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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억은 꼭 너의 것인 것만 같아

가을 바람이 하는 말, 열흘의 실종 사건과 이 시간에 물들어

by MONORESQUE




어딘가 다른 곳의 열흘인 것만 같았던 지난,

늦은 가을이 마치 가족인 것마냥 나를 맞아 주었다


내가 있는 여기

벌써 언젠가 어디에


스크린샷 2025-10-14 오후 6.28.53.png © family-regained, eiki mori


그냥 우울 탓이겠지만, 연휴도 이제 마지막이라 겠지만, 그냥 하면 되는 것을 하지 못할 때, 혹은 하지 않고 있을 때 난 가장 하고싶은 말, 그냥 크게 말해버리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모리 에이키의 이번 'moonbow flags'은 실로 그와 같은 지연 그리고 미연의 뭉쳐있던 응어리와 같은 해방스러움의 세계를 드러내고, 마치 잔잔한 파도 아래 숨어있는 언젠가의 퍼득임같이 간신히 이러고 있는 나를 그냥 내버려 두라고 발언하는 것이다. 나, 사실 당신과 달라요라고. 성당갈 때까지 고작 2시간, 무엇을 할까. 이럴 때의 시간은 오직 박제되어 있다.

https://youtu.be/e8WeW8ec0SQ?si=NEDT4MHDYz5dGsZJ


그의 #01

운동화 빌려주고 밑창 떨어진채 가지고 있었는데 싫은 소리는 별로 못하고 본드 사왔길래 붙여두고 말았지만 오늘 비오는중 신발 신고나갔다 밑바닥 가장자리 떨어져 한참을 덜렁덜렁 걸었다. 살며 이런일 한번 없었는데 묻어둔 상처는 덛나기 마련이고 완전한 용서는 불가능하다 아마


또 #02

스타바 캬라멜 마키아토는 언제 이렇게 싱거워졌지 오늘 그런 날인가 괜찮다가 비에 젖은 그런 하필이면 바깥 아니고 안쪽으로 떨어진 병뚜껑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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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첫 번쨰 아침 정재혁님 얼마나 내 맘대로 하지 못하고 있나요? 추석이란 건 늘 좋은 만큼 불편한 일들도 실은 있어 길면 길 수록 그 만큼의 마음 속 심란함도 때로는 늘어나곤 하는데요. 하지만 추석 정도 내 맘대로 하지 못하면 어떤가요. 저희 집은 매번 명절 때마다 여행을 하기로 결정한 뒤 지금은 경주에 있어요. 그리고 제 맘대로 하지 못하는 일정 상 자다 깨 로비에 내려와 레터의 마지막을 하고 있는 사정인데요. 고로, 내 맘대로 하지 못하는 거 좀 있으면 어떤가요. 아마도 여기는 내내 안개가 가득할 날씨인데, 그건 또 나름 운치가 느껴지는 건, 그럼에도 추석은 추석인가봐요. % name%님, 얼마나 나 하고 싶은대로 하지 못하고 '잘 살고 있나요?' 모든 게 풍만해지는 계절, '가득함'의 한 주를 기도해보아요.라기가 무색하게, 겨울이 되었다.

spiber-doublet-20250929-001-12-d229e5bb-73ac-4a8a-9eec-c3d2a6be613a-side.jpg 이노 마사유키의 'doublet'이 바이오 테크 기업과 협업, 프로틴 소재로 만든 티셔르를 가챠를 통해 판매했다. 그 여름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그 여름에



'중세 시대에는 현재 카페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커피 하우스라는 게 튀르키에 이스탄불에 탄생했어요. 정치 경제 금융 그리고 보도 등 다방면의 생활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왔죠

그리고 #01

일본의 거의 100년 되는 커피 브랜드 UCC는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의 미래 도시 '우븐 시티' 프로젝트에 함께하며 가장 맛있는 커피를 위한, 보다 우리 일상에 도움이 되는 커피에 대한 실험장으로서의 카페 '우에지마 커피(上島珈琲店) Woven City'점을 오픈했어요. UCC 운영하는 기존 '우에지마 커피'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도요타'가 진행중인 미래도시의 설계와 실험 '우븐 시티'의 한 챕터로서도 역할을 하는 카페인 셈인데요, 그래서 여기서는 무엇이 더 추가되었느냐고 하면 매장 구석 사각 지대에 설치된 AI 카메라를 통한 이용자들의 동선과 행동, 체재 시간과 커피를 마시는 습성 등을 관찰, 그를 데이터화한 뒤 분석하는 기능이 실시돼요. 일견 감시하는 듯한 기분에 커피 잔 소리에도 신경이 쓰일 것만 같은데, 왜 흔히 카페에서 하는 공부가 일이 더 잘된다고도 하잖아요 그에 대한 실질적 효과에 대한 검증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커피라는 게 우리에게 몸과 일상에 얼마나 좋고 그렇지 않은지 말하자면 어떤 영향을 가져다주는가에 대한 보다 본론적 검토의 장이라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실제로 현대 사회에서도 중세 때의 그와 같은 카페의 기능이 유효한가에 대해 물어보자는 취지를 의도한 것이겠죠. 이번 '우븐 시티'점에 대해서는 '여기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교류와 휴식의 장소가 되는 카페 기능은 물론 커피가 사람의 창조성과 생산성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실증 환경 탐구가 될 것'이라고도 더해요. 곧 커피가 갖고있는 새로운 시대, 그에 걸맞는 가능성, 기능을 알아가기 위함이라고도. 마치 어제가 다시 한 번 반복될 수 있을 거라는 이상히도 과거지향적 노스탤직한 미래를 꿈꾸는 것처럼 말이에요.


and라는 것의 늘 무심하게도 랜덤하기 그지없는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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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ml 400엔짜리 커피 등장에 대한 '너무 커 이걸 다 마실 수 있을까? '매머드'커피'는 25년 1월 토라노몽 1호점을 오픈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2호점을 예고하고


https://maily.so/tokyonotable/posts/2qzpgm49z4x


#03

커피의 재료가 되는 원두를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라 일단 커피 찌꺼기가 발생하지 않고, 당초 개발의 시작은 '커피를 콩쨰로 먹을 수 없을까'라는 한 연구원의 의문에서였어요
와중에 UCC는 마시지 않고 먹는, 고체형 커피를 만들어 판매하고 그건 마시는 커피에 비해 카페인은 약 1/5로 반대로 식이섬유는 6배가 많다고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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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 있을 수 있을까, 풀어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야말로 침대에 눕거나 앉아 생각 외에 하는 일이 하나도 없이 반나절이 지나버릴 수 있다는 건 유감스럽게 사실이었고, 다만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시간 안에 비로소 느껴지는 1분 1초라는 건 왜인지 있어 어쩐지 점점 더 '삶'을 알아버렸는지 모르겠다고, 마치 엎어져 난 잠시 뿌듯해졌던 것이다. 시간은 이제 곧 어둑해지는 해질녁 6시 무렵에.


울동네 미분당 일하는 직원 오늘 또 아파트 단지 들어가는 거 마주쳤는데 내내 기분 우울하다 단지 이런 일에 맘이 개인다. 아무것도 아닌 하지만 어떤 순간 필요한 것이란 실로 존재하는 전부일테니까 담 외식은 쌀국수? 먹지는 않았지만 괜히 개이곤 하는 마음의 쓸모란 분명 어딘가 필요했었다.



맛챠가 부족한 말챠 유행 시대

어딘가 너와 나의 오늘과 지금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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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pen'은 '뉴우먼'에 대해 '마을을 걷는 듯한 구도의 빌딩'이란 말을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말하자면 상업 빌딩과 우리 동네의 일체화, 근 5년 정도 '위드 하라쥬쿠'의 이토 토요나 공원과의 연계로 완성된 '미야시타 파크'와 같이 상업 건물을 점점 더 우리 일상 그 내부로 접근해 오고 있을지 모르거든요. 코로나 직후 더이상의 쇼핑몰을 철지난 비즈니스 모델이라 앞다퉈 이야기하던 것도 무색하게 그런데 지금 왜 '루미네'는 전에 없이 큰 규모의 상업 빌딩을 만들고 자칭 '미래의 쇼핑 인프라'라고 선전하고 있는지 새삼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상업 빌딩의 구도를 부정하면서 대대적 등장한 초 거대 규모의 상업 빌딩이니까 말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볼 사실이 몇개 있어요. 지난 9월 '루미네'는 기존 상업 시설에서 직원들이 착용하는 제복의 디자인을 쇄신했어요.

본래는 춘하 추동 계절에 따라 구분해 입고 시즌이 지나면 고형 연료로 리사이클, 또는 폐기하는 일이 많았지만, 환경적 측면에서 그를 대체할 보다 지속 가능한 제복의 제안으로 계절은 물론 일사 생활에서도 무리없이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의 유니폼을 만들었거든요. '내구성, 손질이 간편함, 오래 입기 좋은 디자인 등을 고려한 제복을 어패럴 메이커 '앤드 에스티'와 협력,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제작하였다.' 말하자면 근래 더이상 옵션일 수 없는 환경적 부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일 테잖아요. 그래서 실제 완성된 옷을 보면 딱히 '루미네' 직원이라 말하지 않는다면 몰라볼 정도의 디자인인데, 그런데 또 하나의 주목해야 할 사실. 더 먼저 지난 3월 '루미네'와 그의 모회사 'JR 동일본(東日本)'의 또 다른 계열사 'JR 동일본 상업 개발'이 완전 자회사화 곧 하나의 기업으로 사업의 주체 또한 쇄신했다는 점이에요. 간단히 말해 더이상 '철도' 회사가 아니게 되어버린 철도 회사의 새로 갈아입은 옷 이야기에요.

https://maily.so/tokyonotable/posts/5xrxvk8lz2v


봄이 좋아,
이제 곧 봄은,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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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도쿄의 전시 '아, 그 말이 신경쓰여(あ、この言葉、気にになる)' 중에서.

거의 가을겨울봄여름 4계절 모두에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싶어져 새삼 무색했던


도쿄 토라노몽의 전시실 'TOKYO NODE'에서는 일본 최대 규모의 광고전 '토라노몽 광고제(虎ノ門広告祭)'가 진행중인데요. 중에는 오직 말에만, 그도 좀 맘에 걸리는 괜히 신경이 쓰이고 계속 감도는 말들을 취합해 재구성한 전시 '아, 이 말 신경이 쓰여(あ、この言葉、気にになる)展'가 포함되어 있거든요. 이게 무슨 말이냐고 하면 단순히 광고에 쓰인 카피들을 모은 것은 아니고, 광고의 시작이 되는 또는 일상애서 쉽게 지나치지 않았던 말들의 자리를 그 의미와 함께 말로 인해 확장하는 감각을 제안해보는 기획이라 할 거에요. 이를테면 전시의 타이틀도 그러하지만 작품으로 완성된 말들의 그냥 지나쳐온 혹은 숨어있던 보는 이의 감정을 말의 센서를 건드리는 느낌이거든요. 예를 들면 '케이크를 사들고 집에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상냥하다'라거나 '남은 건 싫어 마지막 하나는 좋지만'과 같은 건 감정의 사소한 차이를 드러내고 '미래라는 거 뭔가 건방지네, 겨우 내일인 주제에' 그리고 '죽을 때 정도는 내 맘대로 하게 해줘'와 같은 건 미세한 말의 차이로 표현되는 제법 큰 발견에 마음의 사전이 한 장 열리는 듯한 기분도 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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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저녁에 뭘 먹을지 생각하며 걷는 사람의 발걸음은, 아마 내일을 꿈꾸고 있다.


워터 설레스 아임스틸히어. 생각보다 밋밋무난해 의외였는데 보는 내내 어딘가 몸이 마음이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느꼈다. 그러고보면 영화에 본격 빠지가 시작한 것도 그의 중앙역을 2 야자 땡땡이치고 대학로 동숭 마지막회를 보고난 뒤였고 어떤 영화는 몸으로 반응케 하는 있는 같아. 그때는 스포츠 신문 광고에 그냥 혹해서 그리고 이번앤 아임 스틸 히어. 제목이 주는 어떤 강력한 암시가 지금 내게 매우 유효할 거란 단지 때문이었는데 일부는 맞았고 대체로 어긋났지만 영화라는 아마 그냥 그렇게 괜찮다. 그리고 팀홀튼 영자원 갈때마다 먹다보니 좋아졌는지도 영화같네


내가 지금 있는 장소,

무언가, 벌써, 언젠가.

아사이 료는, 그리고 그의 소설 '무탈한 논리 健やかな論理'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https://youtu.be/Hr2Q4Ga1ML0?si=CsiVPziVzo2S4NyA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 가능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느낌은 그 감각은, 하지 않고 있는 순간 금새 그저 그곳에 있던 다짐이고 말았다.

세상 모든 것의 시차에 머물러 보는 오후를, 나는 언제쯤 살아볼 수 있을까.

하루의 移り変わ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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