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다.
더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도 않는데 매일이 연초에 세운 계획을 마주하는 연말 같다.
'해야지'는 '해야지'로 그쳐버린 내 시작들이 있는가 하면, 요시땅 하고 한 발 내딛자마자 털썩 자리 잡고 앉아 '이제 시체놀이를 해볼까'라며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이 내 키만큼 쌓였다.
검색한 시간만큼이라도 시도해 보았다면 좋았을 텐데, 반짝 관심을 가지다가도 돈이 많이 들어가거나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일엔 금세 움츠러들어 포기. 새로운 능력을 키워보고자 고심하여 고른 프로그램 서적은 프로그램 체험 버전과 달라서 사라진 기능과 배치에 우물쭈물 헤매다 보면 이내 책장으로 밀려났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금세 다른 데로 시선을 돌리는 아이처럼 금방 싫증을 냈다.
계획을 이루는 일엔 무엇보다 습관 만들기가 중요하다는데, 극강 P인 내겐 루틴을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도 없었다. 내게 일정한 시간 동안 일정한 과업에 에너지를 꾸준히 쓰는 건 성공보다 더 먼 일이라 지레 이른 체념이 특기가 되어 버린 내게 적절한 답은 아닌 것 같았다.(습관 만드는 데 과잉 에너지가 들어 진짜 몰두해야 하는 건 하지도 못한 채 지쳐 포기해 버리는 일이 다반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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