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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소영 Feb 17. 2019

불쑥불쑥 올라오는 감정들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쓴 오늘이었다.

모두 솔직히 받아들이기에는 해야할 일과

요구되는 역할도 많았다.


그런 것 사이사이로 내 감정에 물들 수가 없어서

억지로 눌러놨다.


저녁에 집에 들어가는데 아들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별이있다했다.

아이들은 하늘을 잘도 보는구나.

정말 오늘따라 유난히 별이 많았다.


성당에 신부님 인사이동이 있어 떠나시는 신부님의 송별식을 오늘 미사중에 했는데

그렇게 많이 경험한 이별이지만 아프긴 아픈 것.

송사도 제대로 못듣게 졸라대는 애들이 야속해서

돌아오는 차에서 화를 냈다.

고스란히 감당하기 싫어서

스스로 막아서고 걷어내고

정을 주지 않으려는 노력을 했는데

아무소용이 없었구나.


외롭게 하지 말아야지.하는 의지들은

손가락질받고 오해를 살까봐 변명에 가려

아무행동도 하지못하게 꺽였더라.


사랑과 존경을 담아

그가 보여준 발자취를 이어가는 노력으로

그림자를 길게 늘려본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는 고백은

넘치는 사랑으로 이미 충분한 우리에게

아픈고백일 뿐.

남아계신 분에게는 후회남지 않도록

조금 더 의지를 다져본다.


요즘은 변화하는 상황앞에 두려움이 앞서

자꾸 무릎이 꺽이려고 하는데

그것을 일으키는 것들은

제일 먼저는 성체안에 계신분이고

삶의 마디마다 묻어난 인연들의 향기다.


*그림은 2013년작.

세상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단다.


오늘 밤. 별이 주는 힘과 위안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과 존재 안의 외로움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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