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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ach》 곡 리뷰

by 김성대


Blew



헤비메탈 하면 성차별적 풍자와 사이비 사탄주의가 떠오른다. 우리 음악은 헤비했어도, 메탈은 아니었다.

크리스 노보셀릭


《Bleach》는 크리스의 축축한 베이스로 문을 연다. 베이스 음이 필요 이상으로 낮았던 건 88년 크리스마스이브 세션 때 밴드가 주로 쓰던 D 스탠더드 튜닝을 드롭 C로 조율해 연주한 버전을 그대로 앨범에 실은 탓이다. 그게 괜찮게 들렸는지, 그날 보컬 파트에 계속 불만을 가졌던 커트는 <Blew>만은 유일하게 마음에 들어 했다. 기타와 보컬 멜로디가 나란히 가다 기타 솔로를 포함해 몇 차례 부침을 겪은 뒤, 희망적인 반복구로 마무리하는 이 곡을 평론가 사이먼 레이놀즈는 “음침하고 진흙탕 같으며, 불량한 전통 록”이라고 묘사했다.

커트는 덫과 통제를 주제로 한 노래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가로막는 상대에 힘껏 맞서고 있는데, 작가 윌리엄 E. 스페백은 “매번 새로운 단어로 끝맺는” 작문 형식에서 존 레논을 계승한 커트를 보았다. 비록 최종 가사는 최초 노랫말과 달랐지만 한국의 강산에 풍 “넌 뭐든 할 수 있다”는 내용만은 변치 않았다. <Blew>는 그래서 커트가 팬들에게 보낸 동기 부여 메시지로 읽을 여지도 있다.



Floyd the Barber



드럼을 끝으로, 악기가 하나씩 빠져나가는 이 곡의 아우트로는 유명하다. 너바나는 원래 <Floyd the Barber>를 《Bleach》 오프닝 곡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마이클 아제라드는 이 트랙에서 커트가 단순히 기타를 따라가는 대신 리듬, 코드 변화에 맞춰 대위법에 가까운 보컬 멜로디 라인을 설정한 걸 들었다.

노래 주인공인 이발사 플로이드는 60년대 초 유명 시트콤 『앤디 그리피스 쇼The Andy Griffith Show』에 등장한 인물로, 커트는 그를 모든 사람들이 밀실 공포에 시달리는 작은 마을로 데려와 프로이트식 거세 악몽을 덧입혔다. 여기서 면도shaved와 수치심shamed이라는 라임을 앞세운 커트의 엽기 스릴러 시나리오 속 이야기는 대뜸 전체관람에서 ‘19금’으로 반전한다.

<Floyd the Barber>는 멜빈스의 그늘에서 태어난 곡이다. 그래서 드럼도 멜빈스 드러머가 쳤다. 그러니까 《Bleach》의 두 번째 곡은 88년 1월, 데일 크로버와 함께 녹음한 너바나의 첫 정규 데모에 수록된 버전이라는 얘기다. 나중 <Sliver>를 연주할 드러머 댄 피터스의 말처럼 “커트 뒤에서 드럼을 연주한다는 건 데일 크로버의 자리를 채우는 것”이었다. 커트는 그만큼 크로버를 드러머로서 신뢰했다. 채드보다 더 단단하고 힘 있는 드러밍을 구사한 크로버는 <Floyd the Barber> 외 <Paper Cuts>와 <Downer>에도 이름을 올렸다. 채드 역시 시도해 본 곡들이지만 그의 버전은 크로버 버전을 넘어서지 못했다. 커트는 결국 크로버가 연주해 둔 소스를 리믹스해 《Bleach》에 담는다.



About a Girl


커트는 욕조에서 줄곧 《Meet the Beatles》를 들었다. 그리곤 비틀스 초기 음악의 방정식을 해독했다고 선언했다.

크리스 노보셀릭


난 팝에 심취해 있었고, 알이엠과 1960년대 음악을 정말 좋아했다 (...) 나는 메탈헤드 관객을 확보해 그들에게 다른 걸 들려주고 싶었다.

커트 코베인


<About a Girl>을 처음 들었을 때 스미더린스의 <Blood and Roses>인 줄 알았어요. 물론 커트의 목소리가 나오자마자 이야기는 달라졌지만요.

존 아우어Jon Auer, 포지스The Posies 보컬/기타



앞서 살펴봤듯 커트는 어릴 때부터 비틀스를 좋아했다. 특히 존 레논의 불안한 정서에 커트는 ‘취저’ 당했다. 여섯 살 때 이모 메리의 LP들을 뒤적이다 토막 난 아기 인형과 고깃덩이를 몸에 얹은 채 미소 짓고 있는 멤버들 모습이 담긴 비틀스의 《Yesterday and Today》 커버 사진을 보고 울었던 커트. <About a Girl>은 바로 그 비틀스의 유산이었다. 89년 이탈리아 라디오 방송국Radio Onde Furlane과 한 인터뷰에서 커트는 이 곡에 드리운 비틀스의 영향을 시인했다.


“다섯 살 때부터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비틀스 음악을 열심히 들은 만큼, <About a Girl>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비틀스였다 말하고 싶네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들의 시기는 《Rubber Soul》 때로, 그 앨범의 기타와 단순한 멜로디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내 생각에 최고의 팝송은 1960년대에 만들어졌다고 보는데요, 실제 <About a Girl>을 쓰기 전날 밤 비틀스 노래를 계속 듣고 있었어요. 일부러 비틀스 같은 곡을 쓰려 한 건 아니었는데 다음 날 그냥 흘러나와서 자연스럽게 썼네요.”


커트는 이모 메리를 통해 비틀스를 만났다. 어린 그는 살짝 그로테스크한 이 재킷 사진을 보고 무서워서 울었다.


<About a Girl>은 자타공인 비틀스의 공식이었지만 커트는 서틴스 플로어 엘리베이터스13th Floor Elevators의 <You’re Gonna Miss Me>도 분명 참고했다. 찰스 R. 크로스의 책에선 커트가 크리스, 채드 앞에서 이 노래를 불렀고 둘 다 마음에 들어 했다고 나와 있다. 곡 제목도 그 자리에서 “뭐에 관한 곡이야?” 하는 채드의 물음에 커트가 “어떤 여자애에 관한 거야”라고 대답한 데서 <About a Girl>이 됐다는 얘기다. 그 여자애는 다름 아닌 트레이시 머랜더였다.


커트는 《Bleach》 수록곡들 노랫말에 개인감정을 넣지 않았다고 했다. “가사는 별생각 없이 썼어요. 그래서 너무 뻔하죠.” 하지만 당사자 말과 달리 《Bleach》의 많은 곡들엔 커트 삶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상황이 녹아 있다. <About a Girl>도 마찬가지다. 이 곡은 춥고 배고팠던 커트를 한때 먹여 살린 트레이시 머랜더에게 바치는 곡이었다. “왜 나에 관한 노래는 안 만드는 거야?” 한날 트레이시가 물은 말에 대한 응답이었을까. 뒤끝 있는 커트는, 일자리를 구하지 않으면 집에서 쫓아내겠다던 여자 친구의 반협박에 응수하는 가사“하지만 난 매일 밤 널 공짜로 볼 수 없어But I can't see you every night free”를 넣어 <About a Girl>을 썼다.


<About a Girl>은 기타 리프와 보컬 멜로디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시소seesaw 구성이다. 그래서인지 곡이 머금은 탄력에선 연인 사이 ‘밀당’ 느낌도 든다. 이 곡을 “그런지와 팝 사이 가교”처럼 느낀 크리스는 거기에 팝 성향의 워킹 베이스 라인을 얹었다. 리듬과 코드, 멜로디까지 겉모습은 한없이 살갑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커트가 이 곡을 썼을 때 트레이시와 커트 사이는 흔들리고 있었다. 88년 데모 버전 마지막 구절에서 그가 부른 다른 가사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어I do wonder why I’m here”는 그 균열의 정황이었다.


찰스 R. 크로스의 말대로 이 곡은 커트의 작곡가로서 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거듭 말하지만 그 핵심엔 비틀스가 있다. 서브 팝 입장에서 <About a Girl>은 “부끄러울 정도로” 멜로딕하고 비틀스적인 노래였다. 당연하다. 비틀스 풍 멜로딕 팝은 뮤지션 커트가 지켜내려 한 핵심 가치였으니까.



School


너바나는 중간 템포 블랙 사바스, 블랙 플래그, 스투지스에 약간의 베이 시티 롤러스를 얹은 듯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서브 팝이 묘사한 너바나 음악은 커트가 자신의 초기 창작물을 설명한 내용“정말 거친 리프 록”과 같은 맥락이었다. 커트는 그런 음악을 위해 “레드 제플린과 비슷하되 더 난폭하고, 최대한 공격적이며 비열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나 커트는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기타 연주와 노래를 동시에 할 줄 몰랐다. 라이브에서 노래가 약했던 건 그래서다. 고민 끝에 그가 다다른 결론은 하나.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도록 기타 파트를 단순하게 작곡하는 것이다. <School>은 그 대표 격이었다.


<School>은 쿨하지 못한 시애틀 언더그라운드의 속물근성을 겨냥한 은유였다. 커트와 크리스가 시애틀에 와 가장 싫었던 건 끼리끼리 어울리는 배타적 파벌이었다. 커트에게 그건 철없는 고등학생들이나 할 법한 짓이었다. 이 노래는 그래서 최초 ‘The Seattle Scene’이라는 제목을 달 뻔도 했는데, 그건 커트가 만든 기타 리프가 전형적인 ‘서브 팝 그런지 리프’처럼 들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제가 지닌 불편한 정서는 음악에도 투영됐다. 두 음 사이를 일렁이는 메인 기타 리프는 학교 일상의 단조로움을 표현한다. 두 번째 후렴구 뒤 불협화음 코드와 짧은 기타 솔로는 그 단조로움에 대한 불만이며, “다시 고등학생이 되었네you’re in high school again” 하는 낮은 자조는 일순 폭발적인 샤우팅이 되어 ‘시애틀 파벌’을 음악으로 뒤엎는다. 이 곡에선 더블 베이스 드럼을 곁들인 채드 채닝의 가장 창조적인 리듬 선도 놓칠 수 없다.


내 가사는 모순 덩어리야. 매우 솔직하고 비꼬는, 바보와 괴짜가 함께 있는 느낌이 들지. 난 그것들을 통해 아이러니하면서도 희망에 찬 반박을 하거나, 너무 오래돼 낡은 관습과 허황된 이상론에 부딪혀 보려는 거야.

커트 코베인


《Bleach》 수록곡들엔 반복되는 한 구절짜리 가사가 많다. 커트는 그런 “너바나 음악을 찢어놓을 듯이 위협”하는 간결한 가사 스타일을 단기 기억상실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중에 노래를 망치지 않기 위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가사를 쓰기로 결심한 거지.” 중에서도 <School>은 특히 단순해서, 단 열다섯 단어로 작사를 끝냈다. 다만, 마이클 아제라드가 지적했듯 보편적으로 감지되는 너바나 가사의 빈약성은 “커트의 다양한 보컬 스타일과 프레이징, 귀에 쏙 들어오는 리프 덕분에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마크 피커렐Mark Pickerel, 스크리밍 트리스 드러머의 말처럼 “노래 4마디로 관중을 열광하게 만드는” 밴드의 색깔이 된다.


커트는 ‘러시안룰렛’처럼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르는 만성 복통에서 자신의 노래가 나온다고 했다. <School>의 경우 브리지를 꿰뚫는 파괴적이고 절망적인 외침이 그렇다. <School>은 “순수와 상투성의 조합”이라고 커트가 자평한 《Bleach》에서 <Blew>, <Floyd the Barber>, <Love Buzz>와 함께 당시 대학가에서 자주 튼 인기 노래였다.



Love Buzz


좀 더 헤비하게 녹음했다면 좋을 뻔했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신하지 못했던 시절이라 <Love Buzz>는 최근 녹음에 비해 다소 초라한 결과물이다. 원래는 인트로에 만화 효과음을 넣을 생각이었지만 브루스가 너무 길어진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난 어린이 음반들에도 관심이 많아 그것들을 수집해 음악에 뒤섞곤 했다.

커트 코베인, 1993년 『NME』와 인터뷰에서


너바나의 태동기였던 1987년 초, 60년대 사이키델릭 록에 빠져 지낸 크리스는 네덜란드 록 밴드 쇼킹 블루Shocking Blue 음악도 즐겨 들었다. <Love Buzz>가 그들 곡으로, 69년작 《At Home》에 수록됐다. 크리스는 이 앨범을 레코드 가게 세일 때 발견했다. 하지만 정작 커트는 그 음반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Venus>는 좋았는지 굳이 해야 한다면 저 노래 커버를 커트는 원했다. 영국 걸그룹 바나나라마Bananarama가 없었다면 우린 너바나의 <Venus>를 만났을지 모른다.



<Love Buzz>는 두 사람의 믿음을 다룬 사랑 노래였다. 커트가 부른 버전에서 화자는 사랑하는 상대가 자기처럼 사랑의 설렘, 분위기를 함께 느끼길 원한다. 커트는 이 정서를 유지하기 위해 원곡의 첫 구절을 빼고 마리스카 베레스Mariska Veres, 쇼킹 블루 보컬가 부른 나머지 노랫말을 모두 바꿨다. “여태껏 녹음한 곡들 중 가장 허술한 것 같다.” 커트는 버트홀 서퍼스와 미트 퍼펫츠Meat Puppets 영향 아래 해석한 <Love Buzz>가 너무 가볍게 들린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 책임을 채드에게 돌렸다. 커트 귀에 채드의 드러밍은 깔끔하긴 했지만, 데일 크로버만큼 강렬하거나 묵직한 맛이 전혀 없었다. 어쩌면 원곡의 화려한 드럼 솔로가 커버 버전에서 빠진 이유도 채드의 연주에 대한 커트의 불신 때문일지 모른다.


앞서 커트가 말한 대로, 여러 아동용 음반들을 짜깁기해 만든 당초 45초 분량 사운드 콜라주 인트로는 브루스 파빗이 반대해 10초로 줄었다. 그나마 10초 분량도 싱글에만 반영됐을 뿐, 앨범에선 완전히 들어냈다. 커트는 이 과정을 ‘회사의 통제’로 느꼈다. “그들은 끊임없이 우릴 통제하고 있었어요. 메이저 레이블에서나 할 법한 일을 똑같이 하면서 독립 레이블이라 주장하고 있었죠.” 커트는 이 불만을 앨범 꼬리에 있는 <Big Cheese>에서 다룬다.


너바나의 <Love Buzz>는 원곡의 메인 기타 리프를 베이스로 옮겨 출발한다. 초기 테이크에선 기타가 함께 나아갔는데 편곡 과정에서 크리스의 독주가 더 나은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정적을 찢는 탄력적인 베이스와 이내 합류하는 드럼 비트가 은밀히 스미는 커트의 디스토션 기타로 샤워하며 곡은 이른 궤도로 접어든다. 유-멘의 <Solid Action>, 섬 벨벳 사이드워크Some Velvet Sidewalk의 <I Know>와 함께 <Love Buzz>를 짧게 리뷰 한 에버렛 트루는 이 광경이 “잔인한 투 코드 그런지 비트가 기타의 괴물 같은 힘이 울부짖을 수 있는 슬픈 토대를 마련”한다고 썼다. 이어 에버렛은 같은 리뷰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Love Buzz>는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사랑 노래다.”


<Love Buzz> 싱글이 나온 88년 11월, 커트는 “아름답고 부드럽고 달콤하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대중에게 어필할 것”이라는 확신에 찬 소개 글을 싱글에 첨부해 대학 라디오 방송국 KCMU로 보냈다. 하지만 트레이시가 커트를 올림피아로 데려가기 위해 왔을 때, <Love Buzz>는 이삿짐을 다 쌀 때까지도 나오지 않았다. 커트는 KCMU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구역을 벗어나기 직전 주유소 공중전화로 직접 <Love Buzz>를 신청했다. 30분 넘게 기다린 끝에 곡이 나왔고, 커트는 차에서 “얼굴 가득 미소를 띤 채” 첫 방송을 탄 자신의 첫 싱글을 들었다.


음악으로 먹고살 수 있는 현실에 한 단계 더 다가간 기분이었다. 그땐 밴드를 하며 투어를 돌거나 클럽에서 연주하고, 가끔 라디오에서 내 노래를 듣는 것이 인생 목표였다. 그 이상을 기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때만 해도 커트는 성공에 목말라한 배고픈 로커였다.



Paper Cuts



《Bleach》는 꽤 극단적이에요. 잔인하고 헤비하게 비명을 지르는 <Paper Cuts>와 팝적이고 행복한 <About a Girl>을 맞물려 만든 셈이죠.

커트 코베인, 1989년 『뮤직 뷰』와 인터뷰에서


느리고 흔들리는 비트, 포효하는 보컬, 숙고하는 코드 진행이 특징인 섬뜩한 <Paper Cuts>는 앨범의 모든 트랙 중 멜빈스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곡이다.

마이클 아제라드


꼭 데일 크로버가 드럼을 쳤기 때문은 아니다. 투박한 리듬과 묵직한 기타 리프를 가진 <Paper Cuts>는 확실히 멜빈스의 잔향으로 그득하다. 노랫말 일부는 실화로, 창문에 페인트를 칠한 방에 남매를 가둬 밥때가 돼서만 문을 열어주거나 변기로 쓴 신문지 더미를 치운 애버딘의 한 가족 이야기다. 커트는 그 남매 중 한 명과 아는 사이였는데, 그는 동네 마약 딜러 그런트Grunt의 똘마니였다. 마이클 아제라드는 코러스에서 밴드 이름Nirvana을 14차례 반복해 부르는 이 곡에서 커트가 느낀 소외감을 보았다. 저 남매가 처한 학대에 커트가 겪은 엄마의 방임을 투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다. “악마에 홀린 블랙 사바스” 같은 <Paper Cuts>의 주술적인 프리 코러스는 앨리스 인 체인스의 《Dirt》 시절을 예감케도 한다.



Negative Creep


우린 켈틱 프로스트를 자주 들었어. 정말 헤비한 그들 음악을 들으며 ‘우리도 튜닝을 D로 낮추자’ 했는데, 이미 우린 E플랫까지 내린 상태였지.

크리스 노보셀릭


커트는 헤비 록 사운드와 펑크 록의 단순함을 완벽하게 결합할 줄 알았다.

데이먼 로메로Damon Romero, 러시Lush 기타


너바나는 헤비 록을 펑크 톤으로 연주하는 3인조다.

커트가 쓴 88년 데모 테이프 《Safer than Heaven》 소개말에서



커트는 생전 자기 고향에 대해 꾸준히 또 일관되게 “끔찍했다”고 말해 왔다. 89년 10월 말, 영국 《메탈 포시스》의 칼 윌리엄스Carl Williams와 나눈 인터뷰에서도 그는 비슷한 말을 했다. “상점 하나, 주유소 하나, 폐차장 하나가 전부였던 동네죠.” 단, 커트는 <Negative Creep>이 애버딘을 다룬 노래였냐는 질문엔 “아뇨, 그냥 일반적인 비하예요”라며 선을 그었다.


시작부터 압도하는 헤비 기타 리프는 “쓰리코드로 스래시thrash를 하는” 느낌을 준다. 평론가 데이브 톰슨Dave Thompson은 이를 “펑크와 메탈 사이 거친 고랑을 개척”했다고 썼고, 커트 자신은 “빠른 템포의 블랙 사바스 블루스”로 묘사했다.

<Negative Creep> 노랫말은 반사회적 인물의 1인칭 서술로, 그 안에서 울부짖는 “약에 취한 부정적인 인간”은 커트 자신이었다.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성관계를 가진 소녀 입장을 대신했다는 코러스 가사daddy’s little girl ain’t a girl no more는 한때 머드허니의 곡 제목Sweet Young Thing Ain’t Sweet No More과 비슷해 시애틀 음악 커뮤니티 내에서 의심을 사기도 했다. 커트는 고의가 아닌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며 인용 사실을 완전히 부인하진 않았다.


<Negative Creep>은 많은 그런지 노래들에서 들을 수 있는 10대의 불안과 성장통을 담고 있다. 이는 아마도 어느 시대에나 있는 10대가 자기들 입장을 대변해 주는 너바나에 공감하고 열광하는 결정적 이유일지 모른다. 에버렛 트루는 커트의 갈라지고 상처 입은 목소리에서 “아기가 울고 버스가 충돌하고 고층 빌딩이 무너지는 최악의 악몽이 한꺼번에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 곡의 라이브 버전에서 커트가 내지르는 포효를 들어보면 에버렛의 말을 수긍할 수 있다.



Scoff



“우리 가사는 어떤 면에서 알코올 중독과 관련 있는 것도 같다. ‘내 술 돌려줘gimme back my alcohol’ 같은 <Scoff> 노랫말처럼.”

커트 코베인, 1989년 라디오 원Radio One과 인터뷰에서


<Negative Creep>에서 촉발한 10대들의 불안은 <Scoff>에서 부모의 다툼과 언쟁으로 번진다. 이 곡엔 커트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부모로부터 저평가되었다고 느낀 본인의 모습이 녹아 있다. 후렴구에서 커트는 “백만 명을 치유하고 백만 명을 죽여”라고 노래하는데, 이는 상처를 치유하는 알코올의 효력과 음주 운전 등 다른 방식으로 남용하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알코올의 이면을 모두 언급한 부분이다. 그것은 또한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힘이 가진 양면성을 암시하기도 한다. 부모란 자녀의 치유를 도울 수도 있고, 자녀에게 정서적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것이다. <Scoff>는 <Floyd the Barber>처럼 툭툭 끊는 헤비니스 트랙이면서 저 곡보다 더 경쾌하고, 코러스를 휘젓는 드라이브감도 같은 곡을 넘어선다.



Swap Meet



<Swap Meet>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너바나 노래다. 블랙 사바스 것이 아닌, 올림피아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리치 젠슨, 서브 팝 총괄 매니저


<Swap Meet>는 《Bleach》 곳곳에 매설된 쿵쾅거리는 하드록을 이어가되, 슬러지는 줄이고 몇몇 견고한 기타 리프에 기댄 에너제틱한 곡이다 ... 훅이나 놀라운 기타 리프에 한눈팔지 않고 앞만 보며 달리지만, 80년대 그런지를 모티프로 한 보컬 멜로디는 살짝 미숙하게 들린다.

윌리엄 E. 스페백, 『Nirvana: every album, every song』 저자


채드에 따르면 이 곡의 처음 제목은 ‘swap meat’였다. 벼룩시장 또는 중고 가게에서 고가 중고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부부의 독특한 이야기. 노랫말에는 2004년에야 공개되는 너바나 초기 곡 <Mrs. Butterworth>에서 다룬 ‘유목과 삼베’ 공예품 파는 장면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세간에선 크리스가 그레이스 하버 노스웨스트 공예학교Grays Harbor Institute of North West Crafts에서 커트를 만난 이야기가 회자됐지만, 훗날 이는 밴드 홍보를 위한 거짓 내용으로 밝혀졌다. 갈 듯 말 듯 이지러진 커트의 기타 리프에 맞서거나 순응하는 채드의 드러밍은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곡의 화자는 그 정글 같은 리듬을 헤치며 “그는 담배를 가슴 가까이에 갖다 댄 채he keeps his cigarettes close to his heart”라고 노래하는데, 여기엔 술에 의지해 하루를 버틴 <Scoff>의 10대처럼 또 다른 버팀목에 의지하는 당대 청춘들의 모습이 담겼다.



Mr. Moustache


《Bleach》 발매 뒤 워싱턴 대학 신문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커트는 너바나 음악엔 “증오에 기반 한 우울하고 복수심에 찬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얼터너티브 밴드가 칵-록cock-rock 밴드와 구별되는 유일한 차이점을 ‘후렴구와 전혀 상관없는 단어로 곡 제목을 짓는 것’이라고도 했다. <Mr. Moustache>에는 커트가 한 저 말들이 모두 반영돼 있다. 즉 ‘콧수염’이라는 제목은 커트가 그토록 혐오했던 마초남을 상징하면서, 올림피아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독선적 채식주의자를 비꼬는 단어였던 것이다. 이 내용은 2인칭 주인공이 상대를 논평하는 역할을 맡아 진행된다.



곡은 커트가 그린 만화 ‘Mr. Moustache’에서 태어났다. 영화 『커트 코베인: 몽타주 오브 헥』에서 충격적인 애니메이션으로 거듭난 이 만화에는 두터운 콧수염에 사냥총을 든 ‘마초 꼰대’가 자기 아이를 어떤 식으로 키울 건지에 관해 떠든 내용이 담겨 있다. 커트는 이 노래 외에도 가사에 종종 총을 등장시켰는데, 총들은 맥락에 따라 각기 다른 은유로 쓰였다.

구불구불 흘러가다 헤비메탈 성향으로 바뀌는 메인 기타 리프에 채드의 빠르고 신나는 리듬이 엉긴다. 그런지도 메탈도 아닌 이 곡 역시 멜로디를 사랑하는 커트의 멜로디 감각이 코러스에서 작렬하며 너바나의 팝 지향성을 의심치 못하게 만든다. 거침없이 미끄러져 나가던 곡은 마지막엔 멜빈스를 연상시키며 천천히 스러진다.



Sifting



<Sifting>은 ‘과소평가된 너바나 노래’로 팬들이 자주 꼽는 곡이다. 그러나 정작 곡을 쓴 당사자는 그렇지 않았던 듯 보인다. 89년의 한 공연에서 <Even in His Youth>를 연주하려던 커트에게 크리스가 <Sifting>을 제안했을 때 “그 곡은 구려”라고 커트가 말했기 때문이다. “판지처럼 뻣뻣한” 리듬을 타는 이 트랙에서 커트는 교사 혹은 설교자 역을 맡아 그들 말이 얕고 가르칠 게 없다는 걸 에둘러 나타낸다. 윌리엄 E. 스페백은 페컬 매터 데모 테이프의 <I Don’t Want You>라는 곡에서 취한 반종교적 입장에서 이 곡과의 연결고리를 찾기도 했다. 팝 멜로디를 사랑하는 커트는 이 곡 후렴구에서도 역시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시작부터 곡을 주도하는 채드의 드럼은 커트의 불만대로 데일 크로버에 비해 확실히 힘이 못 따라주는 느낌이다. 너바나에서 그가 선별sifting될 순간이 머지않았다.



Big Cheese



녹음 일에 지나치게 비판적이었던 조나단을 대하며 내가 느꼈던 모든 압박감을 표현한 곡이다.

커트 코베인


<Big Cheese>는 89년에 나온 《Bleach》 CD에 보너스 트랙으로 실렸다. 마찬가지로 멜빈스 영향이 듬뿍 감지되는 이 곡의 주인공은 조나단 폰맨. 너바나 멤버들은 스튜디오, 사무실, 투어에서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속사 대표의 말을 따라야 했다. 이러한 것들이 위압적인 느낌을 주자 커트는 크리스의 도움을 받아 ‘명령을 따르는 일’이 얼마나 괴로운지 암시하는 노래를 만들었다.이 곡은 크리스가 《Bleach》 작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곡이다. 즉 <Big Cheese>는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극한까지 갈 수 있는 직원과, 그들끼리 경쟁하도록 강요받는 조직 상황을 암시하고 있다. 작가 스페백은 마초 성향에다 자신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며 지나치게 간섭하는 윗사람을 일갈한 이 곡의 “체다 치즈 같은” 날카로운 리듬이 아랫사람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아제라드는 그런 노래에서 “자신에게 특정한 상황을 보편적인 것으로 바꾸어내는 커트의 전형적인 재능”을 목격했다.



Downer



나는 정치적인 펑크 록 ‘블랙 플래그 가이’가 되려고 했다.

커트 코베인


커트는 <Downer>의 노랫말이 자신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 채 단어를 조합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것은 “가련한 인간 군상에 보내는 커트의 애도”였다.

스페백의 표현대로 “나르시시스트처럼 중얼거리고 투덜거리는” 크리스의 베이스 위에서 트리플 스네어로 내달리는 데일 크로버의 드러밍은 힘과 속도를 모두 머금어 밴드를 한껏 몰아붙인다. 커트는 그 안에서 ‘보수적인 공산주의자 또는 종말론자’로 묘사한 신god에게 비꼬는 듯한 감사를 전하며 자신의 뒤틀린 진심을 드러낸다. 이 냉소적인 속내는 1991년 1월 에버그린 대학교에서 열린 ‘노 모어 워즈No More Wars’ 자선 공연에 출연한 커트가 걸프전 반대 연설을 열정적으로 펼친 뒤 망치로 기타를 부수며 무대를 마무리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Beans



당시엔 우리만의 독특한 사운드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그런 걸 해낼 만큼 독창적이지 않다고 여긴 거다 (...) 《Bleach》는 그래서 일부러 1차원적이고 '록'에 가깝게 만든 앨범이다.

커트 코베인


<Beans>라는 곡이 있다. 잭 케루악Jack Kerouac의 책 『다르마 행려』를 바셀린스 스타일에 얹은 노래다. 커트는 언젠가 데뷔 앨범에서 더 다양하고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했지만 서브 팝의 명시적, 묵시적 저항에 부딪혔다고 말한 적이 있다. <Beans>는 그런 커트의 복안 중 한 조각으로, 《Bleach》에 담을 생각으로 만들어둔 네 곡짜리 데모 ‘이상하고 기발한 노래들weird, quirky songs’에 있던 트랙이다. “조나단은 이 노래를 듣고 우릴 저능아로 여겼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브 팝의 저러한 제약은 너바나가 음악 정체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 에어로스미스와 블랙 사바스에서 성장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야 스크래치 애시드, 버트홀 서퍼스를 통해 너바나의 ‘뉴웨이브’가 파생된 것이다.


《Bleach》는 블랙 사바스처럼 강력했고 비틀스처럼 멜로딕 했다. 비록 『롤링 스톤』은 “특징이 없고 70년대 리프를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라며 혹평했지만 들어본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사운드가든의 킴 테일부터가 그랬다. “《Bleach》를 처음 들었을 때 ‘세상에, 내가 들어본 로컬 밴드 중 가장 멋진 팀이다’ 하고 생각했죠. 실비아 준코사Sylvia Juncosa와 투어 할 당시 밴에서 가장 많이 틀었던 카세트테이프도 《Bleach》와 푸가지의 88년도 EP였어요. 《Bleach》는 사운드가든 멤버 모두가 좋아했습니다. 기타, 보컬, 베이스, 드럼 모든 것이 훌륭했죠.” 한번은 킴 테일이 《Bleach》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커트에게 얘기한 적이 있는데, 커트는 킴에게 이렇게 답했다. “고마워요.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당신이 그런 말을 해주니 너무 뜻깊네요.” 크리스 코넬이 너바나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더라 정도만 알고 있던 제리 캔트렐도 《Bleach》를 마음에 들어 했다. “처음엔 별로였지만 계속 들으면서 좋아하게 됐어요. 레인Layne Staley과 션Sean Kinney은 저보다 더 좋아했죠.”


<Negative Creep>과 <Endless Nameless>를 커버하고 있는 뮤즈. '로커' 매튜 벨라미는 너바나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Bleach》는 미국에서 190만 장 이상을 포함, 전 세계에 3백만 장 넘게 팔렸다. 발매 초기에는 판매량이 고만고만했으나 ‘《Nevermind》 효과’에 힘입어 급격히 팔려나갔다. 프로듀서 잭 엔디노는 이 서브 팝의 베스트셀러 최대 수혜자였다. “90년대 중반에 프랑스, 덴마크, 포르투갈, 호주,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10개국에서 일했어요. 매우 진지하거나 다소 순진한 밴드들은 하나 같이 ‘《Bleach》를 좋아한다’며 나한테 돈을 지불했죠.” 잭은 《Bleach》 이후 500장이 넘는 앨범을 다루었지만 어떤 앨범도 《Bleach》의 명성에는 못 미쳤다. 《Bleach》는 그렇게 록 역사에 굵은 획을 그었고 이기 팝이 가장 좋아하는 너바나의 앨범, 뮤즈의 매튜Matthew Bellamy가 일렉트릭 기타를 집어 들도록 자극한 앨범이 되었다.


데뷔 앨범을 냈다고 하루아침에 생활이 달라질 리는 없다. 너바나에게 반듯한 모텔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들은 운전하기 너무 더워지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 질 녘까지 밴 안에서 놀곤 했다. 그들 숙박은 대부분 밖이나 밴에서 했고, 운이 좋으면 팬이 잘 곳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한날은 텍사스의 한적한 동네 국립공원 근처에 주차를 했는데, 크리스는 그곳이 늪지대였다고 기억했다. 주차장 근처에 ‘악어 주의’라는 표지판이 있었고 멤버들은 파충류 공격에 대비해 야구 방망이와 투바이포 몽둥이를 밴 뒷좌석에 두었다. 그들은 끝내 허기를 못 참고 통조림 수프를 먹기로 결정, 방망이와 몽둥이에 엔진 오일을 부어 불을 붙인 뒤 수프를 데워 먹었다고 한다.


Bleach의 프로듀서 잭 엔디노가 1988년~1990년도까지 레시프로컬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썼던 믹싱 보드(RAMSA WR-T820)..jpg 《Bleach》 프로듀서 잭 엔디노가 1988년~90년도까지 레시프로컬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썼던 믹싱 보드(RAMSA WR-T820).


투어라는 것도 말만 그럴싸했다. 80년대 후반 너바나가 소화한 투어는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이 서는 허름한 바bar 공연으로, 공짜 맥주 한 상자에 출연료 100달러를 넘지 않는 무대 일색이었다. 채드의 증언에선 그때의 암울함이 묻어난다. “한 공연이 끝나면 다음 공연을 위해 기름을 채우고 음식을 배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돈만 벌었던 것 같다.” 제이슨 에버맨에 따르면 이 가난한 상황을 싫어한 커트가 자주 아프기까지 해 나머지 멤버들을 힘들게 했다. 그러나 마라톤 운전, 저임금, 적은 관객 수에도 불구하고 밴드의 사기만큼은 높았다. 그나마 크리스가 개런티 장부를 관리한 덕에 그 적은 돈으로 멤버들은 음반 가게에 가서 앨범도 살 수 있었다. 각자 원하는 앨범을 사고 남은 돈은 N분의 1씩 나눠가졌다. 피할 수 없는 고난을 즐기려는 밴드의 노력에 하늘도 감복한 것일까. 투어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관객 수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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