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막 시작
1.5막 시작,
헤어짐보다는 다툼으로 다시 시작한 이 관계의 이름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한 번 헤어지고 나면 어떠한 상황이든 다시 만나지 않는다는 나만의 철칙이 있어서인지 나이 서른이 되도록 재회한 연인이 없다. 나의 감정으로는 지옥 같은 이틀간 실제로는 한두 번, 마음속으로는 수 천 번을 헤어졌다.
아무렇지 않게 예전으로 돌아간 너의 아침인사와 전화 속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불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틀 전 나에게 그렇게 차갑게 대했던 사람이 맞나? 나랑 연락하는 게 귀찮다고, 노력하고 싶은 생각조차 안 든다던 사람이 하루 만에 이렇게 변한다고?’라고 의심하는 생각부터 내가 앞으로 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매번 가볍게 던진 연락에도 어떻게 답장을 해야 할까 수백 번을 고민했다. 고민을 하는 나에게는 여유가 없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재미가 없다. 너도 나도.
며칠간의 카톡을 보면 늘 같은 하루다. 잘 잤어?, 밥은 먹었어?, 퇴근했어?, 수고했어, 쉬어, 잘 자.
그래 이야기하자면 친한 친구와의 대화보다도 형식적이고 지루한 대화다. 답답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따뜻함을 더해주는 것이 연인 간의 대화일 텐데, 오히려 권태로움을 더해주는 격이다. 다시 다가오는 너의 상냥함에 반사적으로 따뜻한 내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그런 상황과 마음이 나를 더 옥죄고 있는 느낌이다. 가시 돋친 상태로 너를 대하다 보니, 노력하는 너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도 이 불편함을 너는 감지하고 모른척하다 이내 터져 나왔다. 맞춰가는 것이 힘드냐고, 힘든 것이 있으면 참지 말고 이야기하라고. 나는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바꿔 이야기했다. 네가 노력하는 것이 보인다고, 나도 노력하고 있다고. 그래 이 말을 뱉고 나니 순간적으로나마 너를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불편한 것은 노력하고 있는 내 모습이 불편하고 답답해서 그렇구나.’ 내가 너를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그래 나는 네가 보고 싶구나.