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같은 시련은 레모네이드로
“문제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회복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탈 벤 샤하르의 말이다. 근육이 쉬는 날 커지는 것처럼, 삶도 회복의 간격에서 단단해진다는 뜻이다. 언제 쉬어야 하는지 알 것. 그리고 쉬었다면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할 것. 이것이 내가 쓰는 스트레스 관리의 핵심이다.
스트레스는 다음 두 상황에서 커진다. 첫째, 쉼이 없을 때다. 책임감. 의무감. 불안감. 과중한 업무. 마감일. 갈등과 깨짐. 갈등으로 쉬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호흡이 얕아지고 시야가 좁아진다. 이때는 성과보다 회복이 목표다. 물 한 컵, 3분 걷기, 어깨를 천천히 푸는 마이크로 브레이크만으로도 심신의 과부하가 낮아진다. 최근 연구와 기사들은 짧고 규칙적인 활동성 휴식이 업무 몰입과 신체 불편을 줄이고 웰빙을 높인다고 보고한다. 회복은 사치가 아니라 유지비다.
인생에는 7:3 법칙이 있다. 듣기와 말하기, 운과 능력, 소비와 저축. 일과 휴식. 안정과 긴장(스트레스) 모두 이 법칙이 유효하다. 인내가 미덕이라고 믿고, 책임감이란 감옥에 스스로 가두고 스트레스 그냥 참는 습관에 길들여있다면 과감하게 잠시 멈추자. 스트레스는 참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멈춘다고 큰일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선 스트레스에 대한 관점 변화가 필요하다. 핸드폰은 방전되기 전에 미리 미리 충천하면서 우리 몸은 방전될때까지 방치한다. 방치를 넘어 방전되면 2차 가해를 스스로 한다. 내가 뭔가 잘못한 것 아닌가?하는 자책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사실 스트레스가 문제가 아니라 회복 시간 부족이 문제였다는 것을 깨닫기만해도 우리는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아무것도 하지 않고 미룰 때다. 시험 전 책상 앞에서 “하기 싫다”만 반복하며 교재를 펼치지 않을 때, 불안은 공부 그 자체가 아니라 미룸에서 증식한다. 미래에 대한 걱정 또한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그 불안은 커진다. 심리학 연구는 스트레스 맥락에서 미루기가 더 쉽게 발생하고, 그 미루기가 다시 스트레스를 키우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말한다. 해독제는 결심이 아니라 착수다. 표지만 열기, 목차만 읽기, 첫 문장 한 줄 쓰기, 가고 싶은 회사 정보 찾기, 나를 소개하는 문장 쓰기 같은 1분 착수로 “나는 멈춰 있지 않다”는 신호를 뇌에 보낸다. 작은 시작이 불안을 즉시 지우지는 못하지만, 악순환을 끊는 틈을 만든다. 습관 연구가들이 권하는 방식도 같다. 작게, 지금, 반복이다.
나는 이렇게 운영한다.
쉼의 기술: 깊게 들이마시고 더 길게 내쉰다. 점심시간 8분 걷기, 창가에서 빛 보기, 좋아하는 음악 한 곡. 회복의 간격을 캘린더에 고정한다. 자주 여유를 갖는다. 그리고 7:3 원칙을 생각한다. 열정을 다해 일했다면 3은 반드시 열정을 다해 쉰다. ‘쉬면 죄책감’이 아니라 ‘쉬어야 유지’라고 이름 붙인다.
시작의 기술: 오늘 할 일을 한 문장으로 축소한다. 25분 타이머로 첫 단락만, 표지만, 그래프만. 완료가 아니라 착수를 목표로 한다.
열심히 일한 뒤에는 쉴 수 있는 용기를,
미루는 일 앞에서는 첫걸음을 땔 결단을
그리고 쉴 용기와 시작의 결단을 분별할 지혜를 주소서
좋은 긴장과 나쁜 긴장은 몸 안에서 비슷한 신호로 온다. 차이는 해석이다. “망했다” 대신 “배우는 중이다”라고 붙이면 실수는 데이터가 된다. 나는 믿는다. 시련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대부분 일시적이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 동안의 태도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에너지를 모으는 태도, 쉬어야 할 때 쉬고, 원하는 걸 위해선 아주 작게라도 시작하는 태도다.
오늘의 나는 두 가지 질문만 품는다. “지금은 쉴 때인가, 시작할 때인가.” 답을 들은 뒤, 한 걸음만 떼면 된다. 전진하든, 침대로 이동하든... 그 한 걸음이 레몬같은 시련을 레몬에이드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