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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좋아

2일 차: 매일 글쓰기 도전

by hohoi파파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끝내 해내고 만다. 아이들과 그림책 테라피 활동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순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즉흥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빠르게 기획하고 계획서를 만들었다. 돌이켜 보면 아이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았던 활동들은 대체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붙들고 과감히 추진했던 것들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의 눈에는 다소 성급하고 준비가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부딪히며 다듬어 가는 나의 업무 스타일이 오히려 마음에 든다.


첫날은 낸시 칼슨의 그림책 『난 내가 좋아!』를 읽었다. 이 책은 오카다 다쓰노부의 『그림책 테라피가 뭐길래』에서 소개된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 돼지 소녀에게는 특별한 친구가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녀는 자신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스스로를 돌본다. 콤플렉스가 될 법한 도르르 말린 꼬리, 통통한 배, 작은 발까지도 사랑한다.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서서 “야, 참 멋지구나!”라며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건넨다. 자신의 감정을 살피며 실수 앞에서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녀는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했다.


특히 거울을 보며 자기 암시를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아이들은 그림을 보자마자 "치마가 짧은 거 아니에요? 속옷이 보여요"라며 웃었지만) 자기 암시란 자신이 반복적으로 하는 말이나 생각이 무의식에 스며들어 행동, 태도, 감정까지 변화시키는 과정을 뜻한다. 프랑스 심리학자 에밀 쿠에는 사람이 스스로에게 반복하는 말이 무의식에 영향을 주어 실제 감정과 행동을 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문장을 반복하게 했고, 그 결과 증상 완화와 심리적 안정 효과가 나타났음을 밝혀냈다.


'앞으로 나도 거울을 보고 칭찬을 해줄 거야!'


그림책을 읽은 뒤 아이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고 다짐의 글을 적었다. 매일 거울을 보며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긍정의 문장을 만들었다. "나는 내가 좋아!"라는 자기 선언을 통해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길 바랐다.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쉬운 요즘 아이들이 긍정적인 자아상을 만들길.


"나는 키가 커서 좋아."

"나는 걱정을 많이 해서 좋아."

"나는 예뻐서 좋아."

"나는 승마를 배워서 좋아."

"오늘도 파이팅!"

"나는 태권도를 해서 좋아."

"나는 긍정적이라서 좋아."

"나는 뱃살이 통통해서 좋아."

내일부터, 아니 당장 오늘 저녁부터 실천해 보기로 했다. 잠들기 전 샤워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건네는 것이다. 거울을 보며 "오늘도 애썼어.", "그만하면 충분해.", "오늘도 감사한 하루였어!", "내일도 기대해." 그러면 그림책처럼 거울에 비친 내면의 나 또한 환하게 미소 지을 것이다. 작은 문장 하나가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 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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