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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를 사랑한 디자이너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었나?

박요철의 브랜딩 분투기 #04.

카레를 사랑한 디자이너가 있었다. 그녀는 1년 중 323일 동안 매일 한 끼의 식사로 카레를 먹었다. 그녀의 카레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부러 연차를 내어 카레로 유명한 도쿄의 식당을 투어한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을 엮어 '작고 확실한 행복, 카레'라는 책을 펴냈다.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만들어진 이 책은 독립 서점계의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작은 금액이지만 크라우드 펀딩에도 성공했다. 이런한 성공의 이유는 어찌 보면 단순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 만났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교집합의 이름을 '가치(Value)'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가치의 사전적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1) 사물이 지니고 있는 쓸모

2) 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

3) 인간의 욕구나 관심의 대상 또는 목표가 되는 진, 선, 미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가치의 사전적 의미는 '쓸모'를 의미한다. 자동차는 이동 시간을 줄여주고, 가방은 물건의 수납을 돕는다. 핸드폰은 원거리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전등은 어두운 곳에서도 주변을 식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가치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그것은 쉽게 말해 인간의 '욕구'를 뜻한다. 브랜딩은 이 가치를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만일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면, 이것은 내가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욕구를 채워준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내가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가치 있는' 인간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카레를 좋아한 이 디자이너가 스스로 브랜드가 되기 위해 책을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스스로의 욕구와 욕망에 충실했을 뿐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녀의 그런 소소하지만 특별한 취향에 열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처럼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이 여기 있네, 나도 일본에 있는 카레집에 가고 싶었는데, 언젠가 도쿄에 여행을 가면 이곳에 꼭 가봐야지... 이런 다양한 욕구들이 폭발해 소리 소문도 없이 세상에 나온 이 책을 반겼을 것이다. 이 과정에 대단한 홍보나 마케팅은 없었다. 그저 순수하게 한 가지 먹거리를 애정한 열정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한 사람이 브랜드가 되어 가는 퍼스널 브랜딩의 첫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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