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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나이든게 아니었어

by 원조글맛집 이경희

삶이 스쳐간다. 어느샌가 놓아주어야 할 시간들이 되었다. 지식, 사랑.. 그리고, 스쳐간 이름들.


나와 같이 나이를 먹던 이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난다. 차차 잊어지겠지 싶었던 사람들이 나를 부른다. 꿈에서 조차 잊지 못했던 이들이 오늘 또 나를 잡는다. 나는 그 사람들을 뒤로 한채 오늘을 살아낸다.


나만의 우물이 웅숭깊어진다. 잊어야지.. 눈물이 또 맺힌다. 추운 12월이, 또 이 계절이 왔다. 잔인하다. 돌아오는 세월을 막기보다, 놓아줘야지…


나도 곧 아이들이 잘 컸나 보러갈 여유가 있을까? 새로운 잎이 돋아날 때 쯤이면, 나의 앙상한 가지가 부끄럽지 않으려나. 그래도 봄은 돌아온다.


언젠가 모두 잊는 때가 오면, 봄볕처럼 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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