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
(이럴 수가! 며칠 업로드를 밀린 후에, 써놓은 글을 하루에 두 개씩 올리려다 보니 시간이 꼬여버렸다. 어제 올린 걸 지우고 날짜순으로 다시 올리려다가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어 그냥 두기로 했다.)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곰> 등의 굵직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김진만 PD의 환경에세이 《여기, 바로 지구에서》를 보면 북극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MBC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곰>을 찍으며 북극곰이 고통받는 현장을 목격한 PD의 목소리는 생생하게 아무 일 없다는 듯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일침을 가한다.
지난 수백, 수천 년간 북극곰들은 이곳에서 여름을 보낸 후 바다가 얼기 시작하는 10월이면 당당히 걸어서 북극해를 건넜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진 최근에는 바다가 언제 얼지, 정말 얼기는 하는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북극곰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하염없이, 북극에 갈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중략)
북극이나 남극의 기후 문제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북극곰이나 펭귄에게만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도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여기, 바로 지구에서》 김진만, 말랑, 2023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오지를 포함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PD는 우리가 보지 못해서 남의 일이라고만 여겼던 일을 이것이 ‘실제’라며 우리 앞에 꺼내놓는다.
그 현실은 너무나 위급하다.
당장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면 많이 불편하게 살아야 한다는 각성이 된다.
불편하게 살아야 한다는 건 이런 거다.
일회용품 쓰지 않기, 분리수거 잘하기, 한 번 산 옷은 오래 입기, 한 번씩은 채식에 도전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기 절약하기 등.
우리가 어릴 때부터 무수히 배워와서 귀에 딱지가 박힐 정도로 잘 알고 있는 거다.
이런 당연한 불편함을 외면한 덕에 지금 지구 어딘가에선 북극곰이 굶주림으로 사라져간다.
세계 북극곰의 날인 오늘, 2월 27일.
환경 관련한 책을 한 권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잘 알고 있지만, 편리함에 눈멀어 놓치고 있던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것.
우리가 북극곰을 위해 당장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다시 한번 깨닫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