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작가가 멘탈 붙잡는 법
오늘도 또 반려다.
이로써 올반려를 받았다.
웹소설 작가는 항시 구직 중인 취준생이나 다름없다.
물론 엄청 잘 나가는 탑 작가의 경우는 물론 다르겠지만.
어둠의 심연을 기어 다니는 나 같은 작가들이 그렇다.
근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멘탈이 깨졌느냐고?
솔직해지자.
이번에 투고 돌리면서 나는 거의 다 합격할 줄 알았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던 것이다.
4년 동안 작업하면서 기존 출판사와 차기작을 하고, 작컨(작가 컨택) 들어온 출판사와 작업하느라 투고 허들이 이렇게 높았다는 걸 까먹고 있었다는 거다.
첫 번째 작품 투고 돌릴 때를 떠올렸어야 했는데...
몇 년 지났다고 그새 배에 기름기가 낀 모양이었다.
첫 작을 투고하던 시절, 나는 투고만 50군데를 돌렸다.
못 들어본 출판사, 처음 들어보는 출판사 온갖 곳에 다 돌렸다. 제발 내 작품 좀 봐주십사 하면서 출판사마다 다른 투고 양식을 일일이 다 채워 넣으며 회신이 오기를 전전긍긍 기다렸더랬다.
그중에는 아예 회신이 없는 곳도 있었고, 몇 곳에서는 긍정 회신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출판사에서는 반려 메일을 주었다.
그때는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반려를 받아도 그다지 멘탈이 깨지지 않았다.
그때 내 목표는 오로지 "출간"이었으니까.
단 한 곳이라도 내 작품을 출간해주겠다고 한다면 나는 만족할 수 있었다.
근데 그 사이 내 욕심도 조금 커진 모양이다.
대형 출판사 위주로 돌린 투고에 전부 합격하리라는 근거 없는 망상 같은 욕심말이다.
올 반려를 받은 이 원고를 어쩌지?
투고 양식 채우고도 한 며칠 더 작업해서 10만 자나 되는 원고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한다.
목표가 단지 "출간"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이 원고로 돈도 벌고 싶고, 작가로의 커리어도 쌓고 싶다.
그러니까 멘탈이 터지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거다.
누구는 몇십만 자를 버리고도 다시 쓴다는 데,
내 손목은 가냘프고, 욕심은 알량해서 단 만자라도 아쉬운 상황이다.
이거 살릴 방법 없나?
그러면서도 터진 멘탈 붙잡느라 긍정회로를 돌려본다.
일단 전에 써둔 원고, 기획 중인 원고 다시 써서 투고 돌려야지.
리메이크해서 써봐야지.
뭐 그런 생각들.
내가 넥스트 스텝을 생각하는 건 거절에서 빨리 회복되기 위해서다.
그래서 스스로 자존감을 깎아먹는 일을 멈추기 위해서.
솔직해지자.
출판사 관계자님들아!
나 거절받아서 마음 아팠거든.
근데 오늘까지만 슬플 거야! 나중에 대박 작가돼서 다시 만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