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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She Was

잊고 있던 나를 다시 불러내는 용기

by 커리어포유
그녀에게도 아픈 말이 있죠.
후회로 남는 순간들이 있죠.

신승훈의 노래 <She Was>의 첫 구절이 내 마음에 오래 머문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괜스레 마음이 쪼그라들던 날, 선택이 후회로 남아 스스로를 원망하던 밤.

아마 누구에게나 그런 장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하루를 보내지만,

마음 한쪽에는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날들.


수줍게 꿈을 말하던 그 소녀는 그 꿈이 이뤄졌을까요?

가사는 나지막이 묻고, 나는 대답하지 못한 채 잠시 멈춰 선다.

나는 어떤 꿈을 품고 있었을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와 얼마나 닮아 있을까.

시간이 흐르고 역할이 늘면서, 어느 순간 거울 속 낯선 내가 더 익숙해져 버린 건 아닐까.

꿈꾸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는 수많은 계절이 흘렀다.

그 계절 속에서 나는 울기도, 휘청이기도, 주저앉기도 했다.

내가 놓친 건 단지 기회였을까, 아니면 꿈꾸던 나 자신이었을까.


커리어코칭을 하면서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설렜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이 질문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동안 답을 하지 못한다.

잊고 지낸 나의 얼굴, 마음 깊숙이 묻어둔 그때의 '나'와 다시 마주하기 때문이다.


혹 길 잃은 듯, 날 잃은 듯 휘청인 날도, 그댈 피워 낸 계절이겠죠.

돌아보면 내 안에도 흔들리던 순간들이 깊이 새겨져 있다.

그때는 모든 게 무너진 것 같았지만, 사실은 내 안의 목소리를 더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휘청이던 순간은 실패가 아니라, 다시 피어날 계절을 준비하던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삶은 직선이 아니기에, 흔들림조차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된다.


다 내려놓고 싶은 날엔 하루쯤 그댈 여린 아이처럼 다독여요

우리는 종종 '계속 달려야 한다'는 압박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진짜 필요한 건 잠시 멈춰 나를 다독이는 시간이다.

커리어를 이어가는 힘은 거창한 결심에서 나오지 않는다.

때로는 그저 하루쯤 나를 다독이고, 숨을 고르는 순간에서 비롯된다.

남이 정해준 기준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허락하는 순간.

마치 여린 아이를 품듯, 그렇게 내 안의 나를 다독여 줄 때 우리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된다.


거울 속 내 모습이 낯선 그날엔 날 위해 모처럼 웃어요

거울 앞에서 낯선 나를 만나는 순간이 있다.

서늘한 그림자만 남은 얼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울음을 삼킨 눈동자,

세상의 무게를 다 떠안은 듯 축 내려앉은 어깨.

그 모습이 불편해서 서둘러 시선을 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커리어의 여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낯섦을 인정하는 용기다.

익숙하지 않은 내 모습조차 조용히 받아들이며

"괜찮아, 너는 여전히 잘하고 있어."라고 속삭여 주는 것.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볼 때,

그제야 다음 길을 향해 나아갈 힘이 생긴다.


그래요.
삶은 짓궂은 농담처럼 지나고 보면 미소로 남죠

하지만 그 농담 속을 지나는 동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럴수록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내가 다시 웃을 수 있는 힘은 바깥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사실.

오늘은 비록 거울 속 낯선 얼굴 앞에서 흔들리지만,

내일은 그 흔들림 속에서 다시 길을 찾을지도 모른다.


내 안의 '잊고 있던 나'를 불러낼 때, 커리어는 다시 방향을 찾는다.

지금은 비록 버겁고 낯설어도, 결국 그 시간들은 모두 나를 키운 계절이 된다.

휘청이던 순간도, 주저앉아 눈물 흘리던 밤도,

다 지나고 나면 내 안의 '잊고 있던 나'를 불러내는 단서가 된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을 애써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다시 나를 찾아 일어서는 일이다.


삶은 완벽하게 맞춰지는 퍼즐이 아니다.

때로는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는 조각의 연속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흔들린 자리마다 새로운 빛이 스며들고,

그 빛이 결국 나를 다시 앞으로 이끌어 줄 테니까.


*오늘의 질문*
: 당신은 언제, 잊고 있던 자신을 다시 불러내고 싶으신가요?

오래 붙잡아두지 못했던 그 얼굴은 여전히 깊은 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질문 앞에 잠시 멈춰 설 때, 잊고 지냈던 마음은 다시 빛을 머금어 피어납니다.
그리고 그 빛은 당신의 커리어가 나아갈 길을 한층 더 선명하게 밝혀 줄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r7svLd9lcE

<신승훈 (SHIN SEUNG HUN) - She Was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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