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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연예인이시어

by 원조글맛집 이경희

OOOO는 내가 맨 처음 들어본 연예인 그룹의 이름이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YYJJ의 팬이었는데, 그 이유는 친구들이 다 다른 사람을 채가고 그 사람 한명이 남아서였다. 우리 5명은 누구 빠순이가 아니라 “마미“로 서로를 불렀던것 같다. 한참 해리포터가 나올때여서 ”익스펙트로눔“하고 5명이 하모니 앙상블을 하며 담요를 둘러쓴 채 막대기를 들고 의자에서 뛰어내리곤 했다. 바람에 가랑잎만 굴러다녀도 웃던 나이였었으니까.


항시 내가 속했던 반은 제일 문제아반이었다. 툭 하면 안나오고 툭하면 수업을 쨌던 아이들이 그나마 그 그룹때문에 학교에 나와 이야기거리를 만들며 뛰어다녔었다. 우리집에는 티비가 없어서 아이들이 mp3에 녹음을 해오면 듣곤 했다. 시골 중학교라서 그런지 연예인은 나에겐 생소했던 사람들이었다. 이런 세상도 있구나를 MR.K라는 잡지와 만화책 그리고 소설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소설이라 함은 거의 남자5명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는데, 연예인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그 시대 사람들이면 알긴 알거다. 하하.. 나만 그런게 아니라고.


노량진에 처음 간 것이 20살 때였다 만으로는 19살정도 였을것이다. 아마도 21살이었던가? 그때쯤 한창 소송중이었다. 갑론을박이 많았지만 나는 3명을 응원했고 처음 그 그룹의 콘서트를 가봤다. 연예인들을 처음 본 날이었다. 신기하기도 했지만 정말 추워서 다시는 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후로 얼마나 지났을까? 다른 사람의 홀로서기 콘서트가 열렸다. 그때부터 꾸준히 노래를 들어왔던 것 같다. 보고 온 뮤지컬의 노래를 내가 빙의를 해 부르기도 하고, 음율을 생각하면서 피아노, 바이올린을 연주해보곤 했다.


철없던 20대가 지나고 나니 이젠 연예인들도 장가갈 타이밍이 왔다. 연예인들은 관리가 생명이라 연애를 해도 제대로 하지도 못할거같다. 나는 오히려 관리를 안해서 연애를 제대로 하지도 못했는데. 결론적으로 결혼 못한건 맞으니까, 할 말은 없다.


나의 연예인들, 잘 살고 있을까? 소식이 궁금하다. 지금도 우리집에는 티비가 안방만 있다. 예전처럼 열정적인 빠순이가 되진 못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20대다.


티비를 독립하면 살테니 활동 좀 해주세요. 제발. 예쁜 시절 영상으로 남겨주세요…결혼하셔서 슈돌에서도 뵀으면 좋겠습니다. 질투가 안나요. 좋은 사람들이니 좋은 사람 만날거란걸 압니다. 이 글을 보신다면, 빠순이가 힘내라고 멀리서나마 응원하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꿈꾸시고 행복하게 마무리 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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