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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색 공원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

명심견성(明心見性)

by 무공 김낙범


희미해진 나

동해안 양양의 어느 바닷가, 조그만 암자에 앉아 명상에 잠겼습니다. 바다의 기운을 더듬어가며 나의 단전에 흡수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뒷통수를 치면서 호통을 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직도 깨닫지 못했는가? 너의 작은 마음에 어찌 바다의 기운을 가둘 수 있단 말인가."

어안이 벙벙한 상태에서 문득 하나의 깨달음이 다가왔습니다. '그렇다. 바다의 기운을 흡수할 것이 아니라, 내 기운을 바다로 흘려 보내자.'

내 기운을 바다로 흘려보내기란 쉬웠습니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기운은 바다와 동기화 되었습니다. 이로써 나는 바다의 기운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번뇌를 내려놓는 용기

명심견성(明心見性), 마음이 밝아야 본성을 본다는 이 말을 생각해봅니다 . 우리 마음을 흐리게 만드는 번뇌들. 그것은 불안, 집착, 분노, 질투 등의 감정입니다.

내면의 아이는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어둠을 밝게 만들어주어야 내면의 아이는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맑지 못하면 우리 본성을 흐리게 만드는 구름과 같습니다. 하지만 구름이 하늘 그 자체가 아니듯, 이런 감정들 또한 우리의 본질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억압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그 감정이 한 걸음 물러서며 마음이 맑아지게 됩니다.


일상 속 명심견성의 실천

명심견성은 바닷가 암자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아침 산책길에서 어둠을 밝히는 여명을 바라보면서 내안을 밝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공원 의자에 조용히 앉아 호흡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떠오를 때 그것을 좇지 말고 바라만 보아도 됩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에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지금 이 선택은 내가 원하는 것인가?", "이 분노는 상대방 때문인가?"

이런 질문들이 쌓일 때, 우리는 점점 더 마음이 맑아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본성을 본 후의 삶

본성을 완전히 본다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조금씩 자유로워짐을 알 수 있습니다.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기보다는 내 안의 중심을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욕망에서 벗어나며 나만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 그것은 평온함이 아니라 생생한 깨어있음입니다. 바다의 거대한 기운을 흡수하기보다는 내 안의 기운을 내보냄으로써 우리는 자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명심견성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결국 '나다움'으로 돌아가는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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