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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년

책 <옥시모론> 출간 1주년 후기

by 반전토끼



오늘을 기준으로 한다면 옥시모론이라는 책을 출간한 지도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작년 이맘때와의 다짐과 환희와는 달리 글은 계속 쓰고 있으나 그럴싸한 성과는 없다. 늘 반복되는 삶의 루틴 속에서 글을 쓰고 싶었다가 어쩔 때는 글 쓰는 게 지루했다가, 가끔은 현타가 오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삶이 익숙해진 지금, 내가 언제 미국에서 살았었나 싶기도 하면서 마치 전생과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 책 <옥시모론>을 내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는 과정을 체득했으며, 수많은 거절 속에서도 여럿 독립서점에 내 책을 입고 시켰다. 운 좋게 기회가 닿아서 유튜브에 출연해서 책을 홍보할 수 있었다. 물론, 악플은 마트의 1+1 기획상품과 같은 덤이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여건이 허락되는 한은 미국이라는 나라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책의 소재가 될만한 것들을 위주로 미국 관련 책을 꾸준히 내고 싶다.



현재 미국은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로 그야말로 매일이 혼돈의 상황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 미국 정치에 관한 짧은 논평(https://brunch.co.kr/@sodamfd87/220)을 브런치에 쓴 기억이 있다. 하지만 현재 개인적으로 느끼는 미국 사회의 판도는 극단적인 정치, 경제적 양극화이다. 이러한 정치, 경제의 극단적 양극화는 기존의 사회문제(특히 총기)와 맞물려 미국사회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얼마 전 벌어진 찰리 커크(Charlie Kirk) 암살사건이다. 찰리 커크는 정치 인플루언서로 이번 트럼프의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게 젊은 층의 의견을 주도한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와 같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대학 내에서 강연을 하다가 총에 맞아서 죽었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가 양극화의 정점으로 가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다. 이외에도 미국 최대 보험사(유나이티드 헬스케어) CEO가 뉴욕 거리 한복판에서 총기로 살해된 사건과 미시간주 민주당 하원의원 부부 총기 사망 사건 등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정치적 갈등의 양극화가 곪아서 터져버린 것의 부산물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아주 놀랍게도 이들을 저격한 범인들은 호감 가질 수 있는 외모를 가졌거나 학벌이 좋은, 소위 엄친아 같은 젊은 세대라는 사실이다. 다만, 이들이 일반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정치사상에 심취해 있는 민주당 열렬 지지자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미국에 대한 이슈는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지만,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다시 한번 매카시즘(McCarthyism, 1950년대 미국 내 좌파에게 가해진 정치, 사회적 탄압을 지칭)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돌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최근 트럼프가 민주당 강세 지역(예: 시카고, 미시간 등)에 주 방위군을 파견하고, 국방부를 전쟁부라는 명칭으로 변경하면서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서의 장관이 장성들을 불러 모아 "우리는 내부의 적과 싸워야 한다"는 말은 미국의 정치 양극화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찰리 커크가 유타 주의 한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저격당한다 출처 미 NBC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CEO가 총격당하기 직전의 모습. 범인이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의 호남형이라서 대중에게 인기를 얻는 기이한 현상을 자아내기도 했다 미 CBS NewYork



파견된 주 방위군이 시내 한복판을 순찰하고 있는 모습 출처 미 abc





미국은 이런 정치적 혼란을 제외하고도 경제적인 양극화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트럼프의 관세전쟁 때문에 미국인들, 특히 중산층의 미국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인들이 소비하고 있는 재화의 완성품 혹은 원재료는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것들이다. 따라서 관세를 높게 부과할수록 미국인들이 소비하는 물가의 수준이 급격하게 올라가 버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여기에다가 전 세계적으로 하이퍼인플레이션(초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으니, 내 월급만 빼고는 다 오르는데, 불필요한 관세 전쟁 때문에 서민들 지갑만 팍팍해지는 것이다.



관세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대통령 때문에 미국에 투자하는 우리나라 대기업(삼성, 현대차, SK 등)들도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한 식재료부터 반도체까지 심지어 외국영화에도 관세를 부과한다는데, 참 신기할 따름이다. 특히, 영화의 경우 물리적으로 세관을 거치는 수입, 수출 상품이 아니라 미디어라는 상품인데 여기에다가 어떻게 관세를 부과할지 개인적으로 궁금해진다. 요즘과 같이 극장도 가지 않고 방구석에서 넷플릭스 하나로 몇 백 편의 콘텐츠를 보는 시대인데 말이다.



미국은 위와 같이 치즈든 농어든 웬만하면 다 수입산이다 출처 미 WSJ




미국경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여론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 미 MSNBC


코로나 이후 단기간에 식료품 비용이 2.7%나 상승한 것은 물가상승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표다 출처 미 WSJ




결국, 미국 중산층 이하 사람들의 생활의 질만 갈수록 하락하고 있으며, 미국을 우선하겠다는 현재 미국 대통령의 정책은 미국 국민들에게 급격한 물가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보인다. 책을 쓸 때도 미국이라는 나라는 알면 알수록 알다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미국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젠 아예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라는 나라는 계속 지켜보고 연구해 볼 만 가치가 있는 나라가 아닌가 싶다.




<미국 인문사회 에세이 | 옥시모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262248



<출연 영상: 유튜브 채널 세상연구소>


미국에서 마트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 99% 구별하는 방법 (정다이 작가 1부)

https://youtu.be/UEm4uUYaxLA?si=VsD6LWmh8JyQH6Rr



한국인들 상처 받는 미국 문화 1위.. 미국 사람들이 친해져놓고 쌩까는 진짜 이유 (정다이 작가 2부)

https://www.youtube.com/watch?v=zA0XyehXi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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