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쓴 글 하나하나 소중해.

by 랑새


그렇게 기대하고 고대하던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은 후, 이상하게도 나는 글이 써지지 않았다. 판교에 있는 카카오 아지트 안 서점에서 브런치 북 코너를 발견한 후 무언가 큰 압도감을 느꼈다. 나를 둘러싼 책들을 바라보면서 설렘이었던 것들이 두려움이 되었다. 글이란 건 무엇일까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있었나? 그냥 썼었다.

그저 써야만 했다. 글을 쓰는 자체를 사랑했고, 나의 기록이 저 먼 어느 백지에 복사되듯 남겨져 있기를 상상하며 그저 글을 적었었다. 글이 써지질 않으니 자질 부족이란 도장이 찍히는 것 같았다. 허겁지겁 좋은 책들을 찾아 뒤져가며 읽었다. 나의 양분이 되기를 바라면서 꾸역꾸역 눈에 욱여넣었다.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은 몇 명의 지인만 알고 있는데, 나는 내 글이 솔직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를 걸며 꾸며내는 글을 쓰느니 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내 글이 나에게 훼손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호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꽤 심오하게 시작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내가 책 한 권도 출간하지 못한 초보임에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작가가 된 것을 너무 축하한다며 끊임없이 작가라는 단어를 상기시켜 주었다.


"나 소설도 써보고 싶어"


나의 소심한 포부에 친언니는 다 해봐 너 잘할 거야. 라며 대답해 주었다.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믿었다. 스스로 작가라니 가당치도 않지, 일기장 같을 뿐인걸 이라고 느끼면서 , 그저 그런 글로 남게 될뻔한 글들을 소중히 다뤄주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나를 대하듯이 대해주었다. 이런 귀한 경험을 느낄 수 있는 삶이라니


사는 것과 살아내는 것에는 굉장한 차이가 있어 나는 그저 사랑의 힘에 기대 살아갈 뿐이다. 내가 해나가는 모든 것들을 포함하여 나의 하나하나가 그들의 사랑이 만들어간 문양이다. 믿음을 담아 적어 내린다.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