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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사랑, 마지막 인연

by 원조글맛집 이경희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할거라는 착각을 나는 해 본적이 없다. 나는 적어도 그렇다.


To. 염탐꾼에게

열심히 플러팅을 치고 있는데, 봤으면 씩 웃지만 말고 그냥 와. 그때처럼. 볼만 뾰루퉁해 있을거같다. 노총각아. 오해해서 미안해.


너 아니면 나도 이제 쉴 곳이 없어. 번호판 그만좀 바꿔대라. 앞뒤 번호판 달랐던, 2010년부터 따라다닌 블랙제네시스 그거 너잖아. 쿰쿰하게 검은거 말고 실버나 화이트는 어때? 나도 실버야. 오늘 차 수리비만 100만원 넘게 나왔어. 아.. 10년은 더 타야겠다. 핸드폰은 일부러 검은색을 샀어. 그냥, 심플해보여서. 너는 쿰쿰하고 나는 심플하다고 할텐데, 뭐, 온도차인가봐.


네가 왔을때 난 너무 어렸고 너무 우울했었어. 나는 너한테 한 번 차였거든.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안믿어서 나는 뛰쳐나갔어. 돌이켜보니 울고 울고 또 울어서 그런지 다가오질 않더라.


나만 울고있던거 같은데 또 너는 그 눈으로 나를 본다. 발가벗은 느낌이 들어서 처음엔 도망갔는데, 너무 보고 싶어서 빼꼼거려. 몇번 플러팅했는데, 얘기하고 다닐줄이야..


옛날에, 내가 한 짓이 들통이 났는데 거짓말로 덮다가 일이 커져버렸어. 너도 곤란했겠다. 사랑해. 많이. 이건 거짓말이 아닌데,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난 잘 살아. 밥도 잘 먹고, 일도 열심히 하는 편이야. 오늘도 야근을 하고 왔다고-! 그리고 나서 집에서는 또 다른 꿈을 꿔. 도대체 뭘 위해서 그러냐고 할 지도 모르는데, 나 의사하고싶어. 사람 고쳐주는 의사. 뭐 상담선생님이 의사냐 할건데, 미국가서는 업그레이드 되지 않을까 싶어. 외할아버지가 고쳐서 쓰는거라고 하셨거든. 몽둥이로 쳐서라도 고쳐서 써야한대. 나는 못된 심보라서 똑같이 당하라고 그런걸 수도 있을거 같다. 근데, 나는 왜 또 슬픈지 모르겠어. 20대의 꿈이었는데, 이제서야 내가 돈을 벌고, 오롯이 섰어.


무튼, 나의 첫사랑 안녕. 잘 지냈어? 늦었지만 이제 보내줄게.


바빠도 먹을거 잘 챙겨먹고 다녀. 사랑하는 사람들이 옆에 많아 보여서 다행이다. 나도 으쌰으쌰 잘 살아. 앞으로도 열심히 살게. 고마워. 열일하자 열일-!


p.s// 이번엔 글 삭제하고 안 튈게. 자신감이 생겼거든. 언젠가 꼭 다시 만날거같아. 그냥 느낌이 그래. 언젠가는.. 길게 보면 아무것도 아닐거야. 지나가는 감정이겠거니, 싶다. 네가 솔로라고 해서 나와 무언가가 있길 바라지 않아. 너는 너 나는 나 아니냐.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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