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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Jul 29. 2024

매혹을 탐하다

참회는 욕망 앞에서 간사해지고

시간이 하품하는 사이

눈 먼 이가 향기를 가지려

꽃잎에 앉았다

애벌레였던 때가 있었나

알을 깨고 나오며 불렀던 노래가 있었나

나비가 되기보다는 

꽃이 되싶었


알보다 더 단단한

이 고뇌의 껍질을 찢으려

무딘 손 끝을 날카롭게 갈 수 밖에

향기에 취해 비틀대며 날갯짓하는

그 음침한 욕망의 춤에 다리를 벌려

꽃잎 붉게 물들이면

더 진한 향기로 눈 멀게

시간을 죽이고 기억을 죽이고


꽃은 그렇게 해

나비가 날아들게 해

날갯짓에 향기롭게 해

비로소 꽃이 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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