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구나 너
한참 저녁준비를 하는데 큰 애가 뛰어왔다.
"엄마! 모스쿵이 변신이 안돼. 이거 팔 좀 빼 봐. 엄마 손 미끌미끌해??"
큰 애는 장난감이 미끄럽거나 장난감에 뭐라도 묻는 걸 정말정말 싫어한다.
"응 엄마 지금 손에 음식 묻어있으니까 기다려봐. 기름튀니까 저쪽으로 비켜서 기다려. 손씻고 해줄게"
장난감에 '뭐라도'라는 것에는 '물기'도 포함되어 있어서 손을 씻고 물기도 제거해야 비로소 장난감을 만질 수 있다.
이렇게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들어주느라 몇 번이고 내 시간을 방해받는 건 이미 일상이 되었지만 순순히 해줄 수 있나.
손에 물기를 닦으며 도도하게 물었다.
"엄마가 그거 해주면, 넌 뭘 해줘야할까?"
손으로는 내 볼을 가리키며.
아.그런데 너무 일찍 도도해져버렸나.
"됐다!내가했다!"
하며 변신한 장난감을 들고 가려기에,
몸짓이 무안해지려는찰나,
아들이 되돌아오며 말했다.
"그래도 뽀뽀는 해줄게."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