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그녀는 인터폰의 관리실 버튼을 누르고, 적막과 어둠이 가득 찬 거실에 공허하게 울리는 몇 초간의 인터폰 연결음을 들으며 무표정하게 기다린다. “뚜둑, 네, 관리실입니다, 말씀하세요.” 다소 무미건조한 경비 아저씨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다혜는 “안녕하세요, 여기 1302호인데요. 새벽마다 어떤 집에서 세탁기를 돌려서 저희가 잠을 못 자고 있어요. 조치를 취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사정하듯 말한다. 다혜의 말을 듣자마자 경비 아저씨는 한숨을 내쉬며 “어휴, 층간소음 때문에 저희도 민원을 하루에 몇십 통씩 받아요. 그런데 이 시간에 남의 집에 찾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중에 방문해도 우리 집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라. 내일 아침에 층간소음에 관한 주의 사항에 대해서 방송은 해드릴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아저씨의 말을 듣자마자 기운이 빠진 듯 다혜는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아침에 방송이라도 해주세요. 수고하세요”라며 힘없이 인터폰 종료 버튼을 누른다.
다혜의 풀 죽은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민훈은 그녀에게 살며시 다가가 어깨를 감싸 안으며 “거봐, 층간소음이라는 것 자체가 원인이 다양해서 어느 집에서 소리 내는지 정확하게 잡아내는 게 쉽지가 않아. 일단, 오늘은 자고 내일 주말이니까 해결 방법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 보자”라며 피곤하지만,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그녀를 달랜다. 민훈의 말에 짜증 난 목소리로 “관리실에도 민원 넣어봤자네, 언제까지 이 소음 속에서 살아야 하는 거야? 이 정도면 서울에서도 입지도 나름 괜찮은 데고, 소득 수준이나 학력 수준도 높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딜 가나 또라이는 있구나”라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다혜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힘없이 터덜터덜 침대 쪽으로 걸어간다. 그녀의 기분이 더 상하지 않도록 민훈은 다혜의 이불을 살며시 덮어주면서 “우리만의 방법을 찾아보자. 예전에 우리한테는 이것보다 더 힘든 일도 많았잖아”라며 위로한다. 그의 따뜻한 말과 함께 포근한 이불속에 누운 다혜는 스르르 눈이 감겼다.
“둥둥둥~위위윙~~~~.” “쿵! 쿵! 쿵!” “쿵! 쿵!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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