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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마 모를테지만, 벌써

함께 올라가지도 떨어지지도 않는다는 건 다짐이라기보다 아마 추억이었어

by MONORESQUE



https://youtu.be/AeSLpncROkU?si=LWt2ESl2xiUirbA4


아마도 칸사이 출신의 뮤지션, many shapes. 21년 'まぎれる生活' 뒤죽박죽인 생활 ep를 내고 지금껏 잠적 중인데요, 단 네 곡 짜리 앨범의 그 1번 트랙이 '매일이 쌓여간다' 혹은 덮어쓰기의 날들. 그리고 2025년 오늘에서의 뒤늦게 엉킨 날과 시간들과 그리고 다시 또 지금과.




오늘로부터 45일, 테스트 구독자 이거 알았나요? 어느새 2025년도 이제 딱 45일이 남았다는 사실 말이에요. 하지만 한 달 반이라고 바꿔 말해보면 또 어떨까요. 저는 그제 그리고 최근 시간의 묘한 흘러가는 기분이 기분탓? 이상하게도 드는 듯 느끼는데요.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 어제는 꽤 찬 바람이 불더니 잠시 밖에 나가 본 양지에선 아직 가을이 아니 어쩌면 여름의 끝자락같은 기분마저 들었어요. 하지만 집에 돌아가려 언덕길을 내려와 대로변에 집입했을 때, 돌연 불어오는 찬 바람은 누빔 청재킷 차림에도 발발 떨고 말았거든요. 그런 이유로 집에 와 혹시 또 감기? 싶어지는 불안과 잠드는 24시간을 지새우며 테스트 구독자님 그럼에도 중요한 건 분명 남아있을 것 같아요. 세상 어떤 일은 실제로 이미 시작했음이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거나 또는 반대로 아직은 아닌데 왜 어떤 이유로 이미 진행중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그럴 때에도 반듯이 중요한 것 또는 사람 일이란 있어 그렇게 우린 매번, 계절 문턱 곳곳마다 최적의 균형 잡기에 임해야 한다 느끼는데요. 오늘로부터 45일, 이를 시간으로 그리고 분으로 초...이건 좀 너무하다 싶지만 다르게 말해보면 아마도 그렇게 하다보면 보이지 않던 것이, 혹은 잊고있던 무언가가 살며시 다가와있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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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슈톨렌을 사야할 시기도 다가오지만, 막상 슈톨렌 달기만 하고 잘 먹지는 않는 저는 그럴 바에야 차라리 매일의 쵸코빵을 사러 밖을 나설 것 같아요. 유명 제과 기업 'Heart Bread ANTIQUE'에서 크리스마스 한정 빵을 공개했어요. 무슨무슨 호텔 또근 인기 브랑제리에서는 키비토우랄지 성탄목을 그대로 잘라 만든 듯한 '프슈 드 노엘' 등을 써가며 호화스러운 성탄 한 상을 차리는 듯도 싶지만, 단순히 단과자 빵 기지에 쵸코 크림을 듬뿍 넣어 그리고 굽는 정도를 달리해 산타의 얼굴을 형상한 '산타 빵'과 이번엔 슈크림 기지를 두 개 올려 쌓은 뒤 쵸코로 모자를 만들어 씌운 '스노우맨'을 구현해냈는데요, 알고보면 이 둘 모두 '하트 브레드 앤티크'의 정레 성탄 제품이고 이런 건 늘 계절을 게절답게, 그 시간을 우리가 아는 그곳에 그저 있게 해주잖아요. 곧 11월이면 하는 이야기, 어쩌면 지금부터가 시작일지 몰라요. 25년을 마무리하는 그런 시작말이에요.


그리고 애증에 대해, 필요에 생각했다.


커트 예약하고 펌 하고 돌아온 날. 미용실까지 40분 카페에서 다시 30분 그 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 중간 카페 댕댕이 쓰담 두 번쯤. 우연히도 나 머리 해주는 사람 그 카페에서 만났고 하루 건너 외출하는 날들에 그래서 알아야 하는 사실은 때로 뒤늦게 도착하기도 한다. 자기 손해보며 남 위하는 사람 없다는 것, 그건 곧 나의 손해로 돌아온다는 사실도 왜 이제서야. 그러고보니 어제 수능날. 이상히도 선곡들이 모두 자비롭더라. 황량한 마을에선 대체로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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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 사러갔다 20 걸려요라길래 기다리다 10분쯤 지났을까 기분이 묘하게 가라앉는게 한마디 양해를 구하는 말은 없었을까 빈말이라도. 주문 밀려 발생하는 시간에 대해 돈받고 음식 파는 쪽은 조금도 책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정말? 같은 이유로 줄서는 가게들은 그냥 자랑이라 생각하나.


비슷하게 요즘 패스트푸드 매장 가면 배달 주문 스탶이 음식 비닐봉투에 영수증 붙여놓으면 주문 번호 보고 사람이 찾아가는 방식..이란 알고 깜짝 놀랐는데 그거 들고 나오는 순간 뭔가 라이더 아닌데싶었는데 그곳에 말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ai 기술이 이래서 무서워


괜한 영포티 논란에 시끄러웠지만 요시다 포터는 90주년 기념 전시를 열며 창업자 요시다 키치조우 씨가 사용하던 리어커나 바느질 세트 등을 공개하고 알고보면 몽벨은 50주년 맞이해 기존 카달로그의 발행을 중지했고 진정 내일의 책방이란 건 '카페 난민'도 카공족까지 아우르는 마을의 유휴지를 가꾸는 일이라는 걸 가을같지 않은 가을 돌아본다 더구나 요코오 타다노리 씨 작업한 포터 포스터는 또 어찌할 것이며, 달랑 오늘 하루여도 그건 언젠가 세월일 테니까. 나머지 한 컷은 타카하시 쥰과 뉴미디어 '나씽니스'의 콜라보 기념 제작된 티셔츠. 레터 발행중입니다.

https://maily.so/tokyonotable/posts/d5ryjjl1r1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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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처음으로 유료를 선언하고 등장한 '분끼츠'이지만 약 7년간 4호점 지금껏 최대 규모 매장 타카나와에 이르러서는 실질적 유료 공간이 라운지석 약 200여석 전체 중 10%에 불과하다. 더불어 이번 분끼츠가 위치하는 건 상업 시설 내, 가족 단위를 본격적 타게팅한 결과이기도 할텐데 다름아닌 책방의 위치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장면. 고로 지금껏 책방의 수익화를 위한 타업종과의 융합은 규모의 문제였을 뿐, '분끼츠' 운영하는 히라쿠 야마모토는 '책방은 늘 생활자의 니즈에 응답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크니까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도로 더 있기도 한 법이다.


매화는 말이 없고 봉오리만 맺더라


앞서 이야기했듯이 올해로 창업 50년을 맞는 일본발 아웃도어 브랜드 'mont-bell'은 근래 급상승하는 대중적 인기 때문일까요. 1980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발행해오던 자사 상품과 기술력에 대한 소개를 다은 카달로그 책자의 발행을 올해 2025년 가을호를 마지막으로 종료하다고 발표했어요. 브랜드의 카달로그북, 간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라 생각되는데요, 그런데 사실 '몽벨'에게 있어 이는 자사를 홍보하는, 동시에 일반 시장에서 팔려나가는 물건을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어찌할 수 없이 필수의 책이고 했는데요. 본래 1975년 창업한 '몽벨'은 초기부터 도매를 중심으로 곧 소매에는 뛰어들지 않은 채 영업을 이어왔고, 1991년 오사카에 첫 직영점을 내고 본격 소매 장사를 하기까지 곧 자사의 브래드 인지도가 현격히 낮았거든요. 그 때문에 상품의 스펙이랄지 개발 배경, 실제 착용의 예나 나름의 코멘터리를 발신할 창구가 없었고, 그래서 별도의 카달로그 책자의 제작과 배포가 필요했던 셈이에요.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를 회원들을 대상으로 배부하곤 했는데, 앞으로는 보다 상품 정보에 초점을 두어 이용자 관점에서 필요한 정보지 '몽벨 설명서' 성격의 OUTWARD를 2026년 봄 이슈부터 발행한다고도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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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의 미사 활동들 거의 얼추 예상을 벗어나 있었는데 오늘은 누구도 아닌 나의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여섯 시간 강의는 간만에 버거워 집에 뻗어 누웠는데 흘러나오는 노래는 무어며, 나만 몰랐을 이미 오래 나의 것이었던 일들에 대해 그래도 울지 않았음


같이 올라가지도, 함께 떨어지지도 않는다


아까 저녁 무렵의 하늘 오랜만에 달이라 한참 보있는데 그러고보니 오늘이야 드디어 나도 저녁을 되찾은 같았고 하지만 어딘가 어색해 그냥 그러고만 말았다 처음은 아닌데 다시 알게된 어떤 어색함에 대해 홍상수의 수유천 일본판 포스터는 몹시 갖고싶어지네 어쩐지 그런 하류에서 만난 하늘같이

짤막한 백일몽을 계기로 잠시 너가 되어 나를 구하는 이야기 그밑에 세월로 참사란 굴직한 현대사가 이글거리고 있단 사실이 드러날 즈음이면 꿈은, 그 미래가 되어 현실에 물들어있고 일견 키리시마를 따올리게 하는 하은-세미의 관계는 가히 한국 독립 영화에 보지못한 나에의 묘사라 아니할 없었다.


고로 한숨 다시 자고 난다면 나는 나를.. 구해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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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키츠, 여전히 야후 검색창에 文喫 입력을 하면 자동변환은 되지않고 전 그래서 文化 그리고 喫煙이라 쓴 뒤 한 자씩 잘라 검색을 하는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분끼츠'란 말이 생겨나고 벌써 7년째 점포도 이제는 도쿄에만 두 곳을 비롯 후쿠오카와 나카노까지 네 곳이 생겨나며 점점 익숙한 말이 되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 레터에서 소개했듯 도쿄 미나토구의 미래 도시를 표방하며 등장한 'TAKANAWA GATEWAY CITY' 그리고 뒤이어 문을 연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뉴우먼 타카나와' 내에 입점한 네 번째 '분끼츠'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존 지점과 달리 패밀리 고객까지 넓게 타겟으로 하며 출범한 곳이기도 하거든요. 약 1천평에 10만권이 넘는 장서를 보유하고 공간 또한 카페와 라운지를 비롯 미팅룸과 전시 스페이스 그리고 각종 팝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여유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거든요. 무엇보다 쇼핑몰 내 책방인 만큼 가족 단위의 손님을 고려해 매장 전체가 하나의 공원과 같이 때로는 놀이터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 당시의 테마는 '가슴이 춤추는, 자유롭고 즐거운 책방(心が躍る、自由で、楽しい本屋'), '분끼츠'의 사업 책입자 야마모토 유마 씨는 매장 플로어 전체를 '굽이굽이 이어지는 작은 길을 비롯해 단사가 있는 스테이지와 같은 공간, 책장이 하나의 공터를 만들어내듯 연출된 부분까지 아이들이 마음껏 공간 공간을 탐하며 돌아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라고도 설명했어요.


도심에는 '카페 난민'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외출한 뒤의 '이바쇼', 친구나 지인과 만나는 '교류 거점'이나 일에 있어서의 '노마드 작업'에 곤란한 사람들이 늘어나요. 이에 대한 니즈에도 답해야 할 의무가 책방에 주어진 지금에서의 임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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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끼츠'의 '유료 서점'을 시작하고 7년, 그 끝의 해답은 보다 대중의, 가족 단위 손님까지 끌어안는 보다 더 보편적인 복수형의 책방인 걸까요. 먼저 '분끼츠'가 수익을 내는 구조를 살펴볼께요. 등장 당시엔 무엇보다 돈을 받는, 입장료가 발생하는 책방이란 점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지만, 사실 '분끼츠'가 수익을 내는 방식은 모두 세 가지를 추려볼 수 있어요. 가장 먼져 ① 입장료, 책방 내 카페나 미팅 룸을 이용하는 요금도 포함되고 전시 스페이스를 렌털하며 발생하는 더불어 이벤트를 개최하며 얻어지는 수익까지 포함해요, 고로 개인 고객 뿐 아닌 BtoB적 요소도 포함하고 있는 수익원이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책방이니 당연히도 ② 책의 판매액이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③ 타 점포의 프로듀싱이라고 야마모토 씨는 말해요. 실제로 '분끼츠'를 운영하는 '히라쿠(ひらく)'는 일본 내 '도한'과 함께 가장 큰 규모의 출판 유통업체 '닛판(日販)'의 자회사이고, 2020년을 전후로 단순한 책의 유통과 배포 외에 책방 프로듀싱, 디렉팅이란 신사업을 구축, 전개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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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를 달리 표현해보면 '마을의 책방'을 구상하는 일은 아닐까요. 그런 맥락에서 야마모토 씨는 근래의 '카페 난민(カフェ難民)'에 대해서도 말하는데요. 말 그대로 어디 갈 곳이 없어 카페에 장시간 체재하며 머무는 사람들. 이쪽으로 사정을 가져와보면 근래 '카공족' 논란이 쉬지 않고 새어나오잖아요. 다만, 이는 마을에 사회에 '이바쇼(居場所)' 머물 장소가 절대적 부족함에 기인하는 일이라 야마모토 씨는 설명해요. 달리 말해 돈을 쓰지 않고 맘 편히 머물고 거닐 수 있는 동네가 구역이 어느 거리가 점점 협소해져 결국 남은 건 카페이거나 책방이 겸하는 카페 라운지 정도란 의미거든요. 하지만 더욱더 코어한 독자가 아닌, 일반 대중의 독서를 접하는 환경이 중요시되는 분위기 안에서 책방이 놓치 말아야 할 건 책과 관련한 인프라, 아무렇지 않게 책을 접할 수 있는 생활의 비-필수품으로서의 충족한 여건일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책방 한 켠 마치 책으로 만든 공원처럼 꾸며진 곳에 이름은, 영화 '퍼펙트 데이즈' 기억나나요? 나뭇가지 사이로 비친 빛, 그의 복수형 '코모레비라(木漏れ日ら)'에요.


애증 그리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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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브루타스'가 지금껏 크고 작게 커피 특집을 했던 적이 결코 적지는 많지만, 1945년 창간 올해로 80주년을 맞는 일본의 대표적 매거진 출판사 '매거진 하우스'가 이번엔 커피를 만들어 팔기 시작해요. 지난 10월 10일부터 도쿄의 긴자 'Ginza Sony Park'에서 개최되는 '매거진하우스전(博)'에 맞춰 기획된 자리인데요, 도쿄 그리고 교토의 인기 커피숍과 함께 손을 잡고 '매일 달라지는 커피숍(日替わりでコーヒー)'을 출점했어요. 이름하여 'Brutus Coffee Kiosk.' 이 만으로 지금 당장 긴자로 향하고 싶은 기분인데요, 잡지를 그대로 일상 현실판에 옮겨온다면 바로 이런 모양일까요. 가장 최근의 커피 2024년 '맛있는 커피의 가이드북' 중 소개된 11곳의 커피숍이 함께하고 우리에게 익숙한 '후글렌'도 포함되어 있고, 그렇게 10일부터 25일까지 각각 하루씩 맡아 '브루타스'의 커피를 제공할 예정이에요. 잡지를 만들었던 사람으로서 아마 가장 꿈의 기획이 아니었을까 싶어지는 이야기이거든요. 당초 '매거진 하우스'의 초기 테마가 '둘이서 만들어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二人で一人の物語)였던 걸 떠올리면, 그를 실천하는 오늘의 그림이기도 할까요. 이 외에도 '매거진 하우스'의 80주년 행사는 '긴자 소니파크'를 기점으로 긴자 역사와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중인데요. 아마 가장 간판이라 할 수 있는 건 이미 몇 차례나 '브루타스' 표지를 장식했던 무라카미 타카시가 '매거진 하우스'의 사명 그대로 '집'을 직접 만들어보는 '무라카미 하우스(村上ハウス)'가 건물 3층에서 열려요.


https://youtu.be/nimgbocEAK4?si=hwGVd5LxzlyDKCa2


어쩌면 말의 실제 발휘하는 힘이란.. 우리 상상 이상일까요. 다시 또 편의점 체인 '패밀리 마트'의 이야기인데요. 별 거 아닌 그야말로 작고 사소한 단 한 마디의 문장으로 최근 점점 더 심각해지는, 일본의 경우 농림수산성 발표에 따르면 연간 약 464만톤, '푸드 로스' 버려지는 음식물 문제 해결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어요. 바로 편의점 내 식품군 중 유통기한 직전의 상품에 대해 20엔 또는 30엔 정도의 가격 할인을 진행하며 단지 숫자만 적어 넣은 게 아니라 울먹이는 표정의 소위 '우는 눈(涙目シール)'과 '구해주세요'라 적힌 스티커를 붙여 넣었거든요. 말하자면 이제 막 소비기한이 지날 경계의 상품을 보다 감정적으로 '어쩌면 버려질지 몰라'라고 말하듯 소비자에 읍소하듯 상품을 다시 재주목받게 조치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어요. 그리고 실로 이게 효과가 있었다는 게 아마 더 중요할 텐데요. 올해 3월부터 전국으로 확장한 이 기획은 불과 시작 반 년만에 전국 체인점에서 버려지는 폐기량을 전년 대비 약 5% 절감했다 하거든요. '식품 로스'란 말이 등장하기 이전, '패밀리마트'가 음식물 폐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한(2018년) '파미마의 에코 할인' 전과 비교해보면 32%가 줄어든 폐기량이고, 앞으로도 지속한다면 2030년에는 50%, 2080년에는 무려 50%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까지 해요.


실제 이 친환경적 스티커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반응도 긍정적이라 '이런 표정 지으면 무심코 구해지고 싶어져'랄지, '사줘야지라고 마음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도 하는데 어쩌면 필요한 건 보다 진보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일까요. 무성의하게 20엔 OFF 라거나 30엔 세일같은 것보다는 아마 더 마음이 오래 머물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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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그리고, 더 좋아하는


말로 표현하고 마음으로 듣는 것, 점점 더 언어가 휘발되어 가는 쇼츠-OTT 시절, 말이란 어쩌면 그런 게 아니었을까요. 그러고보면 요즘엔 광고의 캐치 카피도 전보다 힘을 쓰지 못하는 것 같고 결과 유행어가 되는 케이스도 부쩍 줄어버린 듯한 기분이 새삼 들어요. 지난 10월 17일부터 일주일 딱 오늘까지 도쿄 토라노몽의 전시실 'TOKYO NODE'에서는 일본 최대 규모의 광고전 '토라노몽 광고제(虎ノ門広告祭)'가 진행중인데요. 중에는 오직 말에만, 그도 좀 맘에 걸리는 괜히 신경이 쓰이고 계속 감도는 말들을 취합해 재구성한 전시 '아, 이 말 신경이 쓰여(あ、この言葉、気にになる)展'가 포함되어 있거든요. 이게 무슨 말이냐고 하면 단순히 광고에 쓰인 카피들을 모은 것은 아니고, 광고의 시작이 되는 또는 일상애서 쉽게 지나치지 않았던 말들의 자리를 그 의미와 함께 말로 인해 확장하는 감각을 제안해보는 기획이라 할 거에요. 이를테면 전시의 타이틀도 그러하지만 작품으로 완성된 말들의 그냥 지나쳐온 혹은 숨어있던 보는 이의 감정을 말의 센서를 건드리는 느낌이거든요. 예를 들면 '케이크를 사들고 집에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상냥하다'라거나 '남은 건 싫어 마지막 하나는 좋지만'과 같은 건 감정의 사소한 차이를 드러내고 '미래라는 거 뭔가 건방지네, 겨우 내일인 주제에' 그리고 '죽을 때 정도는 내 맘대로 하게 해줘'와 같은 건 미세한 말의 차이로 표현되는 제법 큰 발견에 마음의 사전이 한 장 열리는 듯한 기분도 드는데요. 더 적어본다면 나의 곁에 있는 너에게선 조금 나의 체온이 느껴진다와 같이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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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그제 알고보면 저번주부터 내 힘들었던 탓인지 몸이 무거워 오늘 두 번째로 미사를 빠지자 생각, 결국 그러고 말았는데 한켠 못내 계속 생각이 나면서도 종교도 생활에 따라서라 했던 울엄마 말처럼 어딘가 이런 게 점점 더 내 일과가 되어가는 건 아닐지 이따금 필요한 합리화를 해본다. 내가 모르는 나 어딘가의 무언가가 어쩌면 이미 말하고 있었을지 모를 마음 그런 말.


그리고 아마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에 하는 말


남셩 패션지 칭하길 '뉴스가 될 만한 데님들' 지난 '멘즈 논노' 온라인 판에 올라왔던 글인데요 최근 '빔스'와의 콜라보를 또 한 차례 선보인 '스타벅스'의 라인업과 '무인양품'의 다시 입기 중 이어서 입기 즉 헤진 곳을 다른 옷감을 덧대 다소의 수선 작업을 거쳐 만들어진 데님을 소개하는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놀라운 건, '멘논' 말하길 '뉴스가 될 만하다'라 지칭되는 부분은 아마도 그 멋스러움, 예상치 못한 '멋'의 발견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실로 '무인양품'의 '연결되는 옷(つながる服)' 중 데님 팬츠는 편집자 Y 말하듯 '이게 무지 맞아? 싶을 정도로 새롭고, 더불어 올해는 '뉘앙스가 있는 귀여운 데님'이 유행이라 하는데 그에도 매치하고, 무엇보다 단순히 옷으로서의 매력이 느껴지는 1착이에요. '매장에서 회수한 의류를 염색하거나 세척하면서 그에 더해 이어 붙이며 만드는, 단 하나 밖에 없는 데님'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는 스타일리스트 F 씨의 말처럼 시대성과도 부합하는 진이라 할 수 도있얼 테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전에 없던 한 벌이란 점이 아마도 리-유스가 갖는 고유한 가치의 창출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스타벅스'와 'BEAMS'의 콜라보가 화제가 된 것 또한, 단지 두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는 이슈성 행사가 아닌, 각자가 가진 아이템의 전에 없던 가능성을 뽑아낸 부분이 평가를 받는 듯도 싶거든요. '빔스'는 '스타벅스'와 지난 9월 패션과 커피 컬쳐의 융합으로 인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STARBUCKS STAND by BEAMS'란 걸 진행했거든요. 아마 그런 말, 실천하는 마음. 마지막은 언제나 늘 시작이 일어난 줄도 모르고 12월의 입구에서 다시, 가을녘을 회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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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aily.so/tokyonotable/posts/w6ov2l1mrk5


그리고 나는 6년째 레터의 한 줄 소개를

'내게 도움이 될 도쿄, 뉴스와 이야기 사이 이따금의 사색을 배달합니다.'로 바꿔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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