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전화를 끊은 다혜는 황당한 듯 민훈을 바라보며 “하, 참... 이래서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사람들이 문제야. 오빠, 그 메모 사건 범인이 우리 동 윗집 여자래, 1402호!”라고 말한다. “뭐? 층간소음만 내는 줄 알았는데, 그 이상한 메모를 우리 집하고 옆집에 붙이고 다닌 거잖아. 도대체 왜?”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다혜에게 되물어본다. “그러니까, 설마 내가 아파트 로비에서 층간소음 항의한 것 때문에 그러나? 정신병 걸린 것처럼 위장해서 일부러 사람들 괴롭히고 그러는 거 아니야? 왜 미드에 나오는 그런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처럼 말이야. 진짜 이해할 수가 없네!”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갑자기 뭔가 생각난 것처럼 다혜는 “오빠, 어차피 범인은 밝혀졌고, 우리가 고소하느냐 마느냐거든. 물론, 옆집한테도 물어봐야겠지만. 어제 인터폰으로 통화해 보니까 그 집 남편은 그래도 말이 통할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지금 인터폰으로 윗집에 연락해 볼게!”라고 말하며 인터폰으로 가서 어제처럼 윗집에 전화를 건다.
“띠띠” 몇 초간의 연결음 후에 어제와 같이 1402호의 남자가 “여보세요”라고 전화를 받자마자, 다혜는 “안녕하세요. 1302호예요, 아랫집이요. 말씀드릴 게 있어서 연락드렸어요. 만나서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러워서 인터폰으로 먼저 연락드려요. 사실, 며칠 전부터 저희 집하고 옆집에 욕설이 적힌 협박성 메모들이 붙여져 있었거든요. 혹시 몰라서 옆집이랑 같이 경찰에 신고했는데, 범인 신원이... 그 집 와이프분으로 밝혀졌어요”라고 경찰에서 받은 소식을 전달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그는 “네? 뭐라고요? 제 와이프가 그런 짓을... 정신과는 다니고 있지만 남한테 피해줄 사람은 아닌데...”라며 말을 얼버무린다. 또다시 잘못을 부정하는 1402호의 행동을 보고 짜증이 난 다혜는 “그럼 경찰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가요? 하여튼, 옆집이랑 이야기해서 고소 여부 결정할 거니까. 할 얘기 있으시면 법정 가서 하시죠!”라고 말하며 인터폰의 통화 종료 버튼을 세게 눌렀다.
주말 아침부터 다혜의 인터폰을 받고 충격을 받은 1402호 남자, 진모는 다짜고짜 침대에 축 늘어져 있는 자신의 아내인 혜진을 흔들어 깨운다. “최혜진, 너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너 이상한 욕이나 말 같은 거 종이에 써서 아랫집 사람들 대문에 붙이고 다녔어?”라고 진모가 긴장된 표정으로 혜진의 반응을 유심히 살핀다. “아... 아니야, 나 그런 적 없어!”라고 대답하자 화가 난 진모는 “야! 그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해서 그 메모에서 네 지문 나왔대. 아까 아랫집 여자가 전화 와서 고소한다고 준비하라는데, 이래도 아니야?”라며 혜진을 추궁하자, 혜진은 견딜 수 없다는 듯 갑자기 큰 소리로 “그래! 내가 그랬어! 그 망할 년들... 남의 집 불행 이야기하면서 히히덕거리는 년들이... 나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사는 것 같으니까!!”라며 울음을 터트린다. 혜진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한 진모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건 범죄잖아! 이제 어떡할 건데”라고 역정을 내며 머리를 감싸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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