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잠깐만, 전화 끊지 마!”
낯선 남자의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띵동!”, 옆집 초인종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남자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집에 없나? 한 번만 더 눌러보자, 띵동! 아무도 없네”라고 혼잣말을 한다. 그러고 나선 “어, 나야! 잠깐 집에 들러가지고. 야! 너 그런 식으로 할래? 내가 잘못했어... 우리 좋았잖아. 이혼? 미쳤어? 어차피 우리는 끝을 알고 시작한 관계잖아, 왜 이렇게 질척대는 거야? 지금 바로 사무실 들어갈 거니까 가서 이야기해!” 화가 나지만 감정을 억누르려고 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진다.
이런 상황을 마주한 적이 처음인 다혜는 ‘뭐야... 옆집 아줌마 남편인가? 저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인데, 아침 드라마에서 불륜하고 있는 남자가 내연녀한테 하는 대사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통쾌하다는 듯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하하하, 멍청한 아줌마! 자기 남편이 바람피우는 줄도 모르고 다른 아줌마들하고 카페에서 저러고 있는 거야? 한심하다, 한심해! 하기야 딱 봐도 세상 물정 모르고 돈 많은 부모나 남편 의지하고 사는 인간이겠지. 저런 줄도 모르고 있는 척은!” 본의 아니게 옆집의 속사정을 알아버린 그녀는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속 시원해 보였다. 그동안의 긴장이 풀린 탓인지 커피를 연거푸 마셨는데도 졸음이 몰려왔다. 그렇게 이끌리듯 침대로 간 다혜는 모처럼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달콤한 낮잠을 잔다.
“쾅쾅쾅쾅!!” “쿵쿵쿵쿵!!” “삐억삐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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