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혼란스러워.
글 쓰는 그림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 대기업과 몇몇 광고작업을 콜라보했지만 5년 전 단행본을 발간한 이후로는 쭉 책작업에 몰두해 왔다. 의뢰를 받아 작업하는 일러스트처럼 상업 예술 활동이라 보기에도, 개인작업에 가깝지만 순수 예술활동이라 여기기에도 어려운 미묘한 경계에 있는 책 작업. SNS 활동은 기가 빨려 거의 하지 않는 나는, 시대에 어떻게든 탑승하려 단전의 힘을 모두 끌어올려(이미 책 작업으로 만들어둔 작업물이었음에도 게시물 아래 글을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내가 다 마셔버린 팩 음료처럼 홀쭉해지다 못해 찰싹 납작해진 느낌이 든다) 하나씩 올리기는 하지만, 이어나가는 힘이 부쳐서인지 나의 SNS 계정 페이지는 황무지에 가깝다.(그저 간혹 가다 올리는 게시물에도 따스하게 바라봐 주시는 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얼마 전 출판사 미팅에선 계정을 파하고 새로 만든 건지 물어보셨다.(계속 해온 계정입니다만.) 팔로워 수가 귀염 뽀작해 가진 의문이실 수도 있다.(유명해지는 거 쉽진 않던 데요?)
뭐든 하면 는다고는 하지만 글도 그림도 전공자가 아닌 나는 기본이 없어서인지 한계에 부딪칠 때가 많다. 어떻게 표현하는 게 더 좋을까를 고민할 단계에도 미치지 못하고 브런치와 네이버, 다음 맞춤법 검사기와 한글프로그램을 오가며 띄어쓰기에 진을 뺄 때나, 선 하나 제대로 긋지 못해서 한 턴에 1.7cm 남짓한 선을 그렸다 지웠다 잇고 붙여 수일에 걸쳐 스케치를 할 때면 육성으로 숨이 터져 나온다.
드러나는 밑천을 덮기 급급해서인지 흡수되지 못한 습득력으로 또 그 자리를 헤맬 때면, 소요한 시간이 허망하게 빠져나간 빈자리를 속열이 대신한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부쩍 열감이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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