289억 원 매출을 올린 마켓컬리에 대해서는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소비자는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아마 김슬아 대표는 더욱 VOC에 집중했던 것 같다. (VOC 란 voice of customer의 약자로 고객 불만, 고객의 목소리를 말한다.)



고객 가치를 향한 집념, 공급사와 지속가능한 협력, 디테일 경영 실현을 위한 운영 프로세스 실행, 빠른 배송뿐 아니라 고객의 마지막 경험을 극대화하는 라스트핏, Curlyway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의 건강하고 독특한 조직 문화는 마켓컬리를 단단히 버티고 있는 힘일 것이다. 



나는 김슬아 대표의 학력보다 그녀의 먹거리에 대한 생각과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시 제게는 ‘먹고 사는 문제’가 굉장히 큰 화두였고 아무도 이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일종의 갈증이 있었습니다.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 먹는 것만큼은 좋은 걸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깐깐한 주부의 입장에서 볼 때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가 아마 모 유기농 업체에는 블랙 컨슈머로 등록돼 있을 거예요 “라벨 제대로 표기된 게 맞나요? 조회를 해보니까 틀린 것 같아서요.” 이런 까다로운 전화를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브랜드가 적었고, 문의를 남겨도 다시 제가 전화하기 전까지는 답을 받지 못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저 같은 주부들에게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였는데 말이지요. 이 산업에도 분명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이테크 산업에서 일하는 방식으로 식품을 다뤄본다면 내 삶부터 바뀌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겠다’하는 동기도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_ (72)


더. 더. 더. 많이. 많이. 많이. 끝없는 소비를 재촉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소비를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하지만 줄일 수는 있다. 그리고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그것이 경쟁 사회의 이점이라면 유일한 점일 것이다. 마켓컬리도 결국 소비자의 현관문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노력할 테니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제주도의 목장에서 농장주를 설득시켜 pb우유를 만들어내듯 유통이 생산을 리드하여, 대량생산과 비윤리적인 생산을 바꾸고 착한 생산자들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 



도서정보: <마켓컬리 인사이트>, 김난도,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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