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하루종일 인강을 듣고 토론수업 두 개를 해치우고 저녁 먹고 치우고 아이를 재우고 샤워하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일주일 동안 뜸했던 브런치를 열고 몇 개의 남의 글을 읽어보니.
나의 글은 소소하기 짝이 없어 부끄럽구나.
남들처럼 드라마틱한 일이 없어서 소소한 것인지, 문장력이 차지 않아 그러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세상은 넓고 글 잘 쓰는 이는 참으로 많기도 하지.
지난주 수요일에는 아이의 발레 클래스 오픈수업이 있었다.
프랑스 초등학교 과정은 수요일마다 쉬어가기 때문에 예술, 스포츠 수업은 보통 수요일 오전에 몰려있다. 그 수요일 오전에 학부모들더러 오픈수업에 참여해 달라고 했으니, 나같이 개인수업 주는 사람이나 시간을 내서 참석하지, 일반직장에 다니는 부모들은 염도 못 낼 일이었다. (학부모들이 몰리는 게 싫어서 일부러 그런 걸까.. 싶기도 하다) 그리하여 어느 아이 아빠 하나랑 나랑 딱 둘이서 오픈 수업을 보게 되었는데.
우야든동 아이는 그새 기량이 조금 늘기는 했다. 키가 작긴 하지만 체형이 발레에 알맞고 또 제법 영민한 편이라 안무도 곧잘 외우는 아이는 프로페셔널 발레리나가 될까 어쩔까 고민도 하는 중이라 우리로서는 눈여겨보는 중이다.(아직까지는 "동네골목대장" 수준이고, 본선에서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 아이의 선생님 말로는 충분히 장래성이 있다면서 내년 학기부터는 상급 클래스로의 진학을 권하기는 했다. 일주일에 두어 번의 수업 추가가 예상되는 상급 클래스로 가게 되면 일주일에 네 번 이상을 발레 클래스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셈이라 다음 9월에 중학교에 진학하는데, 그게 괜찮을까 싶기도 하다. 일단 예술 분야에서는 '종아하는 마음이 제일의 재능"이므로 좋아하면 시켜야지 어쩌겠나 싶다만.
만약 한국에 살았다면 우리가 딸에게 언감생심 발레를 시킬 수 있었을까. 한국의 발레 클래스 비용은 너무나도 비싸던데. 여기는 각 지역마다 있는 국립 음악원(콩세르바투아)의 발레 섹션의 일 년 등록비(9월에서 그다음 해 6월까지 10개월)는 500유로 남짓이고,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여러 지원이 뒤따르기 때문에 돈 때문에 예술과외를 못 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또 다른 경우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각설하고, 아이는 제 클래스의 유일한 남자아이와 함께 파드되(이인무 PAS DE DEUX)를 끝으로 오픈클래스를 무사히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