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명 읽지도 않는 페이스북. 이곳에 글을 좀 올렸더니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고 있다. 응원, 격려, 토로, 제보, 질문 등의 연락이다. 신기하다. 페북에 올린 글을 보고 누군가 보고 교육청에 연락을 했다는 사실도 신기하고. 허위사실 유포로 협박을 해온 사실도 신기하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는 것도 신기하다. 아직까지 우려하는 사람이 없으니 내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큰 힘이 된다. 딱 한 명만이 우려의 의견을 전해왔다. 업체쪽에서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를 할 수 있으니 우려된다는 의견이었다. 그쪽은 인적 사항 넘어오는대로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적사항만 특정하면 바로 고소하기로 했다. 전화 두 통만 하면 ‘허위사실 유포‘라는 무시무시한 발언을 한 사람을 찾을 수 있지만 기다리고 있다. 그쪽에서 실제로 캡쳐를 하고 그런 말을 했는지, 아니면 만들어진 말인지는 모르겠다. 상관없다. 혐의사실이 무겁고 가볍고의 차이일뿐. 만약 후자면 애매한 부분이 하나 있지만 큰 틀은 바뀌지 않는다.
오늘 몇 통의 전화를 받고 생각해 보았다. 취업 바닥 강사료 후려치는 현상은 당연히 전국적인 현상이기 한데, 다른 영역도 똑같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도급에 도급으로, 외주에 외주로 공사중인 아파트가 붕괴하는 것처럼. 취업 교육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 다양한 형식의 교육사업 전체가 이런 구조인 것 같다. 예상은 했지만, 현실은 더 심각한 듯하다. 예컨대 서울지역의 멘토링 사업은 이런 하청의 하청의 하청 구조로 멘토가 최저시급 정도의 돈을 가져가기도 한단다. 아.. 글을 쓰는데 또 화가 난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 제기를 하는데 협박이라니!
또 하나는 KT, EBS같은 대기업이 지방의 교육사업을 싹쓰리하다시피 한단다. 좋은 현상이 아니다.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싹쓰리한다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안다. 거대 자본에 의해 정담 오고가던 동네 슈퍼마켓 같은 곳이 거의 다 사라졌다는 것을. 교육 관점으로만 보는 내 입장은 대기업이 하든 1인 기업이 하든 교육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인데. 이런식의 현상엔 또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다양성 기반의 건강한 생태계다. 산에 불을 질러 다양한 초목을 모조리 없애고 단일 수종만 심는다는 발상과 같다. 반대할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다양성 기반이다. 어떤 영역도 다양성이 사라지면 스스로 고사하는 법이다. 대기업을 위해서도 지역 작은 기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큰 기업이 지방의 사업까지 싹쓰리 해먹는 현상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봐야 한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아주 노골적으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었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이 문제는 국가 시스템적 문제로 귀결된다. 입법으로 풀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솔직하게 뭘 어떻게 해야 이 오래된 관행을 바로잡을지 모르겠다. 또 하나 있다. 어떤 지역의 교육청은(광역시는 아니다.) PT를 하기 전에 아주 노골적으로 특정 업체(대기업)를 이미 선정한 것과 같은 행동을 하기도 했단다. 공공연하게 짬짜미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 후안무치에 또 화가 났다. 그것도 교육 한다는 인간들이. 도대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한다 생각하는가? 그런 인간들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하는가?
한 친구는 나보고 내년에 시의원 나가란다. 나같은 놈이 지자체 선출직을 해야 한다면서. 허허허 웃었다. 그쪽은 몇 억을 준다해도 내 적성이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20여년 전에 친한 친구와 용하다는 점집에 간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둘이 나란히 앉아 사주를 보았는데, 내 차례가 되자. “당신은 정치할 팔자다.”라고 말했다. 기가 차 웃으며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정치입니다.”라고 말하니. “당신이 정치하는 것은 당신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무조건 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참 용하다던데. 그가 맞는지 내가 맞는지 두고 볼 일이다.
어쨌든, 바람이 불고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운명의 회오리에 몸을 던졌다. 정치 빼고는 무엇이든 할 것이다. 이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 잡는데 도움이 된다면. 교육같은 교육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인데 결심을 하고 선언을 하니 기분이 좋다.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지혜도 부족하고, 판단도 느리고, 말도 잘 못하고, 글도 장황하고 모호하게 쓴다. 생각만 복잡하다. 행동도 느리다. 그러니 요즘처럼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의 보석같은 조언과 이야기들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들이 없다면 나는 아무것도 못한다. 고맙다.
고맙습니다! 응원과 지지, 고맙습니다. 달걀로 바위치기가 될지라도 뭐라도 해보겠습니다. 실패해도 해보고 또 해보고 또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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