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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Oct 22. 2018

인스타그래머를 흥분시키는
오타루의 맛집들

홋카이도 여행의 2박3일을 오직 오타루로 채운 것은 꽤 훌륭한 선택이었다. 
항구도시 오타루에서는 그날 잡은 신선한 생선과 해산물을 올린 초밥이나 덮밥을 끼니마다 꼬박꼬박 챙겨 먹고 홋카이도 3대 명물 디저트를 입에 달고 걸었다. 
입소문 탄 식당과 디저트 카페, 양조장을 모으니 오타루 맛지도가 완성됐다.



초밥왕도 반한 스시 로드


초밥 전문점이 모여 있는 오타루 운하 건너편 길목을 ‘초밥거리(스시야도리)’라 부른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의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주인공 세키구치 쇼타의 아버지가 이곳에서 초밥집을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려냈고, 1990년대 만화가 히트를 치면서 오타루의 스시야도리도 유명세를 탔다. 


사실 초밥 전문점이 다닥다닥 빼곡하게 들어선 골목은 아니다. 한 집 건너 한 집, 길 건너 작은 골목에 또 한 집 자리한 느낌이다. 가성비 좋은 캐주얼한 식당부터 미슐랭 스타를 거머쥔 고급 레스토랑, 회전 초밥 등 주머니 사정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스시야도리에서 입소문을 탄 초밥 전문점 몇 곳을 꼽아보자면 <미스터 초밥왕>의 배경이 되었던 식당 ‘마사 즈시’, 아늑한 느낌의 캐주얼한 식당 ‘스시겐’, 가성비가 좋아 한국인 여행객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는 ‘하타스시’, 회전초밥 식당 ‘와라쿠’ 등이다. 


또 스시야도리에는 미슐랭 스타를 거머쥔 레스토랑이 두 곳 있다. 1스타를 받은 ‘이세즈시’와 2스타를 받은 ‘쿠키젠’이다. 두 레스토랑 모두 예약이 필수다. 그중 쿠키젠 예약에 운 좋게 성공했다. 쿠키젠은 초밥 경력 35년을 자랑하는 셰프가 운영하고 있다. 혼자 모든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에 단체 손님이 있으면 바 테이블 예약을 되도록 받지 않는다. 


메뉴는 10가지 종류의 초밥을 내주는 오마카세 니기리(1인, 5,000엔)와 다양한 요리를 함께 곁들이는 코스(1인, 1만3,000엔)로 구성돼 있다. 매일 아침 신선한 생선과 해산물을 구매해 숙성시키는데 식재료에 따라 숙성 시간도 다르단다. 


유자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간장의 간이 아주 알맞다. 생강을 더해 비린내를 잡은 고등어회 초밥과 너무 신선한 나머지 입에서 사르르 녹아버린 우니(성게알) 초밥에 여운이 깊게 남았다. 맥주보다는 사케 또는 소추 한 잔과 궁합이 좋다. 
     
쿠키젠(Kukizen)
주소: 〒047-0025 Hokkaido, Otaru, Shinonomecho 
문의: +81-134-27-2888 
영업시간: 수~월요일 11:30~15:00, 17:30~21:30, 화요일 휴무 



오타루 수산시장, 산카쿠 마켓


오타루는 항구도시다. 당일 잡은 해산물을 가장 신선할 때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 산카쿠 마켓은 오타루역 바로 오른쪽 옆에 위치해 있다.


1948년 7~8개 가게가 모여 시장으로 시작된 산카쿠 마켓은 100m 남짓으로 작은 규모다. 해산물이나 건어물을 판매하는데 홋카이도산 싱싱한 털게를 그 자리에서 쪄주기도 한다. 가격은 물론 저렴한 편이다. 해산물을 재료로 쓰는 20여개의 식당들도 오밀조밀 모여 있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해산물의 신선도는 상급이라는 현지인의 말을 전한다. 오타루의 수산시장으로 사카이마치 도오리도 있다. 


그래서 오타루에서는 텐동(밥 위에 소스와 함께 튀김 몇 가지를 올린 덮밥)보다는 해산물을 가득 올린 카이센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산카쿠 마켓에 있는 마루미야 식당은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는 카이센동 전문점이다. 연어+연어알, 새우+우니 등 해산물의 가짓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우니가 포함된 메뉴는 대부분 가격이 높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연어알과 싱싱한 우니, 쫀득한 식감의 홍연어와 생새우, 가리비 등을 듬뿍 올려 훌륭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절인 채소 무침과 홍연어 무침, 조개를 넣은 미소 된장국이 밑반찬으로 오른다. 


카이센동 외에 촉촉하게 구운 생선구이 메뉴도 일품이다. 오타루역에서 5분 거리로 가까우니 오타루에 도착하거나 떠나기 전 아침 또는 점심 식사를 하기에 제격. 
     
마루미야 식당 
주소: 3 Chome-10-16 Inaho, Otaru-shi, Hokkaidō 047-0032 
문의: +81-134-22-6522 
영업시간: 07:00~16:00 



홋카이도식 양고기 요리, 징기스칸


아날로그 감성이 듬뿍 묻어나는 골목이 있다. 1930년대 오타루 거리를 재현한 오타루 데누키코지(Denuki-koji)다. 오타루 운하 바로 길 건너편에 위치한다. 


어둠이 어스름하게 내려앉을 무렵의 분위기가 두 배 정도 좋다. 내일이면 사리질 것 같은 심야식당처럼 느껴진 달까. 라멘이나 양고기 전문점, 카이센동 그리고 선술집 등 음식점 1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서너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저녁 7~8시에도 문을 닫는다. 타이밍이 나쁘면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는 맛집도 여럿. 


그중 홋카이도에서 즐겨 먹는 양고기 요리 징기스칸 전문점 키타 토우가라시(Kita Tougarashi)를 찾았다. 최대 정원 8명 정도의 작은 규모다. 바 테이블 앞에 화로를 두고 양고기를 구워먹는 곳이다. 찾는 손님이 많은 만큼 양고기 굽는 연기로 가득차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양고기를 맛볼 수 있다. 


숙주나물과 양파를 사이드에 가득 올리고 두툼한 양고기 스테이크 한 쪽을 노릇하게 구워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밥 한 공기를 뚝딱하게 된다. 고기와 함께 내어주는 비게 덩어리로 불판에 종종 기름칠해줘야 양고기를 타지 않게 노릇하게 구울 수 있다. 가격은 양고기 스테이크 180g 기준 1,300엔이며 1인 식사도 당연히 가능. 
     
키타 토우가라시 
주소: 1丁目-1-17 Ironai, Otaru, Hokkaido 047-0031 
문의:  +81 134-33-0015 
영업시간: 매일 12:00~23:00 



입에 넣자마자 ‘순삭’ 디저트


홋카이도 3대 명물 디저트가 모두 오타루 사카이마치도리에 모여 있다. 르타오(LeTao) 치즈케이크, 기타카로(Kitakaro) 바훔쿠엔, 로카테이(Rokkatei) 슈크림 빵이 주인공이다. 


르타오는 오타루에 본점을 둔 디저트 가게로 오타루에만 6개의 매장을 운영하는데 지점마다 특색 있는 메뉴로 발걸음을 유혹한다. 오타루역 앞에 하나, 나머지는 사카이마치도리 상점가에 모여 있다. 어느 지점에서는 초콜릿을, 어느 지점에서는 쿠키를 내세우는 식이라 결국 모든 지점에 들르게 되는 수고로움을 마다할 수 없을 것. 


대표 메뉴인 치즈케이크 더블 프로마주 앞에서는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포크질을 하게 된다. 치즈케이크는 냉동 보관된 제품을 포장해주므로 한국으로 가져올 수도 있다. 공항 내 면세점에서도 판매하지만 본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보다 저렴하다. 참고로 세 디저트 매장에서는 아낌없이 시식을 권하니 충분히 맛보고 구매할 것. 


사카이마치도리를 걷는 여행객들의 손은 아이스크림을 쥐고 있다. 둘 중 하나다. 말차로 만든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사와와(Sawawa)’의 말차 아이스크림이거나 르타오의 치즈+초콜릿 아이스크림이다. 개인적으로 사와와의 말차 아이스크림은 진한 말차 향이 가득하지만 일본이라면 다른 곳에서도 맛볼 수 있을 정도랄까. 르타오의 치즈+초콜릿 아이스크림에 한 표를 던진다. 


르타오
주소: 7-16 Sakaimachi, Otaru, Hokkaido 047-0027 
문의: +81-120-468-825 


키타카로
주소: 7-22 Sakaimachi, Otaru, Hokkaido 047-0027 
문의: +81-134-31-3464 


롯카테이
주소: Sakaimachi, Otaru, Hokkaido 047-0027 
문의: +81-134-24-6666 


사와와
주소: 4-14 Sakaimachi, Otaru, Hokkaido 047-0027 
문의: +81-134-26-6668



라멘은 언제나 옳다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쫄깃한 식감의 면이 담긴 라멘 한 그릇은 지금처럼 쌀쌀한 날씨에 딱 맞는 메뉴다. 오타루역 근처 토카이야(Tokaiya)는 라멘 맛집으로 꽤 당당하다. 


짭짜름한 미소 라멘과 맑고 깊은 국물을 자랑하는 소유 라멘이 인기다. 오픈된 주방을 마주보고 테이블 바가 마련돼 있고 주문과 동시에 즉석으로 만든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기다림은 당연하다. 오후 12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 몇 분 차이에도 긴 시간 대기할 수 있으니 서둘러야겠다. 셰프가 프랑스 유학파 출신이란다.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재즈가 라멘과 오묘하게 어울린다. 
     
토카이야 
주소: 3 Chome-7-14 Inaho, Otaru, Hokkaido 047-0032 
문의: +81-134-24-6255 
영업시간: 수~월요일 12:00~20:30, 화요일 휴무 



맥주 vs 사케 vs 와인


삿포로 맥주가 압도적으로 유명하지만 오타루에서 주조한 오타루 맥주도 훌륭하다. 오타루 맥주 양조장 ‘오타루 소코(Soko) No.1’이 마침 오타루 운하 코앞에 있다. 


양조장에 들어서면 발효 중인 맥주 향이 향긋하게 난다. 물과 맥아, 홉, 효모를 이용해 만든 필스너, 둔켈, 바이스 등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맛볼 수 있고 양조장 투어도 가능하다. 맥주와 곁들일 수 있는 소시지나 치킨, 피자, 치즈 등 다양한 안주도 판매한다. 오타루에서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몇 되지 않는 펍이다. 
     
오타루 소코 No.1 
주소 5-4 Minatomachi, Otaru 047-0007, Hokkaido 
문의 +81-134-21-2323 
영업시간 11:00~23:00 





사실 이제부터는 맥주보다 사케가 어울리는 계절이다. 오타루에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사케를 만드는 타나카 사케 양조장이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사케 종류만 50여 가지에 달한다. 


대표 주종은 홋카이도산 양조용 쌀 100%로 만든 준마이 다이긴조 다카라가와다. 단맛보다는 쌉쌀한 맛이 더 느껴지는 사케로 오타루 대다수의 이자카야나 초밥 전문점에서 잔술로도 맛볼 수 있다. 그밖에 포도, 아로마, 플럼, 요거트 맛이 나는 사케까지 독특한 사케도 있다. 
     
타나카 사케 브루어리 
주소: 3-2-5 Ironai,Otaru,047-0031
문의: +81-120-240-390 
영업시간: 09:00~18:00 



요즘 홋카이도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이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 오타루 와인 갤러리는 습도가 낮고 일교차가 큰 기후를 이용해 포도를 재배하고 독자적인 방법으로 와인을 생산해 낸다. 


오타루 시내 곳곳의 주류점은 물론 편의점에서도 판매하는 오타루 대표 와인으로 명성이 높다. 화이트와인부터 레드와인 등 다양한 종류를 선보이지만 화이트와인 ‘나이아가라’ 품종이 가장 인기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포도향이 가득하며 달콤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오타루 와인 갤러리 
주소; 1 Chome-130-3 Asarigawaonsen, Otaru 
문의: +81 134-34-2187 
영업시간: 09:00~17:00 



오타루 여행 꿀팁


1. 영업 시간을 확인할 것 
오타루의 대부분 상점과 식당들은 일찍 문을 닫는다. 11시~12시 사이부터 저녁 6~7시까지만 영업하거나 아침에 문을 열면 오후 4~5시에 영업을 종료하는 식이다. 따라서 식당이나 상점 운영 시간을 미리 체크하고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오픈 시간에 맞추거나 조금 일찍 서둘러 가는 것이 대기시간을 줄이는 방법. 


2. 미나미오타루역 도착오타루역 출발 
오타루는 삿포로에서 기차로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오타루역보다는 미나미오타루역에서 내려 오르골 박물관부터 사카이마치도리를 지나 오타루 운하, 기찻길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추천한다. 다시 삿포로나 신 치토세 공항으로 이동할 때는 오타루역에서 출발하는 편이 좋다. JR기차가 30분마다 한 번 출발하는데 대부분 오타루역에서 탑승하므로 미나미오타루역에서는 빈 좌석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기차 출발 시간보다 10~15분 미리 도착하면 자유석을 구매하더라도 자리에 앉아 갈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꼭 미나미오타루역에서 출발해야 한다면 지정 좌석 티켓을 구매하자. 공항까지 자유석은 1,780엔, 지정 좌석은 2,320엔이다.




글 ·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 일본정부관광국 (JNTO www.welcometojapan.or.kr/jro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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