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이전과 다르게 혜진은 풀이 죽은 모습으로 “네,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어요. 저는 우울증을 6년째 앓고 있어요, 산후 우울증으로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게 우울증 인지도 모르고 방치했더니 결국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대학교에서 남편을 만났어요, 대학 동기이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서가 생겼고, 그 바람에 남편과 저는 처음에 휴학했었는데, 저희 집이 등록금 내줄 형편도 아니었고, 학자금 대출받는다고 해도 아기를 당장 키워야 하다 보니 복학은 못 할 것 같아서, 자퇴했어요. 그러고 나서 시댁 식구들과 같이 살면서 아이를 키웠고, 그때 너무 힘들었거든요. 너무 어린 나이에 매일 말 못 하는 아기랑 둘만 시댁에 갇혀 있어서 숨 막히는 듯한 생활을 했고, 그때 친정엄마도 돌아가셨는데, 임종도 제대로 못 지켜서... 흐흑”이라고 말하며 다혜의 앞에서 흐느낀다.
혜진의 갑작스러운 울음에 당황한 다혜는 “네... 뭐 알겠는데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저한테 하시는 목적이 뭐예요?”라고 말하자, 눈물을 훔치면서 자신을 추스른 다혜는 말을 이어 나간다. “아 네, 죄송해요. 제 얘기가 너무 길었죠? 네, 그래서 저는 우울증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좀비처럼 살았어요. 육체는 살아있지만, 정신은 죽은 거 같은. 그 병 때문에 감정 조절이 잘 되지가 않아요, 특히, 무언가 자극받아서 분노하거나 화낼 때는 눈에 뵈는 게 없어져서. 스트레스받으면 일부러 쿵쿵대면서 걸어 다니거나 집안의 물건을 땅바닥에 패대기치든가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는 제 사정과 잘못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진심으로 사과드리려구요”라며 고개를 떨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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