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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D.는 받아서 뭐하게

그러니까..ㅠㅠ

by 조앤

다음 학기 석사 졸업을 앞두고 지도교수와 상의한 끝에 Ph.D. 과정으로 입학 허가를 받았다.

나름 고민에 고민에 고민을 한 끝에 나도 교수님도 결정했는데..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이 나이에 박사받아서 뭐하냐는 것이었다.

상담은 나이와 상관없다면서 복합트라우마와 애착외상이란 주제에 진심인 나에게

교육과 상담에 전념할 수 있는 일이라며 격려해 주셨다.

...

한국가서 꿈을 펼치려니 너무나 준비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걍 미국에서 뭔가를 해봐야 하나 하고 있는데

이도 저도 자신이 없다.


공대와 달리 펀드를 받지 못하기에 내돈내공부(?) 해야 하는데 수업료가 석사의 두배나 된다.

석사까지는 FAFSA에서 론을 받았는데 박사과정은 학교에서 협조 안 해준단다...


큰 아들이 모처럼 공부는 잘 되고 있냐고 물어보기에

석사 끝나고 Ph.D. 하려한다 하니,

'엄마 .. 은퇴하실 나이에 힘든데 Ph.D.는 해서 뭐하려고.. 노력 대비 현실이 좀 아니지 않나?'라며 물어본다.

'음.. 엄마는 말야 복합트라우마와 치료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서 멋진 논문 써보고 싶어 그리고 뭔지 모르겠지만, 꼭 뭘 안하더라도 끝까지 이 분야에서 공부해 보고싶어...' 라고 크게 말하고 싶었으나..

고작 나온 말은

"그러니까......ㅜㅜ"

이미 Admission은 받았고, 걍 가는데 까지 가보려구...


짜식들... 장학금 좀 드린다는 소리는 못할 망정 .. 무지하게 서운하네


애꿎은 남편만 바라보니

남편에게 미안하고 그래도 끝까지 해보라고 하는 남편이 너무 고맙다.


하지만 나도 늘 고민이다.

쉽게 받을 수 있는 '박사'도 아니지만

박사는 받아서 뭐하려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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