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길도 한걸음부터
요즘 사람들이 의외로 간과하는 게 있다.
회사 다니면서 사이드 잡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나 본데.
사회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부업한다고 회사에 소문나는 순간, 고과를 똑바로 더 챙겨야 한다.
내가 다닌 회사에서는 그랬다.
회사 PC에 트래킹 시스템이 깔려있어서 전산팀에서 내가 무슨 작업을 하는지, 어디서 무얼 다운로드하는지 다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매일 전산팀에서 내 PC를 감시하는 건 아니다.
(그 사람들도 하는 일이 있다.)
하지만 감사가 나오면 내 PC 히스토리를 전부 제출해야 했다.
그런데 거기서 뭔가 엄한 파일과 프로그램이 나왔다면?
그거 감당할 자신 있나?
매일 저거 하느라 고과가 저따위였나? 하는 말도 들을 수 있다.
내 경우는 아니지만 타 팀에서는 업무시간에 개인적인 업무를 과도하게 했던 게 밝혀져서 그 직원은 결국 퇴사했다.
난 업무와 관계된 파일이었는데도, 좀 사적인 파일들이 많이 나와서 (휴가신청사유와 제출 증빙용 기록 스캔파일 등) 숨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ㅈ소기업 다닌다고, 그런 프로그램 없다고 자만하지 말고.
회사 PC로는 헛짓거리하지 말자.
제일 먼저 하는 건 겸직신청부터 하는 거다.
분명히 회사 사규에 그런 게 있을 거다.
취업규칙이라든가. 고용계약서라든가.
그런 게 있는지도 모르겠다면 물어보기라도 하자.
"혹시 겸직신청 같은 거 있어요?"
그래서 담당자에게 당신이 당당히 헛짓거리를 한다고 미리 밝히자.
나는 웹소설 쓰면서 팀장님한테 말씀드렸는데 다행히도 허락을 받았다.
대신에 "나도 읽고 싶은데?" 하셔서 좀 곤란했다.
왜냐면 팀장님. 제가 쓰는 건 19금 불가였어요...
팀장님도 성인이고, 저도 성인이지만.
제가 이딴 걸 쓴다는 사실을 팀장님은 모르셔야 한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