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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D-74

감사합니다

by 푸른국화
떨어져 버린 낙엽을 세지 말고
피어있는 꽃을 보며 정원을 바라보라.
어두웠던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좋았던 시간들을 세어가며 살아가라.
살아온 햇수를 세지 말고
친구를 세어가며 살아라.
- 딕시 월슨 -

어쩔 수 없이 힘들고 섭섭했던 날들은 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가끔 울분과 함께 과장된 이미지로 떠오를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퇴사일기의 시작은 감사했던 일들을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솔직히 감사할 일들이 훨씬 많기도 합니다.


첫 째, 나를 뽑아준 회사에 감사합니다.

둘 째, 그 덕분에 그동안 잘 먹고 잘 자고 잘 입고, 가끔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저축도 할 수 있었습니다.

셋 째, 일을 하면서 저도 같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넷 째, 저를 믿어준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섯 째, 저를 믿어준 것뿐만 아니라 사장님 같은 리더를 만난 것 또한 저에게 행운이었습니다. 좋은 인품과 박식함을 갖춘 사장님을 많이 존경했습니다.

여섯 째, 나의 팀원들에게 감사합니다. 덕분에 모든 것이 낯설었던 새직장에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일곱 째, 새직장만 낯선 게 아니라 팀장 자리도 낯설었던 부족한 팀장을 많이 감싸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덟 째,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새직장에서 외롭고 낯설까봐 먼저 다가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따스했습니다.

아홉 째, 여러모로 많이 어린 저를 존중해 주신 실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열 째, 거기다 입사 1주년 서프라이즈 파티까지 손수 열어 주시고, 꽃다발 깜짝 선물까지 감사드립니다.

열한 번째, 제가 많이 의지하고 있는 어느 부장님 많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당장에는 아니라도 문득문득 떠오르겠지요. 감사했던 분들과 좋았던 순간들이.

감사한 마음 항상 잊지 않겠습니다.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하염없이 사라지고
사라진 것은 그리움 될 것이니
(푸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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