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폭풍처럼 수많은 회사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봤다. 내가 가고 싶었던 회사도 있었고, 처음 들어본 회사에 입사 제의를 받아 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기도 했다.
이렇게 수많은 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과연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가?”
이것에 대한 답을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주위 사람들과 얘기를 해봐도 다들 ‘내가 뭘 잘하는지를 몰라서 걱정’이라는 사람이 많다.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도 정작 나는 어떤 부분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인지, 혹은 아직 발현은 안 됐지만 어떤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인지 깊이 있게 생각한 시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을 보러 가면 이런 질문이 많다.
“본인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본인의 핵심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사람마다 갖고 있는 자질은 다양하다. 그리고 세상엔 나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거나 듣게 되면 사실 그와 대비되는 나는 굉장히 작아진다. 그렇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나는 정말 쓸모가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사실 나도 예전에 저런 생각을 한 적이 태반이다.
내 주변엔
1. 말을 정말 잘하는 사람
2. 박학다식한 사람
3.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
4. 이해력이 빠르고 창의적인 사람
5.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글을 잘 쓰는 사람
6. 수학적 사고력이 뛰어난 사람
등등등…
그래서 한 번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나는 뭘 잘하는 사람일까.
살면서 느낀 것은 일단 나는 어느 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건 확실히 느꼈다.
난 뛰어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동료들이 놓치는 것들, 팀에 필요한데 잘 안 되고 있는 궂은일을 찾아 하는 편이다. 대단한 일도 아니고, 실적으로 드러나는 일은 아니지만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일들. 하나를 기가 막히게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평균적인 수준은 해낼 수 있는, 그래도 쓸모 있고 필요한 사람이라고 내 스스로를 진단했다.
사실 이건 내가 나만의 살길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억지로 찾아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남들이 봤을 때 그게 뭐 대단하다고…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이런 것들을 찾아낸 이유는, 조직에서 이런 사람이 꼭 필요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이든 특출한 능력을 가진 ‘스페셜리스트’들이 많다. 하지만 신은 공평하기에 그들이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다. 결국 10명의 스페셜리스트들이 빼먹는 부분들을 채워줄 몇 명의 ‘제너럴리스트’가 필요하다.
물론 전문가를 원하는 요즘 시대엔 제너럴리스트가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그래도 나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없다면 제대로 된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쓸모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되려면 다방면에 지식을 채워 넣어야 한다.
그래서 이걸 채우려 갖은 노력을 하는 중인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사족 : 올해 들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브런치에 글을 처음 쓰게 됐습니다. 앞으로 다시 꾸준히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글을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