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리에 이 간판을 달아야겠다. 다는 것이 아니다 붙이는 것이다. 인쇄소에 의뢰해 스티커로 제작해 달라고 해서 붙일 거다. 12년 전 그 인쇄소가 아직 건재한지 궁금하다. 저 대문을 어떡할까 생각을 많이 했다. 누가 그랬다. 그냥 놔두라고, 세월의 흔적을 굳이 지우려 하지 말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성의 없이 보일까? 금속 테두리만 베이지색으로 칠할까 생각중이다. 오픈은 내년 봄이지만, 간판은 올해 11월 중에 달까 한다. 옛날 한옥을 지을때 대들보를 올리며 상량식을 하듯. ‘여행자책방 사각사각‘의 상량식은 간판을 다는 거다. 지인들을 초대해 맛있는 치즈를 썰어 조촐한 와인 파티를 할까 생각하다 접었다. 한 달 있으면 술을 끊은지 만 2년이기 때문. 홀로 조용히 숨쉬며 간판을 올려야겠다. 저 풍경에 노란색 간판이 어울릴까 궁금하다. 질문의 답을 얻는 길은 해보는 것뿐. 왜 노란색이냐고? 동심을 상징하니까. 어릴 적 열정적으로 좋아했던 색이 노란색이다. 왜 동심이냐고? 모든 인간의 고향이니까. 이제 집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