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만의 로켓을 띄워 올린다는 것

인생이란 여정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좁혀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by 반전토끼


로켓방정식의 저주 혹은 딜레마라는 말이 있다.


학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가수 윤하의 <로켓방정식의 저주>라는 곡을 통해 이 개념을 알게 되었다.

치올코프스키의 로켓 방정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로켓이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 멀리 날아가려면 많은 연료가 필요하고, 많은 연료를 싫을수록 동체가 더 무거워져서 결국에는 날아가지 못하는 딜레마가 발생된다. 사람의 인생에 비유하자면 특정한 목표에 열정을 쏟아부울수록 역설적으로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수 윤하의 코멘터리를 유튜브 영상에서 봤었는데, 이런 로켓방정식의 저주에서 영감을 얻고 곡을 썼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윤하의 노래를 즐겨 들었고, 비슷한 나이 또래라서 그런지 공감 가는 곡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유독 <로켓방정식의 저주>라는 곡이 내게 와닿았던 포인트는 아래와 같다.






현실과 이상 속에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고, 계획 없는 노력으로 내 성과를 인정받고 싶지만, 결국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는 것






창작자로서 내 작품이 어떻게 평가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글들을 써내려 나가야 한다는 것과 어디 가서 인정받고 싶지만, 그러한 인정과 평판은 차근차근 작품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로켓방정식의 저주>라는 곡은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하기 이전에도 인생이라는 여정은 항상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좁혀나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대학에 가면, 취업을 하면, 결혼을 하면 등등이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면서 이상적인 라이프를 꿈꿨지만, 현실은 항상 원대한 이상에 비하면 누추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이 로켓방정식의 저주처럼 무언가를 강렬하게 원하고 다가가려고 할수록 그 이상은 오히려 나를 강렬하게 밀어내는 딜레마가 생긴다.



감명 깊게 봤던 영화 중에 <히든 피겨스>라는 영화가 있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으로 치열했던 1960년대, 인종과 여성차별을 딛고 나사(NASA, 미 우주항공국)에서 활약한 3인의 흑인여성천재들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도 보면 주인공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여성, 인종(흑인)이라는 차별의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 어찌 보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행위(사무실 청소, 유색인종별 시설 이용 등)를 요구해도 묵묵히 순응하면서 조직에 적응해 나가도 돌아오는 것은 인정이 아니라 냉대였다. 역설적으로 조직 혹은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원하면 원할 수록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가 생긴다. 오히려 내 강점을 알고, 내 신념대로 행동할 때 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비로소 조직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다.



나사에서 일해도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출근길에 불신검문을 받는 시대였다 출처 20th Century Studios Korea



앞서 말한 노래에서도 영화에서도 나만의 로켓(성과)을 띄운다는 것은 결국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좁혀나가면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작가로서 요즘의 나는 나만의 로켓을 안전하고 멀리 띄워 보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다. 얼마 전부터 브런치 멤버십을 시작했고, 몇 달 전부터 다른 장르 원고 쓰기에 도전해보고 있다. 이러한 시도를 해보기 전에는 항상 '이게 맞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지만, 수많은 생각의 끝에서 항상 도달하는 결론은 그냥 차근차근히 해보고 쌓아나가는 것 밖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은 미지의 세계로 가는 불안한 여정이다. 대기권 밖으로도 안전하게 나갈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는 하이리스크의 상태이다. 하지만 이 딜레마로부터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은 균형감 있게 현실적인 목표를 잡고 이에 걸맞은 나만의 궤도의 점을 끊임없이 계산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나만의 데이터를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로켓이 허공을 가르며 멋지게 비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의 인생이란, 아마도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으로 인한 불안감 속에서 나만의 로켓을 띄워 올리는 긴 여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본격 감성 수다 블록버스터 북끼리 라디오 스테이션>

https://youtu.be/85154raxDsk



<윤하-로켓방정식의 저주>

https://www.youtube.com/watch?v=Ox_wfL_JJy0&list=RDOx_wfL_JJy0&start_radio=1




헤더이미지 @Unsplash






































헤더 사진 Unsplash의 SpaceX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06화그게 돈이 되냐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