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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혹시나' 했던 K씨의 <'역시나'로 끝나는날>

by 커리어포유


출근길

혹시나 오늘은 지각을 면하려나 했는데

역시나 신호마다 빨간불


과장님께
혹시나 이번 보고서는 칭찬받으려나 했는데

역시나 "다시 해 와!"


구내식당
혹시나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일까 기대했는데

역시나 제일 싫어하는 미역국


어젯밤 꿈이 좋아

혹시나 당첨될까 기대했는데

역시나 또 꽝!


오후 6시
혹시나 칼퇴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역시나 부장님 왈, "오늘 한 잔 어때?"


집 가는 길
혹시나 버스가 바로 올까 기다렸는데

역시나 내가 탈 버스만 도착 31분 전


만지작만지작

혹시나 먼저 연락이 올까 기다렸는데

역시나 내가 먼저 "뭐 해?"


왜 그런 날 있잖아.
'혹시나'로 시작해서 '역시나'로 끝나는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그런데 있지...
거듭되는 실망에도 굴하지 않고
'혹시나' 하는 기대로 살다 보면
언젠가는 웃으며 이렇게 말할 날도 오지 않을까?


"혹시나 했는데... 와우~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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