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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훈 Nov 08. 2018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효율적으로 업무방식을 구축하라

내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

리더십과 조직관리에 대한 책을 쓴 많은 저자들이 즐겨 쓰는 말 ‘최고의 팀’이다. 과연 최고의 팀은 무엇일까? 팀장이라면 근본적인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몇 팀을 맡으면서 구성된 팀을 맡거나 새로 팀을 구성하게 되는 경우 모두 제일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팀이 구성되면 각자의 탤런트(Talent)와 역량(Competency)을 활용한 분업과 협업으로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팀의 방향과 문화, 각자의 역할(Role) 그리고 팀원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하는 팀 내 규칙(Rule)이 존재해야 한다. 팀장이 성과에 목을 메고 현재 주어진 업무만 가열차게 진행시킨다고 해서 팀원들의 성과와 역량은 향상되지 않는다.

인력개발에 관련된 말 중에 점점 중요도가 높아지는 말은 탤런트 관리(Talent management)다. 팀장이 팀원 개개인의 성향과 일하는 방식,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관심을 갖고 관찰함으로써 그 사람의 특기와 차별성을 파악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어떤 일이나 프로젝트에 인력투입이 필요할 때 이를 활용해야 한다. 과거 기획, 해외사업, 운영이 합쳐서 있는 파트장이 세 명이었던 팀을 맡았을 때 가장 애를 먹었던 것은 10명이 넘는 팀원들의 탤런트를 파악하는 일이었다. 밀려오는 일들은 날을 세워도 모자랄 만큼 많고 우리 팀에 대한 임원들의 요구사항은 점점 늘어가는데 그 모두를 나 혼자가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팀원들과 일에 대한 안배가 관건이었는데 세 명의 파트장이 두 명은 과장, 한 명은 대리였는데 수준과 역량이 차이가 너무 컸다. 거기에 운영을 맡은 과장은 커리어(Career)가 충분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현재 맡은 일은 추진이 됐지만 기획과 해외사업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사비를 들여 내가 해석할 줄 아는 진단도 함께 받아보고 면담을 통해 할 수 있는 것과 추구하는 바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봤지만 팀장 혼자서 다수의 팀원을 세세히 아는 것은 쉽지 않았다. 또 이성인 팀원들이 다수였기 때문에 관심이 조금만 선을 넘어도 윤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있었다. 그래도 밤낮없이 밀려드는 업무들을 처리하려면 나에게는 팀원들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나서 내 나름대로 팀원들에 대한 리스트를 정리해 놓고 보니 기획과 해외사업이 왜 잘 추진되지 않는지 이해가 갔다. 경험과 역량도 너무 낮고 그 일을 원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 한 마디로 되는 일이 없었다. 그러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다시 부딪쳤다.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우리 팀은 어떤 모양인가?’라고 질문을 던져 보니 두 가지 답이 나왔다. 하나는 각자 하고 싶은 일과 특기를 매칭시켜 협업을 통해 한 가지 업무라도 더 성과가 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가 일일이 손대지 않고 운영파트 정도의 업무 추진은 기본적으로 되는 것이었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효율성이 범위였다. 팀원들을 다 바꿀 수는 없지만 내가 조정 가능한 범위에서 업무 전환(Job rotation)을 통해 팀원들의 성과를 이끄는 방법 그게 그 당시에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결국 사람에 대한 관심과 탐구가 필요하다.

전형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사람도 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수 년 간 컨설턴트 생활을 하면서 프로젝트 팀으로 움직이기는 하지만 늘 혼자 감당해야 하는 파트와 몫이 있었다. 컨설턴트 생활을 중간에 끊고 대기업 조직에 와서 팀장을 하게 되면서도 이런 내 업무 태도는 크게 변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남이 보기에는 개인주의적인 이러한 성향은 각기 다른 분야의 많은 일들을 슈퍼맨처럼 혼자 처리해야 한다는 근거 없는 책임감을 낳았고 끊임없는 야근과 새벽 같이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하게 되었다. 그렇게 지치게 일했지만 성과가 난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내가 왜 이러고 살까?’라고 별을 보며 생각하던 어느 순간 번뜩이는 생각이 아둔하고 바보 같다는 것이었다. 나는 한 분야만 파는 오타쿠(Otaku)적 전문가도 아니었지만 모든 일을 아우르며 해치울 수 있는 초능력자도 아니었다. 그러자면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과 분업이 필수적이었는데 그 시작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분석이었다.

처음에는 너무나 힘들었지만 초기 시간을 투자한 만큼 팀원들과의 호흡은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 후에 다른 팀을 맡았을 때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얻는 나의 방식은 더 큰 효과를 발했다.

팀을 맡는 누구나 여러 명이 함께 일을 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업무방식을 구축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그 시작은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불가능한 방식과 인력을 억지로 쥐어짠다고 해서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과거처럼 큰 소리치고 갈구는 팀장이 성과를 내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관계와 관심에서 비롯된 효율성이 팀을 더 확장하고 조금이라도 자발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회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연재를 하면서 저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공동창업자라는 호칭을 쓰던 사업체에서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새로운 일을 만들고 진행하게 되었고 15년이라는 시간 동안의 월급쟁이를 끝내게 되었습니다. 또 새로운 제안을 받아 향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를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2015년에 책을 출간한 이후 몇 년간 새 책을 쓰겠다는 생각을 갖고만 살아왔는데 올 연말을 목표로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연재를 마치면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만 명 넘는 독자 분들과 관심을 가지고 구독해 주신 200분 넘는 구독자 분들께 지면상으로나마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꿈을 가진 남편에게 늘 용기를 북돋아주는 아내와 세상에 무엇과도 대체가 불가능한 두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든 대한민국 조직은 일할 만한 곳이라고 느낄 수 있게 힘써 주시는 팀장님들이 되시기를 꼭 바라겠습니다!



이전 09화 팀원들과 계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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